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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이상언은 다시 한번 소녀의 뇌회로에 심하게 놀라,

손을 빼는 것조차 깡그리 잊어버렸다.

“나연아, 진짜 도와줄 거야? 어떻게 도와줄 건데?”

“쉿!”

나연이 이상언에게로 몇 걸음 다가갔다.

“오빠, 지금 언니가 이쪽 보고 있어요.”

이상언은 미간이 올라가며 놀라워했다.

“정말?”

“음.”

“그럼 지금 무슨 표정이야, 기분이 안 좋아?”

“얼굴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어요. 기분이…… 좋아 보이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지금 효과가 있는 거네?”

“그렇죠.”

나연은 이상언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수줍게 웃었다.

이서는 눈썹을 비틀어 다정하게 얘기를 주고받는 두 사람을 보고, 또 한쪽으로 혼자서 멀리 앞서 가는 임하나를 보며, 옆에 있는 지환에게 물었다.

“상언 씨 지금 대체 뭐하는 거예요?”

지환은 이서의 손을 잡고 간만에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기분 좋게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서의 입에서 다른 남자의 이름을 들자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설사 그 사람이 둘도 없는 절친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어찌 알겠어?”

“그럼 가서 좀 물어봐 줘요. 네?”

지환은 고개를 숙여 이서를 쳐다보며 약간 거친 손으로 이서의 작은 손을 가볍게 어루만지다가 갑자기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래, 그런데 조건이 있어.”

“조건이요?”

이서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직감했다.

“여보, 자기라고 한 번 불러봐.”

“…….”

지환은 손을 들어 이서의 부드러운 귓불을 어루만지며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얘기했다.

“아님 애기를 가져도 좋고…….”

이서의 안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

이서의 상황을 살핀 지환은, 가슴 한 쪽이 순식간에 당황했다. 막 입을 열어 농담이라고, 장난이라고 막 설명하려는데 이서가 고개를 들었다. 맑은 눈동자는 지환의 당황한 눈동자를 마주했다.

“나 생각해 봤는데, 아이 안 낳을 거예요.”

지환은 심장이 바닥으로 푹 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눈빛은 더없이 어둡고 무거웠다.

“나와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는 거야?”

이서는 이 말의 핵심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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