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의 경호원인 두 사람은 평소 밀착 상태로 늘 그녀와 함께 했다.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연을 보호하기 위한 사부님의 안배였다.사부님이 직접 훈련시킨 두 사람은 성연 턱밑까지 따라오는 실력을 가졌다.서한기의 실력보다 뛰어나지만 평상시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성연에게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그렇게 사람들이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의식하지 못하게 했다.하지만 성연은 저들이 자신과 떨어져 있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저 둘의 사명이니까.두 경호원이 성연을 보고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성연도 살짝 고개를 까닥였다.세 사람이 모이자 더 이상 망설임 없이 바로 움직였다.전문 훈련을 받지 않은 시정잡배 수준의 십여 명은 성연 같은 전문가 앞에서 정말 목불인견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에게 제압당한 사내들이 모두 몇 명씩 한 꾸러미로 묶였다.경호원 중 하나가 어디선가 걸상 하나를 가져와 성연이 앉게 했다.성연도 사양하지 않고 걸상에 앉았다.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눈앞에 무릎 꿇고 있는 사내들을 보면서 자백을 강요하기 시작했다.“말해봐, 나를 납치하라고 너희들을 사주한 사람.”자신의 납치를 사주할 만한 사람에 대해 성연은 정말 아무런 짐작도 되지 않았다.‘날 납치하게 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라는 말이야?’단서가 없었다.고문을 해야겠는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한 놈이 말했다. “그냥 네가 예쁘고 돈도 있어 보여서 너를 납치한 거다. 다른 사람의 사주는 없어.”저들이 한 이 말을 그녀가 믿을 리가.북성남고에는 예쁘고 돈 많은 학생들이 널렸다.죽기 살기로 자신을 노렸다는 게 너무 공교롭지 않은가.그리고 학교 앞에서 자신을 납치할 때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다는 건 저들의 목표가 자신이라는 반증이다.분명히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저들이 지금 배후의 인물을 자백하지 않는다는 건 아마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일 터.성연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은 많으니까.“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말 안 해? 너
그 자리에 있던 사내들 모두 그 분의 무서움을 잘 알았다. 만약 실토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더 끔찍할 것이다.‘이런 채찍쯤은 모두 겨우 견딜 수 있어.’이를 악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눈앞에는 결국 어린 계집애일 뿐이다. 자신들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저들의 생각을 알아차린 것 듯, 성연은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손의 동작에 힘을 좀 더 주자 채찍이 사내들의 몸 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했다.그리고 성연이 큰 소리로 위협했다.“너희들 잘 생각해. 만약 입을 안 열고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성연의 채찍에 맞으면 정말이지 너무 아팠다.뒤로 가자 진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사람이 나왔다.바로 입을 열었다.“말, 말할 게요.”사내들 사이에서 하나의 음성이 흘러나왔다.성연이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좋아, 말해.”그녀의 채찍 아래에서 꽤나 오래 버틴 셈이다.이 놈들의 지구력이 그런 대로 괜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때 누군가 저지하려 소리쳤다.“너 미쳤어? 말하지 마.”그 분의 성격으로 봐서는 입을 여는 순간 돈을 못 받는 건 둘째 치고 뼈도 못 추릴 터였다.“너무 아파서 참을 수가 없어요.”호소하는 사내의 음성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이런 아픔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못난 놈.”말리던 사내가 퉤, 하고 사납게 침을 뱉었다.성연이 냉소를 지으며 저들의 하는 양을 바라보았다.“너희들 말하려면 빨리 말해. 너희들과 같이 노닥거릴 시간이 없어.”‘하, 저렇게 졸렬한 연기라니.’성연이 말을 하는 동시에 저들의 몸에 채찍을 휘두르는 걸 잊지 않았다.의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부위가 가장 아플지 당연히 잘 알고 있는 성연이었다.‘저 사람들 곧 참을 수 없을 걸.’저들이 즉시 일어나며 말했다.“아가씨, 이야기 좀 해요. 제발 그만 휘둘러요.”성연이 턱을 치켜든 채 동작을 멈추었다.“좋아, 말해봐.”“네, 강상규 사장님이 당신을 납치하라고 우리를 고용했습니다.”사내가 바로
