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7화

이서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한달 여전쯤 휴대폰 발표회에서 연설하던 카리스마 넘치고 기풍이 우아하던 성공한 리더의 안목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기사는 그럴듯하게 적혀 있었다. 심지어 이서정이 결혼하기 전에는 극단에서 작은 단역정도의 배역을 맡았었는데, 지금은 서브 주인공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은철 삼촌과 결혼하면서 하씨 집안 사람이 되었고 연기는 안 되지만 좋은 자원이 있으니 승승장구한다는 등등의 내용이었다.

“뭐 보고 있어?”

지환은 인기척도 없이 나타났다.

고개를 든 이서는 하마터면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하은철 삼촌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얼굴 말고 지환의 몸매는 하은철 둘째 삼촌과 정말 많이 닮았다.

“아니에요, 연예계 찌라시 보고 있었어요.”

이서는 지난번에 하은철 삼촌 때문에 말다툼을 벌인 일이 생각나서 지환에게 기사를 보여주지 않았다.

“뭐 샀어요?”

“전복 죽이랑 야채 죽.”

지환은 이서가 핸드폰을 슬그머니 치우는 것을 내색하지 않고 바라보고는 죽을 들고 병실로 들어갔다.

이상언은 축 처져서 힘도 없고 무기력해 보였다.

“지환, 고마워. 하지만 난 먹고 싶지 않아.”

“알아서 해.”

말을 마치고는, 이서를 끌고 문밖에 앉아 기다렸다.

임하나는 링거를 반 병 넘고 맞고 나서야 깨어났다. 눈앞의 사람이 이상언인 것을 보고 무의식중에 중얼거렸다.

“내가 왜 여기에 있죠?”

이상언은 흥분했다.

“깼군요.”

이서와 지환은 인기척을 듣고 병실로 들어왔다.

“하나야, 좀 어때? 의사 불러올까?”

임하나는 입술을 움직였다.

“아니…… 목…… 말라.”

이상언은 즉시 일어나 임하나에게 물을 따라 주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임하나를 부축하여 앉혔다.

“자, 물 마셔요.”

임하나는 어깨에 놓인 큰 손바닥을 한번 보고 긴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물을 마셨다.

이서는 이 장면을 보고 옅은 웃음을 지었다

“하나야, 이번에는 상언 씨 덕분에 살았어, 상언 씨에게 감사인사 제대로 해야겠다.”

이상언은 어리숙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