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났네요!”깨어난 지환을 본 이서는 감격에 겨워 횡설수설했다.“의... 의사 선생님을 불러올게요.” “에이, 이서 언니, 그냥 벨을 누르면 되죠.”“가게 두세요.”지환은 허약한 몸으로도 총애 가득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아...”소희는 난감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지환과 단둘이 있는 경험이 전혀 없었다.“방금 한 말, 다 들었습니다.” 그가 천장을 쳐다보았다.소희는 그가 이미 깨어났다는 사실을 멀쩡한 두 사람이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에 놀랐다. “그럼... 형부도 이서 언니가 기억의 일부를 되찾은 걸 알고 계셨다는 거네요?”“네.”하연은 이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생각해 보니까 소희 씨가 심씨 가문으로 돌아가면, 그 사람들한테 내 신분을 밝히고, 내가 하씨 그룹을 인수했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소희는 놀라서 말하지 못했다. “하씨 그룹을 인수하셨어요?”“지분의 20%를 받았을 뿐이에요.”‘그뿐이라니!’소희가 탄복하며 말했다.“형부, 어떻게 주식의 20% 받으신 거예요?” 지환이 병실 문을 한 번 보았다.“현태 씨한테 물어보세요. 현태 씨가 자세히 알려줄 겁니다.” 이 말을 마친 그는 갑자기 고통스럽다는 듯 눈을 감았다. 소희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아직 똑똑히 알지 못했다. 잠시 후, 이서가 의사를 데리고 급히 돌아오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선생님, 환자가 깨어났어요. 어서 괜찮은지 좀 봐주세요.” 의사는 지환을 진찰한 후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큰 문제는 없지만, 하루 밤낮 동안 식사를 하지 않아서 몸이 허약한 상태입니다.” “제가 지금 당장 먹을 것 좀 사 올게요.”이서는 몸을 돌리며 먹을 것을 사 오겠다고 말했다.소희는 천방지축인 그녀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저 사람이 정말 회사에서 당당하게 지시하던 이서 언니라고?’“이서 언니, 제가 다녀올게요.”소희가 이서를 말렸다.“형부랑 오랫동안 제대로 된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
“지환 씨, 다음에는 목숨을 걸 때 나를 먼저 생각해 줘요.”“지환 씨가 없으면 난 어떡하라고요.” 지환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큰 손에 의해 가볍게 잡히는 듯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엎드려 우는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눈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돌았다. ‘정말, 정말 행복해.’‘꿈을 꾸는 것만 같아.’ 병실로 돌아온 소희는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잠든 지환과 그의 가슴팍에 엎드려 잠든 이서를 보았다. 한폭의 유화가 따로 없었다.그녀는 음식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병실을 나섰다.병원 밖으로 나온 소희의 눈빛이 점점 확고해졌다.바로 이때, 차 한 대가 그녀의 곁에 멈춰 섰다.차장이 내려가고 현태가 모습을 드러냈다.소희의 짙었던 눈동자가 순식간에 기쁨으로 변했다. “왜 여기 있어요?”“회사에 갔는데 없길래, 여기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차에서 내린 현태가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어서 타.”“안 들어가려고요?”소희가 뒤에 있는 병원을 바라보며 물었다.“들어가서 뭐 하게?”현태가 웃으며 말했다.“대표님이랑 사모님은 아주 피곤하실 거야. 아마 쉬고 계시겠지. 아, 맞다...”그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갑자기 생각났는데, 사모님의 발...” “이서 언니의 발이 왜요?”소희는 긴장했다. “산에서 신발이 떨어진 것도 모르고 험한 바위 위를 돌아다니시느라 발바닥을 심하게 다치셨어. 하지만 지금은 온 정신을 대표님께 집중하느라 발에 난 상처는 처치하지도 못하셨을 거야. 아무래도 우리가 들어가서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 소희와 현태는 급히 병원으로 걸어갔다. 몇 걸음 걷던 소희가 갑자기 현태를 붙잡았다.“잠시만요, 두 사람은 지금 쉬고 있어요. 우리가 들어가서 알려주면, 두 사람을 방해하는 꼴이 될 거예요. 나중에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현태가 어수룩하게 머리를 쓰다듬었다.두 사람은 다시 차로 돌아왔다. 현태는 차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시동을 걸지 않았다.소희가 물었다.“왜 그래요? 차에 무슨 문제라도 생
