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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H국에 있던 이천은 지환을 직접 대면할 필요가 없었지만, 업무를 보고할 때도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후에 이서의 상황이 눈에 띄게 좋아지자, 지환의 정서도 눈에 띄게 좋아졌고, 부하 직원들은 그제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YS그룹에서 이서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살아있는 보살’로 모실 지경이었다.

바로 그때, 이천은 지환에게 설명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더욱 섬뜩한 장면을 맞이해야만 했다.

문밖에 서서 기다리던 이서가 갑자기 문 쪽으로 다가와 무언가를 중얼거린 것이었다.

“이상하다, 분명히 무슨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이천이 곧바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지만, 문밖에 있던 이서는 다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 선생님, 안에 계시는 거죠? 소리도 들리는데 왜 나와보지 않으시는 거예요?”

이서는 말할수록 밀려오는 불안감과 조급함을 느꼈다.

“설마 또 저번처럼 숨어서 저를 만나주지 않으시려는 거예요?”

지환이 이천을 노려보며 문 뒤에 숨으라고 눈짓했고, 곧이어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린 후, 지환을 마주한 이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제야 문을 여시는 거예요?”

이서가 지환의 소매를 꽉 잡았다.

“장희령이라는 사람이 선생님의 가면을 벗기려고 해서 화가 나신 거예요?”

“저는 그 여자랑 아무런 관련도 없어요! 제가 시킨 게 아니었다고요!”

이서는 가면에 관한 일에 마음이 상한 지환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한 것이라 여기는 듯했다.

그녀조차도 지환의 얼굴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말이다.

지환이 웃는 듯 마는 듯하며 이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길을 마주한 이서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바보.”

“지금 누구더러 바보라는 거예요?”

“너.”

지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바보도 아니면서 그런 말을 한 거야?”

이서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하긴, 장희령이 전에 나를 얼마나 괴롭혔는데, 우리 두 사람이 한 패일 수 있겠어.’

‘하 선생님도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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