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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아파트 단지에 도착한 이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고약한 냄새를 맡았다.

아파트 집 문은 계란과 페인트 범벅이 되어 있었고, 벽에는 페인트로 ‘불효녀, 윤이서'라는 큰 글자가 적혀 있었다.

깨진 달걀이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파트 관리 사무실 직원들이 이미 문어귀에서 이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서가 코를 막고 걸어오는 것을 보고 다가와서 말했다.

“윤이서 씨, 경찰이 이미 CCTV 영상을 가져갔습니다.”

이서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문을 열었다.

문 안에는 윤수정이 난장판을 만들기 전과 똑같이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다.

다시 문밖을 한 번 확인한 이서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윤수정이 그녀의 집을 부순 그날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윤이서 씨, 저희는 이만 내려가보겠습니다.”

이서는 눈을 돌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관리사무소 직원을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러 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리자 하얀 그림자가 갑자기 비상구에서 뛰쳐나와 이서의 배를 향해 칼을 겨누었다.

다행히 반응이 빠른 이서는 상대방이 달려드는 순간 즉시 그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

달려든 사람은 허탕을 치고 한순간 멍때리다가 다시 칼을 들고 이서를 향해 달려갔다.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그제야 반응하여 재빨리 달려들어 그 사람의 손에 든 칼을 빼앗았다.

칼이 떨어지자, 그 사람은 순간 당황하여 비상구 쪽으로 도망갔다.

이서가 뒤쫓아갔다.

그러나 상대방의 속도는 너무 빨랐다. 이서가 쫓아갔을 때 그는 이미 복도에서 사라졌다.

관리사무도 직원도 뒤쫓아 나왔다.

“윤이서 씨, 쫓지 마요.”

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수고라고 할 것도 없어요. 아파트 주민을 보호하는 게 저희의 임무이기도 하지요.”

두 사람은 잠시 기다린 후에야 경찰을 만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경찰에게 방금 일어난 일을 말했다.

경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가 오히려 먼저 입을 열었다.

“여기 아파트 보안 시스템이 너무 구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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