현태의 받아들일 수 없다는 눈빛을 마주한 소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그럼... 지금 심씨 가문의 고택으로 돌아갈 생각인 거야?”소희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고, 현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웃으며 말했다.“대체 무슨 표정이에요? 내가 가족을 찾은 게 기쁘지 않은 거예요?”현태의 지금 심정은 아주 복잡했다. 한편으로는 소희가 진짜 가족을 찾은 것이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서 오늘 작별 인사하러 온 거야?”소희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오빠, 설마 내가 이서 언니와 끝내려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역시 아니지?”현태가 멍하니 머리를 긁적였다. 소희가 그를 보며 말했다.“예전에는 내가 아주 멍청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오빠가 나보다 더 멍청한 것 같아요.” “내가 그깟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서 언니를 버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아니,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라...” 소희의 원래 가정은 정말 형편없었다. 아니, 그 누구라도 자신이 H국의 4대 가문 중 하나인 심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걸 알게 된다면, 주저하지 않고 심씨 가문으로 돌아가려 할 것이었다. 적어도... 그 기이한 가정에서 벗어날 수는 있을 테니.“그럼 뭔데요?”현태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과 알 수 없는 표정을 본 소희가 일부러 그를 놀렸다.“아, 내가 돈 떄문에 친구를 버리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현태도 소희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못 말린다는 듯 웃기 시작했다.“소희 씨, 놀리지 마. 심씨 가문으로 가려는 이유가 대체 뭐야?” 그녀가 정색하며 말했다.“그래요, 놀리지 않을게요. 사실 심씨 가문으로 가려는 건, 심씨 가문 사람들이 윤씨 그룹과 맞서는 걸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예요. 오빠는 이서 언니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형부가 실종되었던 동안 윤씨 그룹의 화물이 얼마나 쌓였는지 모를 거예요.” “이러다가는 윤씨 그룹도 버틸 수 없을 거예요
지환이 이서의 손을 덥석 잡았다.“왜 그래요?”이서가 웃으며 물었다. 아래로 향한 지환의 시선이 신발을 신지 않은 이서의 발에 떨어졌다.그녀의 발등은 살짝 구부러져 있었다. “발 다쳤어?”이서가 고개를 저었으나, 지환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벨을 눌러 의사를 불렀다.의사는 지환에게 무슨 일이 생긴 줄 알았지만, 결국 이서를 진찰해야 했다.그녀의 발을 들어 올린 의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맨발로 걸어 다니면서 발바닥이 상처투성이인 것도 몰랐던 겁니까?” 이서가 고통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몰랐어요. 크게 아프지 않았거든요.”‘분명 이전에는 안 아팠는데...’‘자고 일어나니까 아파서 죽을 지경이야.’ 지환이 바로 앞에 있지 않았다면, 정말 울고 싶었을 것이었다.‘뭐야!’‘피곤함은 사라졌는데, 통증은 더 심해졌잖아!’ 의사가 간호사에게 약을 바르라고 지시하자, 이서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아파, 너무 아파!!’ 하지만 지환이 앞에 있었기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지환이 걱정하는 것은 원치 않았으니 말이다. “나는 괜찮아요.” 이서는 이를 악물고 관심의 눈길을 보내는 지환에게 말했다.바로 이때, 간호사는 소독액이 묻은 면봉으로 이서의 상처를 닦았고, 방심한 그녀는 ‘으악!’ 소리를 내며 표정을 찌푸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중얼거렸다.“저는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옆에 있던 간호사들은 그녀의 뛰어난 연기력에 미소를 지어야만 했다. 지환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이서의 앞으로 향하며 팔을 내밀었다.“너무 아프면 내 팔을 물어.” 이서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 아파요, 정말이에요.”지환이 그녀를 노려보았다.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민망했던 이서는 어쩔 수 없이 지환의 팔을 가볍게 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지환을 세차게 물 것을 대비하여 모든 주의력을 발에 집중해야 했다. 약을 다 바른 그녀의 등은 이미 끈적끈적해졌고, 전투를 치른 것보다 더 피곤해졌다.
