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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하은철의 몸은 매섭게 흔들렸다. 그는 윤이서의 절뚝거리는 뒷모습을 보며 갑자기 마음이 허전해졌다. 그들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와 같았다.

그는 괜히 마음이 당황해 왔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쫓아갔다.

“은철 오빠…….”

구석진 곳에 숨어 이 모든 것을 훔쳐보고 있던 윤수정은 급히 휠체어를 밀며 다급히 그를 불렀다.

하은철은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는 한눈에 윤수정의 부어오른 왼쪽 얼굴을 보고 그제야 윤이서와 결판을 내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 생각이 났다.

“미안해…… 나…….”

윤수정은 마치 무언가를 숨기려는 것 같이 하은철의 말을 자르며 급히 말했다.

“은철 오빠, 저……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하은철은 윤이서를 찾아 혼내 주겠다는 약속을 완전히 잊어버린 죄책감에 바삐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인데. 말해봐.”

“언니가 생일파티에서 할아버지께 깜짝 선물로 오빠와의 결혼 발표를 낸다고 했어요.”

하은철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도대체 왜?”

윤수정은 머리를 저으며 눈가에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언니의 마음은 누가 알겠어요. 아마도 내가 불쌍하다고 느꼈나 봐요.”

조금 전 윤이서의 그 말을 생각하며 하은철은 윤수정의 말에 찬성을 표하지 않았다.

하은철의 이런 모습에 윤수정은 분노로 손톱은 이미 살 속으로 파고들었고 눈물은 더욱 세차게 흘러내렸다.

“그래서 저는 은철이 오빠와 언니가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미 맹세했어요. 오빠랑 결혼 안한다고. 지금 몸 상태도 점점 더 나빠지고 있고 아마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죽기 전에 오빠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만해, 난 윤이서와는 결혼하지 않을거야!”

예전과 똑같이 하은철의 눈에는 윤이서에 대한 혐오감이 묻어나는 것을 보고 윤수정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에요, 오빠는 반드시 언니와 결혼해야 해요. 오직 오빠가 언니랑 결혼해야만 제가 구천에서 눈을 감을 수 있어요.”

“나는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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