회사에 남아 있는 무진은 좌불안석이었다.시간이 늦어져 성연의 상황이 더 위험해질까 걱정스러웠다.다행히 진우현 쪽에서 소식이 왔다.각 구간을 모니터링해서 성연이 있는 대략적인 위치를 추정했다.그 차량은 교외로 사라졌다.진우현이 자신의 추론을 무진에게 들려주었지만 그 역시 확실하지는 않았다.누가 생각했겠는가. 꽃을 피울 줄 모르던 천년 고목 같던 자신의 친구가 드디어 한 여자아이에게 넘어가다니.평소라면 좀 놀려볼 테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친구가 가장 큰 조력자가 될 수밖에.무진이 알았다는 것을 표시한 뒤, 진우현에게 감사인사를 했다.조급한 무진의 마음을 이해한 우현이 농담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돌아오면 전화해서 안부를 전해달라는 우현의 말에 무진이 그러마, 하고 약속했다.무진이 곧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우현이 다시 갑자기 입을 열었다.“무진, 너 답지 않아. 무슨 일을 하든 이성을 잃지 마. 네 위치에서 절대 가져서는 안되는 게 약점이야. 그렇지 않으면 바로 다른 사람이 너를 위협하는 꼬투리가 될 거야.”오래동안 웅크린 채 기다렸던 무진이었기에 이 이치 또한 잘 알고 있으리라 우현은 생각했다.하지만 오늘 무진의 전화를 받고 그의 초조한 음성을 들었을 때, 우현은 확신할 수 없었다.‘됐어, 진짜 감정이란 놈은 사람 혼을 빼놓는 군.’“난 그녀를 보호할 능력이 있었어.” 이를 악 다물고 있던 무진이 결국 한 마디를 뱉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러지 못했다는 걸.이 일은 냉정해야 했다.“하아.” 우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됐고, 그럼 너도 조심해. 네까지 거기에 끼워 넣지 말고.”“음.”무진이 담담히 대답했다.무진은 직접 교외 부근으로 나갔다.그곳에 갔을 때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 주차된 차가 보였다.잠시도 기다리지 못했던 무진이 바로 사람을 데리고 뛰어들려고 했다.성연의 일에 맞닥뜨리기만 하면 이제까지의 냉정함은 사라지고 없었다.조마조마한 마음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바깥의 동정을 살피던 성연의 눈에 사람들의 그림자가 비쳤다.성연은 저들의 지원군이라고 생각했다.정탐을 위해 보낸 한 명이 몰래 살피고 돌아왔다.성연에게 낮은 음성으로 ‘강’이라는 한 마디만 전했다.성연은 잠시 멍했다. 강씨 집안에서 이토록 멀리 떨어진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무진뿐이다.하긴 한참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응답도 없었으니, 운전기사가 이미 무진에게 보고했을 터였다.무진이 얼마나 걱정했을 지 알 수 없었다.생각을 하던 성연이 바로 결단을 내렸다. 남자들을 하나하나 쳐서 기절을 시켰다. 두 경호원도 따라서 거들었다.이 남자들이 깨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지 않도록.“물러가.” 성연이 낮은 음성으로 말하자 경호원 두 명이 황급히 다른 쪽으로 사라졌다.무진이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런 기척이 없자 수하들을 데리고 바로 돌진했다.격전이 있을 줄 알았다.아니면 납치범들이 성연을 인질로 해서 자신에게 조건을 말하든가.무진은 속으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오직 성연이만 괜찮다면 뭐든 승낙할 생각이었다.그런데 사실은 자신이 상상한 것과 좀 달랐다.바닥에 한 무리의 사내들이 누워 있었다. 겹겹이 쌓여 누운 모양새가 좀 우스꽝스러워 보였다.유독 바닥에 앉은 성연의 두 눈이 좀 멍해 보였다.서로 한 차례 시선을 맞춘 무진과 손건호의 얼굴에 아연실색한 표정이 떠올랐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손건호는 더욱 의심스러웠다. ‘설마 송성연이 이 많은 사람들을 다 쓰러트렸단 말이야?’‘그게 가능하다고?’마음속에 수많은 의혹이 들어찼다.그러나 무진에게는 성연의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성연이만 괜찮으면 돼.’무진이 얼른 다가가 성연을 품에 안았다.“성연아? 어때?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다치지 않았으니 걱정 마세요.” 성연이 무진의 눈에 가득 들어앉은 걱정의 빛을 알아차렸다.그녀는 무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안심시켰다.“너 때문에 하마터면 놀라 쓰러질 뻔했다.” 무진이 눈치채지 못
