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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자책감을 느끼다

저녁에 무진이 집에 도착했을 때, 성연도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성연은 지금 할머니 안금여를 위해 최상의 약재들만 넣어서 보양탕을 끓이고 있다.

비록 안금여가 다치지 않았고 검사에 문제가 없는 걸로 나왔지만, 성연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놀랐을 두 사람의 몸을 보양시켜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종일 끓이고 있는 중이다.

언제 먹어도 상관없는 약재들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어 자주 먹으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 엠파이어 하우스 창고에서 꺼내 온 것들이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약재들이었다.

무진은 바삐 움직이는 성연의 모습을 지켜보며 이내 입꼬리를 위로 당겨 올렸다. 그러나 자조적으로 보이는 웃음은 억지로 만들어 낸 게 분명했다. 진짜 웃음이 나올 리가 없다.

‘손건호의 말처럼 성연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무진도 마음속으로 성연을 믿고 있다.

그 자리에 서서 성연을 잠시 바라보던 무진은 성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몸을 돌려 위층으로 향했다.

그러나 성연은 예민한 감각으로 무진의 알아채고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뒤에 서 있던 무진이 몸을 돌리는 게 보였다.

성연은 보양탕을 약한 불로 조절한 후에 손을 닦으며 무진에게 다가갔다.

“집에 왔다고 왜 말하지 않았어요?”

성연을 보자 무진의 표정이 금세 부드러워지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 되었다.

내내 복잡해 보이던 표정이 바로 사라졌다.

무진이 성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 바쁜 것 보고 일부러 안 불렀어. 공부하기도 힘들텐데 이렇게 힘들게 하지 않아도 돼. 고택에도 주방이 있으니 조리법만 전해줘도 돼.”

고3 수능을 앞둔 성연인 요즘 거의 매일 시험이 있었다.

타고난 실력을 가진 성연이라 해도 기본적인 학습과 복습을 해주어야 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니 무진의 마음이 아팠다.

안금여와 강운경을 돌보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성연을 돌보는 사람은 없었다.

자신은 평소에 회사 일로 바쁘고, 성연이 철이 들어 어른스러웠다. 그래서 성연의 감정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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