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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흥, 밀당의 귀재라고 해도 되겠어? 네가 그러고 간다고, 내가 너한테 없던 마음이 생길 거 같니?”

하은철은 이서의 뒤통수를 보고 숨을 크게 들이쉬며 냉소했다.

고개를 돌린 이서는 잔잔한 호수 같은 눈동자로 하은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그의 속마음을 간파하려는 것 같았다.

“하은철, 낯짝이 두꺼운 거야? 아니면 뻔뻔한 거야? 똥 덩어리 같은 녀석아!”

이렇게 상스러운 말이 윤이서의 입에서 나오자, 하은철은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 한참 뒤에야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쌍스러워! 쌍스러워! 윤이서 너 너무 쌍스러워. ‘근묵자흑’ 이라더구만, 거렁뱅이한테 시집가더니 완전히 쌍스러워졌어!”

이서도 질세라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야유를 퍼부었다.

“맞아, 쌍스럽다. 어쩔 건데? 너처럼 인간의 탈을 쓴 짐승에 비하면, 난 적어도 떳떳하거든.”

“너…….”

화를 주체하지 못한 하은철은 손을 앞뒤로 내저으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래, 윤이서, 너, 이렇게 말주변이 좋은 줄 몰랐네? 난 그래도 네가 발목이 삐었다고 여기까지 널 보러 왔는데…… 지금 보니, 너 완전 자업자득이야. 뿌린 대로 거둔 거라고!”

말을 마치고, 화가 나서 떠났다.

이서는 화가 난 하은철의 뒷모습을 보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전에는 화가 나서 자리 뜨는 건 그녀의 몫이었는데, 지금은 역지사지가 되었다.

윤수정의 병실로 돌아온 하은철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아, 열 받네! 젠장!”

침대에 앉아 있던 윤서정은 일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그냥 앉은 자리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 왜 그래?”

“나 방금 윤이서 보고 왔거든!”

일순 윤수정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그 여자가 글쎄 나보고, 나보고…….”

하은철은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하고 아예 손을 흔들었다.

“됐다 그래, 내가 평생 혼자 사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쌍스러운 여자는 사양이다. 에잇…….”

윤수정은 그제야 다시 미소를 지었다.

“오빠, 화내지 마. 어차피 할아버지도 이미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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