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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내가 더 이상 눈 뜨고 지켜볼 수가 없었어.”

하은철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너랑 결혼한 이상,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장인, 장모인데, 어떻게 처가 식구들에게 이렇게 무례할 수 있지?! 윤이서, 빨리 네 남편 불러와 사과시켜. 그럼, 이 일은 그냥 없던 일로 넘어갈게.”

“잘못한 것도 없는 사람을, 내가 왜 불러?”

“너 지금 작정하고 네 남편 두둔하는 거니?”

하은철은 갑자기 다가와 윤이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윤이서는 고개를 들어 태연하게 하은철을 돌아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 왜?”

그녀의 당당함에 살짝 당황한 하은철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여기는 북성이고, 내 지역인 거 알지? 네 남편이 아직 북성에 있는 한, 땅을 파서라도 내가 그 새끼 찾아낸다. 그때 되면, 이렇게 쉽게 끝내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어!”

말이 끝나자, 하은철은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

성지영과 윤재화도 눈치껏 하은철의 뒤꽁무니를 따라 황급히 병실을 나갔다.

그들이 꽤 멀리 떠난 걸 확인한 이서는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 하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하지환은 어두컴컴한 룸에 앉아 있었다. 넥타이는 목덜미에 느슨하게 걸려 있었고, 몸에는 술기운이 가득했다. 술이 곤죽이 되었어도 고귀함을 잃지 않았다.

주위에는 이미 몇몇 여자들이 이 잘생긴 남자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술잔을 들고 지환의 옆에 오려던 그녀들은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주눅이 들어 고분고분 제자리에 잠자코 앉아있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이상언은 술잔을 들고 하지환의 곁에 가서 앉았다.

“즐기러 오자고 한 사람도 너고, 싫다고 하는 사람도 너고…… 아이고, 도련님, 도대체 원하는 게 뭡니까?”

하지환은 눈앞의 투명 유리잔을 주시하며 마지막 남은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고개를 들었을 때 맑고 투명한 눈동자에 한 줄기 막막함이 스쳐 지났다.

“대체 뭔 일이야?”

이상언이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

“설마…… 이서 씨와 관련 있는 건 아니겠지?”

윤이서와 결혼한 이후로, 이 남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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