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송아연은 강진성을 유혹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들은 오래전부터 관계를 맺으며 여러 호텔들을 돌아다녔다.손이 큰 강진성이 아연에게 선물도 많이 보냈다.돈에 눈이 먼 송아연 같은 여자는 돈으로 매수하면 된다고, 강진성은 아주 의기양양하게 생각했다.그리고 아연은 말을 잘하는 편이라 강진성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아연과 같이 있는 시간이 꽤 길어졌다.그런데 요 며칠 아연은 몸이 좀 이상한 걸 느꼈다.아침에 일어나면 먹은 것들을 대부분 그대로 토한다.입맛도 없었다.송종철이 출근하러 나간 후, 집에는 임수정과 아연 두 사람만 있었다.강진성이 또 수표로 아연 가정의 어려운 상황을 도와주었다.지금 아연은 집안의 보배였다.엄마 임수정뿐만 아니라 아버지 송종철도 아연을 무척이나 애지중지하ㅏ며 거의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 있었다.두 사람은 또 아연을 위해 보양식을 만들어 주려 아예 전문 세프를 초빙하기까지 했다. 그래야 힘을 내어 계속 강진성을 꼬실 수 있을 테니까.어쨌든 지금 송씨 집안에서는 아연을 통해 가세를 일으켜 반등하기를 바라고 있었다.아침에 임수정은 아연에게 제비집 요리를 직접 가져다주었다.“아연아, 이거 정말 몸에 좋은 요리야. 너희 아버지 사업 파트너가 준 건데, 자기 먹는 것도 아까워서 너 먹으라고 가져왔어.” 제비집은 윤택이 흐르며 투명해 보이는 게 딱 봐도 상등품이었다.예전에는 이런 귀한 음식들을 자주 먹어 보지 않았다.아주 맛있어 보여 분명히 먹고 싶었다. 그런데 숟가락이 입에 닿는 순간 바로 구토가 올라와 즉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임수정도 깜짝 놀랐다.얼른 일어나서 아연의 뒤를 쫓아갔다.“아연아, 아연아, 아이고, 무슨 일이야?” 임수정이 아연 뒤에서 등을 두드려 주었다.화장실에서 한참을 웩웩거렸지만 제대로 토해 낸 건 없었다.아연을 거실로 데리고 간 임수정이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아연은 물을 마신 후에야 속이 좀 편해졌다.“아연아, 이런 지 얼마나 됐니?” 임수정은 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린 임수정이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움직이자 아연은 즉시 불만스러워했다.“엄마, 우리 지금 진찰을 받으러 온 거예요, 아니면 물건이라도 훔치러 온 거예요? 나는 지금 강진성의 여자 친구라구요. 창피해서 죽을 것 같아. 그리고 지금 우리 집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런 허름한 병원에 와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겠어요?” 아연은 인테리어가 좀 허름한 병원을 보면서 눈에 혐오감을 느꼈다.필사적으로 몸을 낮추려던 임수정은 아연의 날카로운 음성에 주위를 둘러보았다.“아이고, 조상님, 좀 조용히 해. 이따가 알게 될 테니. 아무튼 엄마가 널 해칠 리가 있겠니?”아연은 여전히 눈살을 찌푸렸다.결국 임수정의 노파심에 설득을 당한 아연이 결국 병원에 들어갔다.접수하고 또 검사를 한 후, 의사가 아연의 이름을 불렀다.임수정이 아연과 함께 들어갔다.의사 앞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에게 진찰을 끝낸 의사가 말했다.“송아연 씨, 임신하셨습니다. 아이가 7주 정도 되었네요.”“임신이라고요? 진짜예요?” 아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어 했다.아연의 마음 속에 놀라움에 이어 강렬한 기쁨이 뒤따랐다.아이가 생겼다는 것은 자신이 강씨 집안 셋째 손주 강진성의 아내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앞으로 쓸 돈을 걱정할 일은 없겠지?“정말입니다. 아기가 건강하네요. 앞으로 정기적으로 검사 받으러 오세요. 또 휴식에도 많이 주의하시고 격렬한 운동은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영양도 충분히 보충해야 합니다.”의사가 웃으며 아연에게 말했다.“선생님, 감사합니다.”인사한 아연은 임수정을 끌고 나갔다.임수정은 아직도 좀 멍한 상태이다.과연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 아연의 임신이 확실했다.병원 내 사람이 없는 곳을 찾은 임수정이 아연에게 물었다.“아연아, 너 이 아이, 어떻게 할 거야?”“당연히 낳아야지.” 아연이 왜 그런 걸 묻느냐는 듯한 눈빛으로 임수정을 바라보았다.“그런데 강진성이 낳으라고 할까?” 임수정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처음에는
