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91화

Author: 시해나
한 시간여 뒤 땀에 흠뻑 젖어 지환의 몸에 기대어 있던 이서는 집요하게 물었다.

“그래서 자리 마련해주는 거 맞죠?”

지환은 1초 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서는 기뻐하며 그의 볼에 키스했다.

“우리 자기 최고!”

이서를 끌어안은 지환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기막힐 노릇이었다.

‘젠장.’

‘내 꾀에 내가 넘어갔어.’

‘대역할 사람을 찾아봐야겠군.’

다만 이서가 그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됐을 때에는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

하씨 본가.

하경철이 죽은 후 하은철은 본가로 들어왔다.

여기 있으면 할아버지가 가까이 있는 것 같았다.

“죄송해요, 할아버지.”

하은철은 하경철이 쓰던 책상을 쓰다듬었다.

“할아버지, 나 정말 못났죠? 할아버지 마지막 소원도 못 이뤄 드리고... 하지만 두고 보세요. 반드시 이서를 할아버지 손자며느리로 들일 거예요.”

“그리고... 이서의 남편이 둘째 삼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알아볼게요.”

장례식이 끝난 뒤 하은철은 주경모에게 지환의 스케줄을 알아보라고 했다. 네팔 행 항공편의 탑승기록과 현지에서 찍힌 사진 등을 확인한 결과 장례식 때 해외에 있었던 건 확실한 듯했다.

비록 희미하긴 하지만 하은철은 지환의 뒷모습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따르던 삼촌이었다.

“도련님.”

주경모가 노크했다. 오늘도 하경철의 서재에 있는 것을 보며 소리 없이 탄식했다.

“아가씨 왔습니다.”

“이서 왔어요?”

하은철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입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밖에 서 있는 윤수정이 보였다.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뒤따라오던 주경모가 겸연쩍게 입을 열었다.

“이서 아가씨가 아니라 수정 아가씨입니다.”

“가서 일 보세요.”

하은철은 주경모에게 일러두고는 윤수정에게로 향했다.

윤수정은 하은철을 보자 불쌍한 태세를 취했다.

“오빠, ...드디어 오빠 얼굴 보네.”

하은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로 찾아왔어?”

“오빠, 내가 유치장 안에서 무슨 고생을 했는지 모를 거야.”

윤수정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2화

    윤수정의 말을 들은 하은철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뭐라고?”이서에게 어음 배서를 해주려는 건 그가 내켜서였다. 게다가 이서는 전문 경영인으로의 충분한 능력과 자질이 있다. 그런데 윤수정은...지난번 회사 부도로 인한 손해를 생각하자, 하은철은 눈살을 찌푸렸다.“안 돼! 다른 건 다 들어줄 수 있는데 이것만은 안 돼. 그룹 하나 키우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줄 알아? 하윤컴퍼니를 말아먹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오빠...” 윤수정은 손바닥을 꽉 쥐었다. 그 일은 그녀 마음속의 영원한 상처이고 고통이었다.“당연히 알고 있지. 그래서 민씨 그룹을 손에 넣으면 전문 경영인에게 맡길 거야. 오빠, 나 민씨 그룹 갖고 싶어. 4대 가문의 자리가 탐나서 이러는 게 아니라 나를 지켜주고 버텨줄 든든한 보호막이 필요한 것뿐이야. 나 오빠랑 헤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막막해...”하은철은 매섭게 눈살을 찌푸렸다.‘절대로 마음 약해져서는 안 되.’‘수정이 민씨를 인수했다가 혹시라도 실적 부진에 경영 악화까지 겹치면 결국에는 하씨 그룹이 모든 부채를 감당해야 해.’‘리스크가 너무 커.’“오빠, 정말 내가 죽든 살든 상관없어?” 윤수정은 비통하게 울었다.“오빠랑 헤어지고 나서... 언니에게 기 눌리지 않으려면, 날 지켜줄 방패막 정도는 하나 있어야 할 텐데... 민씨 그룹은 나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어.”하은철은 윤수정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십분 초조했다. 그는 문득 뭔가 생각이 난 듯 갑자기 눈을 들어 윤수정을 보았다.“너... 민씨 그룹 가지려는 거... 이서가 복수할까 봐 그런 거니?”윤수정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얼른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응.”“그래, 그럼 내가 배서 해 줄게, 네가 민씨 그룹 인수하는 거 도와준다고.”하은철의 태도가 갑자기 바뀌자, 윤수정은 오히려 마음속으로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정말? 오빠, 거짓말 아니지?”“그럼.” 하은철은 다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3화

