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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왜, 못 하겠어?”

하지환은 따가운 눈초리로 이천을 바라봤다.

이천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아뇨, 아뇨, 아닙니다.”

“가 봐.”

“네.”

갑자기 뭔가 떠오른 지환은 사무실을 떠나려는 이천을 막았다.

“이서가 ML국에 있을 때, 의문의 사람에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하더군,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

이천은 크게 벌린 채 조용히 지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지환은 이미 시선을 거두고 남은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표님, 다른 자료는 없나요?”

“없어.”

“?!”

‘내가 무당인 줄 아는 거야?’

이때 지환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문제 있어?”

“아……, 아닙니다…….”

‘양지 바른 곳이라도 알아봐야지……, 답도 없는 대표님 말을 따를 바엔 그냥 양지 바른 곳에서 눈을 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이렇게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알아볼 수 있겠어.’

하지만 대표님과 사모님이 싸운 이유가 자기때문이라는 생각에 그는 이 억울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천이 나가자마자 지환은 이상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술 마실래?]

상언은 운전을 하는 듯했다.

지환은 넥타이를 헐렁하게 풀었다.

“아니, 방금 회사에 도착했어.”

[그래?]

상언은 뜸을 들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지환에게 투덜거렸다.

[넌 내가 그런 장인 어른을 만난 게 불행하다고 생각해? 그건 그렇고, 내가 왜 장인 어른의 잘못까지 덮고 가야하는 거야?]

지환은 상언의 말을 바로잡았다.

“너랑 하나 씨는 이미 헤어졌어.”

상언이 대답했다.

[넌 꼭 사람 마음에 불을 지펴야겠니?]

“너도 내가 이서랑 싸웠을 때 옆에서 살살 건드렸잖아.”

[…….]

상언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래, 내가 잘못했네. 어떻게 하면 하나 씨의 아버지가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없앨 수 있을까? 조언 좀 해줘.]

“내가 원하는 대로 하면 넌 혼자 남게 될 걸.”

[…….]

[그래도 어떡해, 내가 하나 씨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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