지금 아이가 생긴 게 임수정은 기쁘면서도 절반은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중요한 건 강진성 쪽의 태도를 보아야 했다. 만약 강진성이 이 아이를 원한다면 당연히 크게 기뻐할 일이다.그러나 만약 강진성이 원하지 않는다면 자신들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북성에서 최고 권세를 가진 강씨 집안과 자신들이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기다리기 힘들었던 아연은 집에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바로 강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서프라이즈가 있으니 나오라고 불렀다.강진성은 아연과 꽤나 마음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마침, 요즘 다른 여자를 찾지 못한 참이어서 나오라는 아연의 말에 알았다고 승낙했다.강진성이 다가오자 아연은 즉시 앞으로 뛰쳐나와 강진성을 껴안았다. 부드럽고 달콤한 음성으로 불렀다.“진성 씨.”강진성이 경박스럽게 아연의 턱을 들어올렸다.“왜? 우리 애기는 하루도 날 안 보면 생각이 나는 거야?”“물론이죠. 나는 시시때때로 진성 씨와 함께 있지 못하는 게 한이에요.”아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말해 줄 서프라이즈가 있다며? 도대체 무슨 서프라이즈야?”강진성이 웃으며 물었다.아연이 그의 귓가에 대고 음성을 낮추어 말했다.“나, 임신했어요.”아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강진성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뭐?”아연은 강진성의 얼굴을 못 본 척하며 다시 한번 말했다.“나, 임신했어요.”아연과 관계를 가질 때마다 매번 예방 조치를 했던 강진성은 그런데 어떻게 임신할 수가ㅏ 있지, 하고 생각했다.“이 아이, 내 아이가 맞아?” 강진성이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이렇게 말하자 아연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잊지 말아요. 난 당신이 처음이었어요. 이 아이가 당신 아이가 아니면 누구 애라는 거예요?” 강진성이 양심도 없다고 아연은 생각했다.‘어떻게 날 의심할 수가 있어?’“얼마나 됐어?” 강진성이 물었다.“의사가 7주라고 했어요.” 아연이 대답했다.강진성은 잠시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7주면 자신이 아연을 막 알게 되었을 때가
아연의 말에 강진성은 분노를 느꼈지만, 지금 자신이 아연의 손에 꼼짝없이 잡혀 있음을 생각하고 어쩔 도리 없이 참았다.우선 아연을 달랜 뒤에 집에 가서 어른들과 상의할 수밖에 없었다.아연은 마지못해 강진성을 믿기로 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강진성은 할아버지에게 가서 이 일을 상의했다.할아버지 강상규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강상규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로 강진성을 향해 집어던졌다.“내가 송아연에게 접근하라고 한 걸, 넌 이렇게 접근한 거냐? 일도 제대로 못해내는 덜 떨어진 놈 같으니. 을 성사시키기에는 부족하고 일을 망치기에는 남은 녀석! 이렇게 자기 관리를 못해?”할아버지가 어찌나 화를 내는지 강진성은 당연히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이 일은 확실히 자신의 잘못이다. 할아버지가 아연에게 접근하라고 시키셨고, 그 역시 그대로 따랐다.게다가 송아연은 꽤 예쁘장하게 생겨서 좀 데리고 놀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것이다.그런데 아이를 가져서 곤란하게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할아버지, 잘못했습니다.” 강진성이 울상을 지었다.하필이면 송아연이 임신을 할 줄이야,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당연이 자신이 원한 결과가 아니었다.“지금 잘못을 알았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야? 돈에 눈이 먼 여자애가 마음먹고 달라 들었는데. 아이도 일부러 작정하고 가진 건지 누가 알아? 네가 걔 수에 넘어간 걸 아직도 모르겠어?” 강상규는 송아연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아이를 가진 거라고 속으로 의심했다.일찍이 손자 강진성에게 송아연에게 접근해 보라고 시켰을 때, 이미 송씨 집안에 대해 조사했었다.그래서 그들의 인성이 어떤지 이미 파악했었다.송 씨 집안 사람들은 정말이지 자신의 생각을 쇄신시켰다.‘얼마나 생각이 깊어서 감히 내 손자를 건드려?’‘죽을 지 살 지도 모르고 말이지.’그 가능성을 생각한 강진성도 송아연을 원망하는 동시에 마음이 차가워졌다.“할아버지, 지금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마음을 정하지 못한 강진성이 할아버지 강상규에게 도움