    같은 시각, 관제실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이상언은 옆의 지환에게 한마디 했다.“지환아, 이서 씨 표정이 이상한데.”지환과 CCTV 속 이서의 시선이 한 곳으로 떨어졌다.이상언은 혀를 내둘렀다.“역시! 이서 씨를 잘 알아.”CCTV 속의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안녕하세요, 윤이서 씨.”모든 신경과 주의력을 CCTV 화면에 두고 있는 이상언은 지환이 자기 말에 대꾸할 생각이 없다는 걸 알고 조용히 화면만 쳐다보았다.이서는 망설이며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의구심을 갖고 물었다.“혹시... SY 그룹... 대표님이신가요?”남자는 코를 만지며 웃으며 말했다.“윤이서 씨 오해하셨습니다. 저는 그분의 비서입니다.”그제야 이서의 표정이 약간 자연스러워졌다.“그럼, 대표님은요?”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서 씨,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도착할 것입니다.”“네.”“대표님께서 먼저 주문하라고 하셨습니다.”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꼼짝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오면 주문하겠다는 쵸시였다.여러 번 바람을 맞은 지라 이번에도 또 헛걸음할까 봐 한편 걱정도 되었다.남자는 이서가 주문할 의사가 없는 걸 알고 곧 물러났다.룸을 나온 남자는 바로 옆의 관제실로 들어갔다.“대표님,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남자는 지환을 향해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지환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이천에게 전화를 걸었다.“사람 왔어?”[아래층에 와 있습니다.]지환은 전화를 끊고 남자에게 말했다. “그래. 가봐.”“네.”부하가 자리를 비우자, 이상언은 그제야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서 씨가 너랑 만난 적도 있고, 너의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있을 텐데 왜 굳이 이런 ‘쇼’를 하는 거야?”지환이 소파 뒤로 누웠다.그는 코를 잡으며 피곤한 듯 입을 열었다.“우리가 여러 번 만난 건 맞지만, 내 얼굴은 보지 못 했어. 이서는 눈치 빠른 사람이야. 내가 아닐까 생각 안 해본 건 아닐 거야. 다만, 당분간은 사랑에 눈이 멀어 나를 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4화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네.”이서는 얼른 입구 쪽으로 걸어가 복도 끝 쪽에서 걸어오는 남자를 한눈에 보았다. 큰 키에 트렌치코트를 걸친 모습이 기억 속 그의 모습과 비슷했다.이서는 기뻐하며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아주 반듯하게 생겼다. 이서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탄탄한 근육질 몸매의 소유자인 그도 지환처럼 차도남의 얼굴을 하고 있을 줄 알았다.“삼...”점점 가까워지는 ‘하지환’을 보면서 이서는 호칭을 바꿔 불렀다.“대표님.”‘지환’의 시선은 이서의 얼굴에 떨어졌다. 쳐다보기도 그렇고 안 보기로 그렇고 난처하기 그지없었다.“안녕하세요.”두 사람은 룸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이서는 ‘지환’의 맞은편에 앉았다. 왠지 눈앞의 사람이 낯설게 느껴졌다. 전에 본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대표님, 바쁜 와중에 오늘 자리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처음의 기대가 사라지자, 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오늘 뵙자고 한 건, 여쭤볼 게 있어서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대표님께서 배서를 해주신다고 하셨는데... 민씨 그룹을 인수하려면 약 30조가 필요합니다. 북성시 1년 예산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면 SY에서 모든 채무를 떠안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대표님은 왜 저를 이렇게 신임하는지, 왜 저에게 배서를 해주시는 건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지환’은 몸을 곧게 펴고 확신에 찬 말투로 대답했다.“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과거의 윤씨 그룹이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지금은 얼마나 발전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어음 배서를 해주는 겁니다. 이서 씨가 잘 해낼 거라 믿습니다.”“그냥... 이게 다인가요?”이서는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 서둘러 결정하게 내리기엔 너무 큰 금액이 걸려 있었다.SY 그룹이라면 이서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실력 있고 훌륭한 CEO를 찾을 수 있다.‘지환’은 살짝 웃었다.“그럼 무슨 이유라고 생각하세요? 사업가로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5화

