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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윤이서는 하지환의 이런 행동에 감염되어 천천히 봉투를 열자 그 안에는 붉은색 집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

첫 페이지의 집주인 란에는 그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지체 없이 아래로 계속 읽었다.

구계18도 B좌 103.

구계18도는 바로 윤이서의 부모님께서 살고 계신 별장 구역이고 B동 103은 바로 그날 함께 보러 간 별장이었다.

“당신 미쳤어요!”

윤이서는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당신 정말 샀어요? 얼마 주고 샀어요? 당신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돈이 생겼어요?”

하지환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윤이서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당신 마음에 들어 했잖아요?”

그의 당당함에 윤이서는 숨이 가슴속에 틀어박혔고 말투도 조금 전보다 부드러워졌다.

“아무리 마음에 든다 해도 함부로 돈을 쓰면 안 돼요. 나중에 결혼해서 생활하려면 돈 쓸데가 얼마나 많은데요!”

하지환은 웃기만 했다.

“저랑 같이 살 거예요?”

이 몇글자는 듣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편했다. 그날 윤이서가 한 ‘계약 결혼’만큼 귀에 거슬리지는 않았다.

윤이서의 귀밑은 순간 빨개졌고 횡설수설했다.

“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에이, 아무튼 당신 함부로 돈을 써서는 안 돼요.”

하지환은 윤이서의 손을 잡고 있었고 손끝엔 은근 힘을 주었다. 그는 마음속으로는 기뻐했지만 말투는 오히려 담담했다.

“얼마되지 않아요.”

윤이서는 하지환이 없으면서 자기한테 잘 보이려고 어렵게 산 거라 생각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엄청 감동을 받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환 씨, 당신이 사 준 별장 정말 고마워요. 집 계약서에 제 이름까지 적어준 것도 그렇고요. 하지만 전 이 선물을 받을 수 없어요.”

하지환의 얼굴색은 약간 변했고 말투도 딱딱해졌다.

“왜요?”

“왜냐면 이것은 당신이 힘들게 번 돈으로 산 것이기 때문이에요. 비록 당신이 어떻게 계약금을 모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집 한 채 때문에 평생 은행을 위해 아득바득 일해야 하잖아요. 저는 당신이 집 한 채를 위해 남은 인생을 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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