강진성 역시 그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그는 아직 제대로 다 놀지도 못했는데.송아연 같은 평범하고 재미없는 여자가 자신을 구속하다니.그런데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강진성은 집에서 며칠 동안 고민했다.밖에 나가지도 않은 채.결국 스스로 방법을 찾아냈다.그리고 바로 아연을 불러냈다.아연은 요 며칠 집에서 임수정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켰다.임수정 또한 자신의 딸이 어떤 보물 덩어리를 품고 있는지 점차 알게 되었다.앞으로 그녀는 강씨 집안의 장모가 되는 것이다.앞으로 찬란한 꽃 길이 펼쳐질 것이다.무엇을 더 원하겠는가?임수정은 벌써 상상이 된다. 앞으로 자신에게 펼쳐질 꿈만 같은 날들이.송성연 그 백여시에게 기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강씨 집안 셋째 도련님, 강진성도 나쁘지 않았다.앞으로 성연이 자신을 만나면 공손하게 대해야 하지 않겠어?생각할수록 임수정은 통쾌한 마음이 들었다.그래서 이전보다 더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아연을 보살폈다.아연의 한 몸에 그들 일가족의 온 기대를 걸고서.요 며칠 임수정은 아연을 포동포동하게 살찌우기 위해 직접 요리하기도 했다.아연이 주문할 필요도 없었다.좋다는 것들은 죄다 아연 앞에 내밀었다.며칠 후, 강진성이 아연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아이 문제가 분명했다. 대책이 생겼나 보다.임수정도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대화 내용을 들었다.그래서 아연의 옷 차림을 도와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연아, 반드시 이 보물단지 손자를 꼭 지켜야 해. 엄마의 남은 인생이 모두 너에게 달렸어.”임신한 사실을 알고부터 아연은 아주 의기양양했다.그러나 뒤늦게 현실을 깨달은 지금 좀 당황스러웠다.그녀 자신도 아직 어린아이일 뿐인데 말이다.뱃속에 갑자기 아이가 생겼다니,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또 임신한 사람은 쉽게 감상적으로 되는지, 아연의 얼굴에는 저도 모르게 근심이 가득했다.한창 이야기하고 있던 임수정은 멍하니 있는 아연을 쳐다보았다
연일 걱정을 하고 있었던 데다 강진성이 겁을 주자, 아연은 완전히 겁에 질려 버렸다.이미 위태할 정도로 심리적 한계에 내몰린 아연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집에 돌아가 임수정에게 알렸다.강진성의 말은 사실이었다. 강씨 집안의 위세는 북성에서 하늘을 찌를 듯했다. 비록 셋째 일가라 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들을 일어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그리고 막상 강씨 집안을 고소한다 해도 저들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처음에는 임수정이 아연을 설득했었다.그러나 지금 강씨 집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자 이제 엄마 임수정이 쉽게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마치 다 잡은 걸 두 눈 멀쩡히 뜬 채 놓친 듯했다.게다가 아연이 이미 아이를 가졌는데 어떻게 그리 간단히 끝내자고 한다고 끝낼 수 있단 말인가?임수정이 아연을 보며 말했다.“강진성이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돌아설 여지가 하나도 안 보여?”“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말했어. 엄마, 그만둘까 봐.” 강씨 집안과 직접 맞서다니.그리고 뱃속의 아이에 대해서 정말이지, 일말의 기대도 없었다.“안 돼,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아빠가 돌아오면 다시 얘기하자.” 의자에 앉아 있는 임수정의 표정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아연이 그렇게 쉽게 아이를 가질 줄은 정말 몰랐다.이 아이는 그들에게 있어서 뜻밖의 선물이었다.강진성은 되는 대로 돈을 써서 자신들을 떨쳐내려는 생각이겠지?자신들이 떨쳐내고 싶다고 떨쳐지는 그런 쉬운 존재란 거야?아연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 채 엄마 임수정의 말만 들으며 조용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임수정이 아연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위로했다.“괜찮아, 걱정 마. 엄마가 알아서 할게.”아연은 아무렇게 고개를 끄덕였다.마음에 얼마간 상처를 받았다.어찌 되었든 강진성과 꽤나 오래 함께 시간을 보냈건만, 이 아이는 강진성의 아이였다.그런데 그가 이렇게 잔인하게 나오다니.송종철은 퇴근하고 돌아오자, 임수정이 이 일을 송종철에게 말했다.강씨 집안을 상대할 생각에 저도 모르게 겁
