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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윤수정의 말을 들은 하은철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

“뭐라고?”

이서에게 어음 배서를 해주려는 건 그가 내켜서였다. 게다가 이서는 전문 경영인으로의 충분한 능력과 자질이 있다. 그런데 윤수정은...

지난번 회사 부도로 인한 손해를 생각하자, 하은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안 돼! 다른 건 다 들어줄 수 있는데 이것만은 안 돼. 그룹 하나 키우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줄 알아? 하윤컴퍼니를 말아먹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오빠...”

윤수정은 손바닥을 꽉 쥐었다. 그 일은 그녀 마음속의 영원한 상처이고 고통이었다.

“당연히 알고 있지. 그래서 민씨 그룹을 손에 넣으면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거야. 오빠, 나 민씨 그룹 갖고 싶어. 4대 가문의 자리가 탐나서 이러는 게 아니라 나를 지켜주고 버텨줄 든든한 보호막이 필요한 것뿐이야. 나 오빠랑 헤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막막해...”

하은철은 매섭게 눈살을 찌푸렸다.

‘절대로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되.’

‘수정이 민씨를 인수했다가 혹시라도 실적 부진에 경영 악화까지 겹치면 결국에는 하씨 그룹이 모든 부채를 감당해야 해.’

‘리스크가 너무 커.’

“오빠, 정말 내가 죽든 살든 상관없어?”

윤수정은 비통하게 울었다.

“오빠랑 헤어지고 나서... 언니에게 기 눌리지 않으려면, 날 지켜줄 방패막 정도는 하나 있어야 할 텐데... 민씨 그룹은 나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어.”

하은철은 윤수정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십분 초조했다. 그는 문득 뭔가 생각이 난 듯 갑자기 눈을 들어 윤수정을 보았다.

“너... 민씨 그룹 가지려는 거... 이서가 복수할까 봐 그런 거니?”

윤수정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얼른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응.”

“그래, 그럼 내가 배서 해 줄게, 네가 민씨 그룹 인수하는 거 도와준다고.”

하은철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자, 윤수정은 오히려 마음속으로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말? 오빠, 거짓말 아니지?”

“그럼.”

하은철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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