    지환은 몸을 곧게 펴고 앉아 머릿속에서 방금 전의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빠르게 복기하면서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물었다.“왜?”“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아닌 것 같아서요, 내 느낌상...”지환은 그제야 긴장했던 마음이 스스로 풀렸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그럼 SY 대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데?”“나도 뭐라고 콕 집어서 말은 못 하겠어요. 하지만 확실히 아닌 것 같아요.”말하면서 이서의 시선은 갑자기 지환의 몸에 떨어졌다.“내 생각에... SY의 대표는... 당신 같은 느낌일 거로 생각했어요.”지환은 갑자기 동작을 멈칫했다. 하지만 곧 자연스럽게 이서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자기야, 자기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는데? 내가 그리도 좋아?”이서는 지환의 허리를 껴안았다.“난 당신이 최고라고 생각해요.”앞좌석에서 운전하던 임현태는 자기도 모르게 헛기침을 했다.이서는 그제야 차 안에 제3자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얼굴이 빨개졌다.집에 돌아온 이서는 몰래 찍은 ‘지환’사진을 단톡방에 올렸다. 서나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마음속으로 상상했던 이미지와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에이, 간지 철철 나는 ‘차도남’일 줄 알았는데 그냥 평범하네.]임하나가 단톡방에서 먼저 투덜거렸다.이서도 웃으며 말했다.“잊지 마. 그래도 세계 최고 갑부다.”임하나도 키득거렸다.[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 해? 난 잘생긴 남자가 최고더라. ‘만찢남’ 사랑한다!]단톡방의 사람들도 모두 웃었다.그룹 콜로 수다를 떨고 있던 맴버들은 핸드폰을 보고 있던 심소희가 ‘헐’하는 소리에 다들 깜짝 놀랐다.다른 사람도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왜? 무슨 일인데?] [방금 뉴스 떴는데요, 하은철 대표가 윤수정에게 어음배서를 해준다네요. 윤수정이 민씨 그룹을 인수하려나 봐요.][뭐?] 임하나는 듣자마자 욕설을 퍼부었다.[완전 돌아이네. 아니, 돈이 썩어나나? 어찌 윤수정에 투자할 생각을 하니?”[정말이네요.]서나나도 뉴스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6화

