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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이상언은 눈이 빠지도록 하지환을 기다렸다. 5시간 같은 5분이었다.

다시 돌아온 지환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눈치 없는 여자들이 다시 다가오려고 하자, 하지환의 차가운 눈빛을 쏘아붙였다. 그러자 여자들은 그의 안색을 살피고 다들 스리슬쩍 물러났다.

이상언도 하지환에게 몇 마디 하려다가 하지환의 눈빛을 보고 그만두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화제를 본론으로 돌렸다.

“지난번에 네가 윤수정의 신장이식 공여자를 찾아 달라고 했잖아. 계속 해?”

하지환의 머릿속에 울어서 빨개진 이서의 눈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혐오스럽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됐어. 안 찾아도 돼.”

“그럼, 다행이다. 며칠 전에 윤수정 병력을 확인해 봤는데, 문제점이 꽤 많더라고…….”

이상언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래서 너랑 상의 좀 하려고 했는데……. 찾을 필요 없다니, 귀찮은 일 하나 줄었네.”

하지환은 가볍게 ‘응’하고 대답했다.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서 이상언이 한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

병원.

하은철은 이서의 치료를 담당한 주치의를 찾아갔다.

이서를 언급하자 의사는 정확하게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기억하죠.”

하은철의 눈동자가 밝아졌다.

“그럼 윤이서 씨 옆에 있던 남자,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요?”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자요, 기품이 범상치 않았고, 검은 눈썹에 카리스마 넘치는 눈동자, 키도 크고 잘 생겼어요. 그리고 그 윤이서 환자에게 아주 지극정성이더라고요. 딱 봐도 좋은 남편이었어요!”

하은철의 미간이 아래로 내려앉았다.

“정말 당신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훌륭한가요?”

의사는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 제가 과대포장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병원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렇게 아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남편은 정말 오랜만인 듯합니다. 게다가 두 사람 선남선녀가 따로 없더구먼요. 천생연분이에요. 참 잘 어울렸어요.”

“그만, 그만 해요!”

하은철은 초조하게 의사의 말을 끊었다.

의사는 제자리에 서서 어쩔 바를 몰랐다.

하은철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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