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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이서는 얼른 입구 쪽으로 걸어가 복도 끝 쪽에서 걸어오는 남자를 한눈에 보았다. 큰 키에 트렌치코트를 걸친 모습이 기억 속 그의 모습과 비슷했다.

이서는 기뻐하며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아주 반듯하게 생겼다. 이서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인 그도 지환처럼 차도남의 얼굴을 하고 있을 줄 알았다.

“삼...”

점점 가까워지는 ‘하지환’을 보면서 이서는 호칭을 바꿔 불렀다.

“대표님.”

‘지환’의 시선은 이서의 얼굴에 떨어졌다. 쳐다보기도 그렇고 안 보기로 그렇고 난처하기 그지없었다.

“안녕하세요.”

두 사람은 룸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이서는 ‘지환’의 맞은편에 앉았다. 왠지 눈앞의 사람이 낯설게 느껴졌다. 전에 본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대표님, 바쁜 와중에 오늘 자리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의 기대가 사라지자, 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늘 뵙자고 한 건, 여쭤볼 게 있어서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대표님께서 배서를 해주신다고 하셨는데... 민씨 그룹을 인수하려면 약 30조가 필요합니다. 북성시 1년 예산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면 SY에서 모든 채무를 떠안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대표님은 왜 저를 이렇게 신임하는지, 왜 저에게 배서를 해주시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환’은 몸을 곧게 펴고 확신에 찬 말투로 대답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과거의 윤씨 그룹이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지금은 얼마나 발전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어음 배서를 해주는 겁니다. 이서 씨가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

“그냥... 이게 다인가요?”

이서는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서둘러 결정하게 내리기엔 너무 큰 금액이 걸려 있었다.

SY 그룹이라면 이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실력 있고 훌륭한 CEO를 찾을 수 있다.

‘지환’은 살짝 웃었다.

“그럼 무슨 이유라고 생각하세요? 사업가로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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