    임하나는 이 8년간 하은철이 어떻게 이서를 대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그리고 꾀병을 부려 이서의 신장까지 떼어내려고 했던 일까지.심소희는 다소 걱정이 되는 듯 조심스레 물었다.[하은철 대표가 직접 나섰으니, 민씨 그룹은 틀림없이 윤수정의 손에 들어가겠네요?지난번에 우리가 하윤컴퍼니를 밀어냈으니, 윤수정은 분명히 앙심을 품고 있을 거예요. 민씨 그룹을 손에 넣으면, 저희에게 보복하는 게 그녀의 첫 행보가 되겠죠?]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그때의 하윤컴퍼니는 하나의 작은 언덕이었다면,민씨 그룹을 인수하게 되면 큰 산을 하나 얻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즉 웬만한 기업은 그녀에게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될 것이다.이서는 아직 하은철 둘째 삼촌이 배서를 해준다는 얘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설사 하은철의 둘째 삼촌이 어음 배서를 해주더라도 자기가 반드시 민씨 그룹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 100% 장담하지 않았다.그래서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마음 편하게 가져.”이서는 심소희를 위로했다.“그리고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도 아니잖아. 은행 쪽 승인이 떨어져야 하는데, 은행 측에서 대출을 거부하면 누가 배서를 해줘도 소용없어. 게임 끝!”심소희도 스스로 괜찮다고 자신을 위로했다.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 윤수정이 하루아침에 득세하여 윤씨 그룹이 불리해질까 봐......심씨 본가.장희령은 닭고기 수프 한 그릇을 들고 심가은의 방문을 두드렸다.밖에 서 있는 사람이 장희령인 걸 확인한 심가은은 화가 나서 옆에 있는 쿠션을 던졌다.“꺼져, 꺼져!”‘내가 모를 줄 알아? 나 놀리려고 온 거...’장희령은 가볍게 날아온 쿠션을 피하고 비꼬며 말했다.“방에 틀어박혀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니?”심가은은 눈을 부릅뜨며 장희령을 노려보았다.“내 일에 신경 꺼.”장희령은 웃었다.“난 네 일에 관심 없거든. 그래도 우리가 한때 연적이었는데... 그 정을 봐서 온 거지.”심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7화

    소지엽 얘기가 나오자, 심가은의 얼굴색이 변했다.“하지만 이미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는데, 설령 내가 그를 도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나랑 함께하지 않을 거라고.”장희령은 멍해졌다. 소지엽이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전에 그녀가 소지엽에게 고백했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거절했다.그때는 소지엽이 자기를 거절하는 핑계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뜻밖이었다.“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장희령이 물었다.심가은은 무릎을 껴안았다.“이서, 윤이서.”‘윤이서’ 이름을 듣자, 장희령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소지엽이 좋아하는 사람이 윤이서라고? 어떻게 알았어? 소지엽이 자기 입으로 말했어?”심가은은 씁쓸하게 웃었다.“그걸 말로 해야 아나? 소지엽이 누구에게 자발적으로 연락한 적 있어?난 봤거든. 이서를 볼 때마다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더라고.”장희령은 여전히 믿지 못했다. 소지엽이 좋아하는 사람이 윤이서라니.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그렇다면 더욱 하이먼 스웨이한테 돌아가야 하는 거 아냐?”심가은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장희령을 바라보았다.“너 아직 모르는구나, 윤이서, 하이먼 스웨이의 수양딸이야. 그녀가 네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다고. 네가 작가님 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이서가 네 자리를 꿰차고 있을 거야. 네 라이벌이 네 걸 꿰차고 위세 떠는 걸 지켜볼 거니?”장희령의 얘기에 심가은의 마음이 완전히 흔들렸다.“그럼... 우리 엄마 아빠한테 뭐라고 얘기해?”방금까지도 심근영 부부에게 매달려, 죽어도 집을 나가지 않겠다고 울고불고했는데, 이제 와서 친엄마 찾아가겠다고 하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가 따로 없었다.“그건 걱정 마. 내가 얘기 잘 해줄게.”장희령은 심가은이 거의 넘어온 것을 보고, 그녀의 곁에 앉아 어깨를 껴안고 말했다.“가은아,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에게 얘기해. 과거에 연적이었지만 지금은 공동의 적을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8화

