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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왜냐하면 그녀는 좋은 집안의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돌린 장희령이 아래층의 자료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누에 서린 독기는 졸졸 흐르는 물처럼 소희의 정보가 쓰인 자료를 서서히 물들이는 듯했다.

...

비록 소희가 톡방에서 자기가 한턱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현태가 끝까지 자기가 내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모두 7성급 호텔로 향해야만 했다.

이러한 식사 자리가 익숙하지 않았던 소희와 현태는 상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몇 번이고 일어나 이서와 지환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두 사람이 몇 번이고 움직이자, 이서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번 식사 자리는 두 사람이 마련한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상석에 앉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상석에 앉을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거예요. 즉, 나중에 우리 두 사람이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그러고 나서 앉아도 늦지 않을 거란 말이죠.”

“대신, 식사가 끝나면 야식은 우리가 살게요.”

다른 사람들이 분분히 입을 가리고 웃었다. 특히 나나와 하나가 이서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맞아요, 그래봤자 우리끼리인데, 이런 거까지 따질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편하게 앉아요.”

소희는 그제야 편안하게 자리에 앉았으나, 현태만큼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

‘소희 씨는 윤 대표님과 자매처럼 친하니까 상관없지만, 내가 하 대표님과 있을 때는...’

‘늘 손님석에 앉았어. 하 대표님께서 늘 상석에 앉으셨으니까 말이야.’

지환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뭘 그렇게 긴장해? 이미 이야기 다 끝났잖아?”

이 말을 들은 현태가 눈을 크게 뜨고 지환을 바라보았다.

그는 마음속에 따뜻한 감정이 스며드는 듯했다.

‘이전의 하 대표님은 이런 사소한 것조차 용납하지 않으셨을 거야.’

‘역시 윤 대표님을 만난 후에 정말 변하신 것 같아.’

현태가 감격스럽다는 듯 이서를 바라보았다.

영문을 알 리가 없었던 이서는 현태가 자신을 보는 눈빛이 낯익다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뵌 적이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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