“인수 계약은 다 했어?”지환이 물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이천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사람들은 가족이 구출되어 돌아오는 순간, 협의서에 서명했습니다.” 아마도 하은철이 또다시 자기 가족과 아이들을 위협할까 봐 두려워하는 듯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가지고 있던 모든 지분을 팔아넘기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어차피 받은 돈은 그들이 다음다음, 그다음 생까지도 마음껏 쓰기에 충분했다.“계약은 이미 체결했지만, YS 그룹 쪽에는 대량 현금 손실로 인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생겼고, 또...” 이천이 지환을 한 번 보고 나서야 계속해서 말했다.“하지호 쪽은 이 일을 알고 다른 기업과 연합하여 YS그룹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을 겁니다.” 눈을 지그시 감은 지환이 한참이 지나서야 눈을 떴고, 아주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YS그룹... 매각하자.”이천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대표님, 농담하시는 거죠?” “내가 언제 너한테 농담하는 거 본 적 있어?” 지환이 천장을 쳐다보며 침울하게 말했다.“하지만 이렇게 큰 일은...” “오랫동안 생각해 온 일이야.”그의 말투는 아주 담담했다.“앞으로는 확실히 H국에 초점을 둬야겠어.” “M국의 근간을 포기하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지만, 내가 포기한다면 하지호도 한 걸음 물러날 거야. 그러면 우리는 서로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과거의 일에 관한 책임도 묻지 않게 되겠지.” 지환이 말했다.“대표님, 하은철 쪽을 상대하는 동안, 하지호 쪽이 뒤에서 검은손을 뻗쳐 윤 대표님을 상대할까 봐 걱정하시는 겁니까?” “응.”지환은 짧게 대답했으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 “하은철이 이서를 다치게 한 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 그래서 이 결정적인 순간에 하지호가 약간의 이득을 볼지언정 하은철을 놓아주고 싶지는 않은 거지.” 이천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사실, 지환의 생각도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다.지금은 하은철과 하지환을 동시에 적으로 두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행여 두 사람이 손을
지환 눈가의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나는 괜찮아.” 말이 끝나자마자 뜨거운 입맞춤이 이서의 붉은 입술을 뒤덮었다.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 가슴속을 파고들자, 이서의 두 손은 점점 힘이 빠졌고, 그저 지환에게 나른하게 기대어 넘쳐나는 열정을 견딜 수밖에 없었다. 조용한 병실 안이 점점 다른 소리로 가득 메워졌다.같은 시각. 심씨 가문의 고택 입구에 도착한 소희는 용기가 없어서 눈앞의 우뚝 솟은 건축물을 바라만 보았다.“소희 씨.”현태가 그녀의 망설임을 알아차리고 말했다.“들어가고 싶지 않은 거라면, 지금이라도 그냥 돌아가자. 윤 대표님도 소희 씨를 탓하지는 않을 거야.” 한숨을 내쉰 소희가 다시 한번 심씨 가문의 고택 입구를 바라보았다. “이서 언니는 분명 나를 탓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나도 이서 언니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어요.”“다녀올게요.” 소희가 초인종을 눌렀다.고택 내부에 있던 고용인들은 그녀를 보고는 바삐 심근영 부부에게 알렸다. 심근영 부부는 소희가 왔다는 것을 알고 직접 입구로 달려와 맞이했다.“소희야, 여긴 어쩐 일이니?”이지숙이 소희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며칠이 아니라, 몇 년은 만나지 못한 사람 같았다. 소희는 그런 이지숙을 그냥 내버려두었고, 잠시 후에야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심근영에게 시선을 옮겼다.“심 대표님, 저랑... 이야기 좀 하시겠어요?” 낯선 호칭을 들은 심근영은 아내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 서재에 가서 이야기 나누자꾸나.” 소희가 뒤를 바라보았다.“이분은 제 친구예요.” 현태를 본 이지숙은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친구분은 우리가 잘 대접할 테니... 이야기부터 잘 나누고 와.” 소희는 그제야 안심하고 심근영과 함께 2층 서재로 올라갔다. 서재에 들어서자, 심근영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소희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니?” 소희는 그의 자상한 표정을 보며 마음속