송종철 세 식구는 기세 등등하게 강씨 집안 고택으로 갔다.마침 안금여도 집에 있었다.그들이 찾아왔다는 집사의 보고에 사실 안금여는 약간 놀랐다.‘송씨 집안 사람들이 왜 왔지?’속으로 궁금했지만 집사를 시켜 들어오라고 했다.저들의 목적이 무엇이든 안금여가 저들을 꺼릴 이유가 뭐란 말인가?당연히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다.송씨 집안 세 식구가 자리에 앉자 안금여는 집사에게 차를 내오라고 했다.차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임수정이 참지 못하고 찾아오게 된 자초지종을 털어 놓았다.긴장한 임수정의 말은 아주 빨랐지만, 안금여는 똑똑히 알아들었다.간단히 말해, 강진성이 지금 아연을 임신시킨 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안금여는 강상철, 강상규의 두 손자가 어떤 성품인지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뼛속까지 나쁜 놈들로 건들건들거리며 놀기를 좋아했다.평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서 안금여도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그 두 사람은 당연히 강상철과 강상규가 가르치고 단속해야 할 터.그러나 지금 안금여는 눈 앞에 있는 송씨 일가에 대해 더 어이가 없었다.임수정은 성연이의 계모다. 성연이 이 재혼가정에서 홀대 받은 건 그렇다고 치자.‘그런데 작은 딸을 제대로 관리 못해서 임신을 하게 해.’이것은 강씨 집안에 있어서 그야말로 막대한 오점이 될 터였다.‘강진성 이 놈은 강씨 집안 자손이 되어서는 왜 이렇게 선도 안 지키고 노는 거야.’지금 강씨 집안이 저 어린 놈들로 해서 오물을 뒤집어쓰게 생겼다.차를 한 모금 마신 안금여는 차 향기에 간신히 마음속의 분노를 누를 수 있었다.“지금 말씀하신 게 모두 사실입니까?” 안금여가 느릿느릿 물었다.임수정이 곧장 대답했다.“당연히 사실입니다. 회장님, 제가 어떻게 제 딸의 순결을 가지고 농담을 하겠습니까? 임신진단서도 받았는데, 보여 드리겠습니다.”말하면서 정말 가방에서 진단서 한 장을 꺼내 안금여에게 건넸다.안금여는 거절하지 않고 바로 받았다.“좀 보지요.”안금여는 속으로 화가 치밀었다.강진성과
임신진단서를 보고 난 안금여는 더 화가 났다.참 장하기도 하다. 들은 바로는 강진성과 송아연과 함께 한 지도 얼마되지 않았다고 하던데,만나자마자 아이부터 만들다니.이 모든 게 강씨 집안에서 생긴 일이다.어쨌든 북성의 명문대가인 강씨 집안이 가장 중시하는 게 예절과 규율이다.그런데 강진성이 이런 짓을 벌이다니.생각할수록 화가 났다.안금여는 의연하게 분노를 눌렀다.그리고 직접 강상규와 강진성에게 전화를 걸어 건너오라고 불렀다.그리고 집사에게 강씨 집안의 모든 어른들에게도 연락해서 증인이 되게 했다.30분이 안되어 모두들 속속 달려왔다.그러나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온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지만, 서로의 시선에서 망연함만 확인했다.안금여 회장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인 걸 보면 아마도 무슨 큰일이 난 것 같았다.이때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불안감과 긴장감에 휩싸였다.안금여가 자신을 거명할까 봐 두려울 정도다.안금여와 강무진의 무자비한 수단을 사무실에서 이미 보았지 않나?자신들은 강상철, 강상규만큼 밑천이 두둑하지도 않았다.만약 지금 관리하고 있는 한 두 회사의 경영권을 회수한다면, 그럼 그들은 정말 버틸 방법이 없었다.모두들 단정하게 앉은 채로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거실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듯 조용했다.임수정도 강씨 집안의 엄격한 규율을 처음으로 느꼈다.안금여가 강씨 집안에서 이처럼 위엄이 있을 줄은 몰랐다.외부에서 잘 나가는 이 인사들도 강씨 집안에서는 꽁무니를 사리는 존재일 뿐.여기까지 생각하자 임하는 저도 모르게 약간 의기양양한 느낌이 들었다.보아하니 이번에 자신이 안금여를 찾으러 온 건 정말 상대를 잘 찾은 듯하다.강진성과 강상규는 제일 마지막에 도착했다.안금여가 또 무슨 꼬투리를 잡고 자신들을 난처하게 하려는 줄 알았던 것이다.두 사람은 오는 것도 좀 귀찮았다.근데 송씨 집안 세 식구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는 걸 본 순간, 안금여가 그들을 돌아오게 한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