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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나연의 엄마도 나연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나연의 뺨을 때렸다.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말을 할 수 있어!”

뺨을 맞은 나연은 놀란 눈으로 뺨을 감싸 쥐었다.

“뭐가 파렴치해요? 전 내 걸 되찾고 싶었을 뿐이에요. 언니한테 제 것을 빼앗겼는데, 저는 빼앗을 수 없다는 거예요?”

나연은 소리를 지르고 돌아서서 민박집을 뛰쳐나왔다.

나연의 엄마는 하나에게 사과를 하면서 문 밖에 눈을 떼지 못했다.

“죄송해요, 하나 씨.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제가 이쪽 일을 다 처리하고나서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습니다.”

하나는 그녀가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나는 더 이상 그녀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이 일은 나연이 한 일이고, 그녀는 이미 성인이 되었으니 책임은 온전한 자신의 몫이었다.

“얼른 나연이를 찾으러 가보세요.”

“감사합니다.”

나연의 엄마는 그 말만 남겨둔 채 급히 딸을 찾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하나는 다소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에휴, 어머니가 무슨 죄야, 우리도 얼른 돌아가자.”

돌아가는 길은 고요했다.

이서의 머릿속은 온통 나연의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갖지 못한 건 하나 언니도 가질 수 없어요!’

왜 계속 생각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그녀가 끊임없이 이 말을 생각하도록 이끄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도착했어요, 이서 씨.”

앞좌석에 있던 이상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이서는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가 차에서 내려 짐을 꺼내려던 찰나에 하지환이 한 발 앞서 트렁크에서 캐리어를 꺼냈다.

“내가 데려다줄게.”

지환은 아무 말없이 캐리어를 밀며 아파트로 향했다.

이서는 하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아직 오후 3시라 그런지 아파트 단지는 한산했다.

엘리베이터도 둘뿐이었다.

그녀는 큰 눈을 질끈 감은 채 계속해서 나연의 말을 생각했다.

그녀가 실을 잡으려던 순간, 안내음성과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이서는 어쩔 수 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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