‘그것도 무려 20%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이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야!”심근영은 악마처럼 끊임없이 중얼거렸다.“소, 소희야, 너를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그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란다.” “내가 알기로 YS그룹의 대표는 하은철의 둘째아버지야. 둘째아버지가 어떻게 하씨 그룹을 인수할 수 있겠니!” “그리고 하씨 가문의 사람들이 자기 명의의 주식을 팔았을 리 없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일을 했을 리 없다고!’ 하씨 그룹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평생 쓸 돈을 가진 것과 같았다. “대표님께서는 모르시는 두 가지 일이 있어요.” “두 가지 일?”“첫 번째는 YS그룹의 대표님이 이서 언니의 남편이라는 거예요!” “쨍그랑!”심근영이 들고 있던 컵이 산산조각 났다.소희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려 1분여가 지나서야 심근영은 자기 목소리를 되찾았다.“뭐라고? YS그룹의 대표가... 윤 대표의 남편이라고?!” “네.”소희는 침착하게 심근영을 바라보았으나, 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지환이 YS그룹의 대표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도 이렇게 놀랐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심근영이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날 속이려는 건 아니겠지?” “제가 대표님을 속여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소희가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못 믿으시겠다면 하씨 그룹의 주식 변경 상황을 조사해 보세요.” 심근영은 여전히 손을 떨고 있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내가 두 가지를 모른다고 했지? 그럼... 남은 한 가지는 뭐지?” “하은철은 하씨 가문 사람들이 가진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려고 그들의 가족을 납치했어요. 하지만 YS그룹의 대표님이 그 사람들을 구해왔고, 하은철이 또다시 가족들을 납치할까 봐 두려웠던 하씨 가문 사람들은 기꺼이 주식을 팔았죠.” “정... 정말이냐?” 심근영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직접 알아보시면 되겠네요.”소희
“여보,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긴장한 이지숙이 불안하다는 듯 물었다. 심근영은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들었는데, 희끗희끗한 눈동자에는 아무런 빛도 없었다.“우리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 이번 위기에서 심씨 가문이 굳건히 서 있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명확하지 않아. 아주, 아주 큰 문제야.” 이지숙은 당최 영문을 알 수 없었다.같은 시각. 차에 타고 있던 현태는 소희가 계속 말하지 않고, 표정에도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주동적으로 말했다.“방금 이지숙 여사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소희 씨가 돌아오길 바라시는 것 같았어. 그것만큼은 확실해.” “엄마라는 존재는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소희가 멍한 시선을 거두었다. “하지만 심씨 가문은 그분의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소희가 돌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가문의 이익에 달려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심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전혀 관심 없어.’‘내가 관심 있는 건 오로지 이서 언니를 도울 수 있는지 없는지에 관한 거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현태가 앞을 보며 말했다.“우리도 아무 생각하지 말고 밥부터 먹으러 가자. 밥 먹고 회사로 데려다줄게, 어때?” 소희가 고개를 돌려 현태를 바라보았고,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좋은 계획이네요.” “그럼 출발!”현태가 시동을 걸었고, 차는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마치 모든 번뇌를 떨쳐버리려는 것처럼....병원.지환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는 밖에서 놀다가 놀라서 즉시 달려왔다. 하지만 돌아온 후, 그가 괜찮다는 소식과 이서가 기억의 일부를 되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기뻐했다. 하지만 하이먼 스웨이를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서가 심가은의 DNA를 가지러 갔던 일을 기억한다는 것이었다. “그때 점원이 그 그릇을 저한테 줬던 것 같아요.”이서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이미 대부분의 기억을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