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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안돼!

마음 깊은 곳으로 부터 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곧 하은철과 결혼 발표를 하게 될 것이니 이같이 귀중한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하지환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또 고개를 들어 하지환의 깊숙한 이목구비를 보고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

눈동자에는 또 물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왜 또 그래요?”

하지환은 윤이서의 턱을 고이 받쳐 들고 애정이 어린 말투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무력함이 묻힌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왜 이렇게 잘 울어요. 정말 울보예요.”

말을 마치자 하지환의 입술은 나비처럼 가볍게 윤이서의 눈꼬리에 내려앉았다.

소중히 여겨진 그 느낌은 마음 끝에 시든 작은 꽃이 새 가지를 내리게 한 것만 같았다.

“그런 거 아니에요…….”

윤이서는 하지환을 밀어내고 거리를 벌려 그에게 홀리지 않으려고 했다.

“저는 이제 그만 가봐야겠어요. 너무 오래 나와 있었어요. 할아버지께서 저를 찾으실 거예요.”

하지환은 그녀의 다급한 걸음걸이와 버려진 집 계약서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

윤이서는 심란한 마음을 다잡으며 총총히 그 자리를 떠났다. 발걸음이 급해서 하마터면 마주 오는 하은철과 부딪칠 뻔했다.

하은철은 몸을 피하며 비웃으며 말했다

“왜 또 한 번 내 품에 안겨 보려고? 너의 작은 수작 누가 모를까 봐?”

윤이서는 기분이 극도로 나빠졌다. 더 이상 하은철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하은철의 옆을 돌아서 갔다.

그러나, 몇 걸음 못 가서 하은철에게 끌려갔다.

“윤이서, 이제 그만 감정 갖고 장난쳐!”

윤이서는 독사라도 만난 듯 하은철을 재빨리 따돌렸다.

윤이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은철을 바라보았다.

“하은철, 너의 그 잘난 척하는 얼굴 좀 걷어치워. 옛날 너를 좋아했던 거는 사실이야.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건 내 상상 속의 너였어. 세가자제, 학문도 있고 재능도 있고 상업 천재인 너 말이야. 그러나 결혼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 너는 내 남편 손끝보다도 못하다는 것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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