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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꿈에서 반쯤 깨어났을 때, 이서는 자신이 침대가 아니라 부드러운 꽃밭에 누워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꽃밭에서 그녀는 각양각색의 꽃향기를 맡았던 것 같았다.

마침내 깨어난 이서는 손가락으로 지환의 턱을 가볍게 짚었다.

지환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녀의 손에 키스했다.

“괜찮아?”

“음, 근데 배고파요.”

지환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천에게 음식 좀 사오라고 할게.”

“지금이 몇 시인데? 퇴근했겠죠…….”

“아니야.”

지환은 핸드폰을 들고 이천에게 메시지를 보내고는 핸드폰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

“15분 뒤면 올 거야. 먼저 내려가서 빵이나 좀 가져올 게.”

“아니요.”

이서는 얼굴을 붉혔다. 그는 일어나 지환의 눈을 바라보며 잠깐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나, 당신에게 할 말 있어요.”

“무슨 일인데?”

“임현태 씨…….”

이서는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말을 이었다.

“임현태가 나를 짝사랑하는 일에 대해…….”

여기까지 말하고, 그녀는 또 얼른 지환을 살폈다.

“걱정 마요, 우리 다시는 안 만날 거예요.”

지환은 볼에 달라붙은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나, 그렇게 속 좁은 남자 아니야. 이미 임현태랑 얘기 끝냈어. 앞으로 계속 자기 운전기사로 있어달라고 얘기했어.”

이서가 눈을 깜박거렸다.

지환은 계속해서 말했다.

“게다가, 자기를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정상이지. 내 아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데…….”

이서는 다시 눈을 깜박였다.

“그런데…….”

“그런데 뭐?”

“상언 씨가…… 당신 열등감이…….”

지난번에도 소지엽과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 스캔들이 났다고 열등감에 달려가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셨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임현태가 그녀를 짝사랑한다고 했다.

지환은 잠깐 멍해 있다가 곧 이마로 이서의 이마를 받쳤다.

“내가, 열등감이 있다고?”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따스함이 느껴졌다.

이서의 얼굴이 빨개졌다.

지환은 손가락으로 이서의 손가락을 짚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목소리에 왠지 희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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