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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지환은 미간을 가볍게 찌푸리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쿡을 째려보며, 다른 한 손은 이서의 뒷목을 쓰다듬었다.

“응. 맞아.”

“당신…… 쿡 씨랑 아는 사이예요?”

“음,”

지환은 몸을 곧게 펴고 쿡을 쳐다보았다.

“어느 해인가 여름방학에 D국으로 여행 갔는데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불량배에게 날치기당하는 쿡을 보았지…….”

여기까지 얘기한 지환은 곧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 때 키가 160정도 밖에 안 되는 10대 남자애였거든. 그런데 우리 쿡 선생께서 꼼짝 못하더라고.”

쿡은 어색하게 자신을 위해 해명했다.

“난 그쪽 지형에 익숙하지 않았다고!”

그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 도둑은 딱 봐도 기차역을 배회하면서 여행객을 노리는 전문 소매치기였다.

자기 집 드나들 듯 골목골목을 다 꿰고 있었다.

지환은 말하는 톤을 살짝 올리면서 잘난 척해댔다.

“나도 그 때 처음 D국에 간 거거든. 그리고 네가 나보다 더 앞에 있었거든. 근데 난 어떻게 그 소매치기를 잡았을까?”

“…….”

그래.

그는 진작 알았어야 했다.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 놀리는 건 가능할 지 몰라도 지환 놀려먹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먼저 보고 있어요, 다과 좀 내올게.”

쿡은 다과를 핑계로, 이 화제를 끝냈다.

이서는 쿡이 자리를 비우자 바로 물었다.

“방금 한 얘기 사실이에요?”

둘이 서로 맞장구를 치는 걸 보면 진짜인 것 같긴 했다.

근데 이서는 궁금했다.

쿡처럼 대단한 인물이 왜 기차역에 나타났을까?

이서의 마음을 꿰뚫어본 듯 지환은 그녀의 손을 잡아 거의 입술로 가져가 가볍게 키스했다.

“당시 파나마 왕자와 다이나 왕비의 웨딩 사진으로 쿡은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지. 그런데 자신이 이렇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사진 주인공 덕분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기차역으로 가서 형형색색의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거야. 말하자면 우리의 만남도 우연이었던 거지.”

이서는 태연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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