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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한 시간여 뒤 땀에 흠뻑 젖어 지환의 몸에 기대어 있던 이서는 집요하게 물었다.

“그래서 자리 마련해주는 거 맞죠?”

지환은 1초 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서는 기뻐하며 그의 볼에 키스했다.

“우리 자기 최고!”

이서를 끌어안은 지환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기막힐 노릇이었다.

‘젠장.’

‘내 꾀에 내가 넘어갔어.’

‘대역할 사람을 찾아봐야겠군.’

다만 이서가 그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됐을 때에는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

하씨 본가.

하경철이 죽은 후 하은철은 본가로 들어왔다.

여기 있으면 할아버지가 가까이 있는 것 같았다.

“죄송해요, 할아버지.”

하은철은 하경철이 쓰던 책상을 쓰다듬었다.

“할아버지, 나 정말 못났죠? 할아버지 마지막 소원도 못 이뤄 드리고... 하지만 두고 보세요. 반드시 이서를 할아버지 손자며느리로 들일 거예요.”

“그리고... 이서의 남편이 둘째 삼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알아볼게요.”

장례식이 끝난 뒤 하은철은 주경모에게 지환의 스케줄을 알아보라고 했다. 네팔 행 항공편의 탑승기록과 현지에서 찍힌 사진 등을 확인한 결과 장례식 때 해외에 있었던 건 확실한 듯했다.

비록 희미하긴 하지만 하은철은 지환의 뒷모습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가 가장 좋아하고 따르던 삼촌이었다.

“도련님.”

주경모가 노크했다. 오늘도 하경철의 서재에 있는 것을 보며 소리 없이 탄식했다.

“아가씨 왔습니다.”

“이서 왔어요?”

하은철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입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밖에 서 있는 윤수정이 보였다.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뒤따라오던 주경모가 겸연쩍게 입을 열었다.

“이서 아가씨가 아니라 수정 아가씨입니다.”

“가서 일 보세요.”

하은철은 주경모에게 일러두고는 윤수정에게로 향했다.

윤수정은 하은철을 보자 불쌍한 태세를 취했다.

“오빠, ...드디어 오빠 얼굴 보네.”

하은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로 찾아왔어?”

“오빠, 내가 유치장 안에서 무슨 고생을 했는지 모를 거야.”

윤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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