    네티즌들의 공방전을 유심히 살피던 윤수정은 이처럼 상황이 펼쳐지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그녀는 사과 하나를 들고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작은아빠, 작은엄마, 이제 슬슬 준비하셔야죠. 내가 민씨 그룹을 손에 넣으면 두 분은 즉시 이서가 당신들의 딸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중에게 공개해야 합니다.”윤재하와 성지영은 하은철이 직접 나서서 윤수정을 지지할 수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민씨 그룹은 틀림없이 윤수정이 인수할 것이다.설마 이 세상에 하은철보다 더 대단한 뒷백을 가진 사람이 있겠는가.“걱정 마.”윤재하가 웃으며 말했다.“수정아, 네가 민씨 그룹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나는 곧 이서가 내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할 거다. 곧 좋은 일이 연이어 터지겠네. 겹겹사가 따로 없다.”“그래요, 그럼 두 분만 믿고 있을 게요.”윤수정은 민씨 그룹을 인수하는 일을 손톱만큼도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윤재하가 마음이 바뀔까 봐 걱정이었다.윤재하가 약속대로 이서의 출생비밀을 밝히면 하씨 집안 며느리 자리는 윤수정 차지가 될 거다.이서는 인터넷상에서 벌어진 공방전에 대해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며칠 뒤 민씨 그룹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민씨 그룹을 인수하는 데 있어 은행의 대출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었다.은행이 돈을 대출해줘야 회사를 인수할 자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또한 배서해줄 든든한 뒷백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언니.”심소희는 문을 두드리고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하은철 대표가 왔습니다.”“왜? 뭔 일로?”“모르겠어요. 만나고 싶답니다.”이서는 잠깐 생각하고 책상 위의 자료를 거두어 한쪽에 놓았다.“들어오라고 해.”“네.”심소희가 나가고 얼마 안 되어 하은철이 걸어 들어왔다.검은색 양복을 입고 손에 서류 가방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회의를 막 마치고 오는 길인 듯했다.“무슨 용건으로...?”최근 하은철이 자주 드나드는 것에 대해 이서는 의아했다.하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99화

    이서는 눈썹을 찌푸렸다.“너 괜찮아?”‘단지 서류를 준비하는 것뿐인데 왜 오버하는 거야? 뭔 큰 충격이라도 받은 줄 알겠어?’ ‘그리고 지금은 단지 서류를 제출하는 단계일 뿐이잖아. 비록 네 삼촌의 지지가 있지만, 반드시 민씨 그룹을 인수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하은철 설마 지금 윤수정이 질 거라고 맥이 빠진 거야?’하은철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배서는 누가 해주는 거야?”이서는 의아해했다.“너 몰랐어?”‘이렇게 큰일을 조카에게 알리지 않았다니?’‘하은철과 삼촌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가 보네.’“나... 모르는데...”‘내가 알아야 하는 건가?’이서는 어깨를 올렸다. 하은철의 삼촌이 말하지 않은 걸 그녀가 굳이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했다. 대체 배서는 누가 하는 거야?”“공시하면 알 수 있겠지.”하은철은 이서를 응시했다.이서는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다.“째려봐도 소용없어. 너도 아는 사람이야. 그런데 네가 모르는 거 보니 너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건가 봐. 그럼 나도 굳이 너에게 말할 필요 없지.”그녀는 하은철에게 분명하게 말했다.괜히 여기로 자주 들락거리지 않게.하은철은 얼굴이 살짝 변했다.“설마...”그는 머릿속에 예상 답안이 있었다.하지만 믿고 싶지 않았다.“궁금한 거 더 있어? 없으면 이만 가 봐.”하은철은 천천히 몸을 돌려 문어귀로 걸어갔다.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단호한 눈빛으로 이서를 바라보았다.“윤이서, 네 남편이 누구든 난 할아버지 마지막 소원을 이뤄드릴 거야. 누구도 날 막을 수 없어.”이서의 미간이 있는 대로 찌푸렸다.하은철이 나간 뒤 그녀는 한참 동안 그의 말속에 사로잡혀 멍하니 있었다.“언니, 괜찮아요?”심소희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제자리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멍하니 있는 이서를 보고 놀라서 물었다.이서는 얼떨결에 정신을 차렸다.“아, 아니야, 괜찮아!”“언니...”“무슨 일이야?”심소희는 그제야 그가 들어온 목적을 떠올렸다.“아,

Latest chapter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