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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그러더니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한마디 덧붙였다.

“겸사겸사 전 약혼녀가 도움이 필요한지 보러 왔는데?”

이 ‘전’자가 내포하는 의미가 참으로 오묘했다.

강수지는 그제야 이서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참으로 의리 있는 분이시네요. 전 약혼녀를 이렇게까지 챙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윤 총괄님이 지금 난처한 건 맞아요. 속담에 남의 자식 고운 데 없고 내 자식 미운 데 없다는데, 부모가 나서서 비난하고 폭로하는 거 보면, 없는 일을 지어낸 거 같지는 않아요.

지금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당신의 출현은 아마 구세주의 강림이나 다름없을 거예요.

분명히 당신의 도움이 절실할 겁니다!”

하은철은 입꼬리를 치켜들려 말했다.

“그런데 필요 없다고 하던데.”

강수지는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이서를 쳐다보았다.

“윤 총괄님, 이제 콧대 그만 세워요. 자식이 부모와 인연을 끝는 건 잘못된 일이에요. 이런 일은 사석에서 얘기하면 끝이지, 뭐 하러 남의 입방아에 오르게 해요. 윤 총괄 명성에도 좋지 않게……. 도련님이 돕지 않으면, 아마 큰 코 닥칠 거 같은데…….”

듣기에는 구구절절 이서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그녀를 사리 분별 못하는 사람으로 매도하고 있었다.

이서는 책상 위의 시계를 한 번 보았다.

“그만 가!”

하은철은 이서가 다른 사람 앞에서 자기를 쫓아내자 안색이 보기 좋지 않았다.

“윤이서, 작작해! 눈치 챙겨.”

“우린 이미 끝났어. 근데 왜 자꾸 와서 나를 귀찮게 해? 눈치 없는 사람이 누군데?”

이서가 휴대전화를 들고 말했다.

“둘 다 나가. 안 나가면 아래층 경비 부를 거야!”

하은철은 눈썹을 찌푸리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윤이서! 정신 차려, 내 도움 없으면 넌 평생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게 될 거야!”

“신경 쓰지 마. 이미 언론 홍보 대행사에 찾았거든.”

하은철은 입가에 조롱이 섞인 웃음을 지었다.

“대행사를 찾았다고? 뭐 얼마나 대단한 대행사를 찾았는지 모르겠는데, 설마 사기당한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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