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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이서의 표정에서 지환은 대충 짐작이 갔다.

그는 손을 들어 이서의 뒷목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왜? 무슨 일이야?”

이서가 지환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지환은 힐끗 쳐다보았다.

“당신은 조금도 놀라지 않는 것 같군.”

이서는 웃으며 말했다.

“그날, 내가 호텔로 끌려가서 민예지를 만났을 때, 엄마가 나에게 전화했어요. 단지 이 두 가지 일을 연결시키지 않았을 뿐이에요. 지금 이 자료를 보니, 왜 그때 민예지가 그렇게 당당했는 지 알겠네요. 믿는 구석이 있었던 거였죠. 왜냐하면 나를 데려간 건 자기 쪽 사람이 아니니까요. 설령 내게 무슨 사고가 난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깔끔하게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후에 왠지 모르지만 민예지가 정신이상 환자가 되었다.

지환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괴로워? 힘들어?”

이서는 편안하게 머리를 지환의 어깨에 기댄 채 흔들었다.

“며칠 전에 엄마가 날 찾아와서 나더러 할아버지 찾아 뵙고 하은철과 윤수정이 함께 있도록 설득하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난 그때 어떻게 사람이 갑자기 신념이 바뀌었는지 의아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보며 자조 섞인 말투로 말을 이었다.

“만약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 때 아마 윤수정이 전화를 걸어 엄마에게 하은철이 메리아트 호텔에 있다고 말했을 거예요. 그래서 엄마, 아니 성지영이 날 납치하는 방식으로 나를 호텔로 데려간 거죠. 성지영이 날 찾아온 건 윤수정이 이 일을 빌미로 그녀를 협박했을 가능성이 커요.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하은철과 결혼하기를 바라던 성지연이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을 리가 없죠…….”

진지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이서를 보며, 지환은 하얗게 질린 그녀의 손을 애틋하게 잡았다.

“여보…….”

지환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며 이서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제게 이 문자를 발송한 사람 알아봐 줄 수 있어요? 이분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서요…….”

“감사 인사한다고?”

“응, 어떤 목적으로 나에게 이 메일을 보냈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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