손건호는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두 사람이 포옹을 풀 때까지 기다렸다.만약 이럴 때에 방해헸다가 의심의 여지없이 자기 보스에게 찍힐까 겁내며.거진 시간이 되었다 싶을 때 손건호가 입을 열었다.“작은 사모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성연이 재빨리 대답했다.“조금 전에 누군지 모르겠지만 솜씨가 대단한 두 사람이 나타나서 나를 구해주고 이 남자들을 기절시켰어요.”말하면서 성연이 몸을 돌려 무진을 바라보았다.“설마 무진 씨가 보낸 사람이에요?”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람을 보내 성연을 뒤쫓게 했지만 그들은 진즉에 성연을 놓쳤었다. 하지만 무진은 이 일을 성연에게 말하지 않았다.자신이 성연을 믿지 않아서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사실 처음 시작한 취지는 확실히 그랬었다.그러나 후에 이런 사람들의 존재는 바로 성연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저들이 이렇게 쓸모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그러나 무진은 지금 성연과의 관계가 아주 좋다고 생각했다.이런 일들을 말해서 그들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그래서 무진은 간단히 대답했다.“내가 보낸 사람들은 아니지만 네가 괜찮으니 됐어.”만약 성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했다면 무진은 절대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손건호가 옆에서 중얼거렸다.“그런데 왜 사람들을 기절시켰지?”그 점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았다. ‘깨어 있는 게 이야기하기 더 좋지 않나?’지금 정신을 잃은 상태라 저들도 상황을 다 알지 못할 터.성연은 손건호가 이 문제를 물어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어찌나 예리한지 사건의 핵심을 단번에 짚었다.성연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아마 저들이 너무 시끄럽게 군 건 아닐까요?”성연의 해석에 동의한다는 듯이 손건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무진을 바라보던 성연은 문득 뭔가 생각이 났는지 무진에게 말했다.“조금 전 그 두 사람이 나타나기 전에 이들에게 말을 걸어보려고 했어요. 이들이 말하길 셋째 할아버지 강상규 사장이 자신들을 보냈다고 했어요.”무
줄곧 침묵하며 입을 열지 않던 무진이 한참 뒤에 손건호에게 지시했다.“너는 이 사람들을 끌고 가라.”감히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납치하다니 반드시 응징해야 할 터.손건호는 보스의 뜻을 잘 이해했다.그 역시 절대 이 놈들을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다.일을 모두 지시한 후, 무진이 성연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안금여와 강운경은 벌써부터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무진이 성연을 데리고 들어오는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성연을 본 두 사람의 관심은 끝이 없었다.안금여가 즉시 달려가 성연을 안았다.“성연아, 얘야 괜찮니? 아이고, 이 할머니 네 걱정으로 죽는 줄 알았다.”이미 무진을 안심시켰던 성연에게 또 다시 안심시켜야 할 두 사람이 더 남아 있었다.하지만 성연은 조금도 귀찮게 생각되지 않았다.이들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아끼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성연은 나지막한 소리로 속삭이며 안심시켰다.“할머니, 저 괜찮아요. 보세요, 저 여기 멀쩡히 서 있잖아요?”운경도 성연의 납치에 크게 놀랐다.운경이 창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대체 누가 감히 우리 강씨 집안의 사람을 납치한 거야? 정말 우리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모양이군.” 성연의 신분을 발표한 이후로 신변에 그다지 불편한 일은 없었다.납치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러나 운경은 이런 일을 벌인 사람이 설마 같은 강씨 집안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않았다.성연이 바로 셋째 할아버지라고 알려주었다.운경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저들, 저들이라고? 정말 어이없네.”성연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들은 안금여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무진아, 이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가 없구나. 강상철, 강상규 저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노기등등하게 말을 끝낸 안금여가 성연을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성연아, 네가 괜찮다니 정말 다행이구나. 이번에는 강씨 집안이 너에게 잘못했구나.”아마도 강상철과 강상규는 무진이 성연을 얼마나 좋아
무진은 강상철, 강상규에 관한 자료들, 범죄의 증거들을 암암리에 수집했다.크고 작은 사건을 막론하고 어느 것도 그냥 두지 않으리라 다짐했다.이번에 강상규가 성연을 건드림으로써 강무진의 임계치를 건드린 것이라는 게 확실해졌다.무진은 강상철과 강상규를 일망타진할 생각이다.하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조금씩 그들을 잠식해 들어가 반격할 힘이 하나 남아있지 않게 할 것이다.무진 앞에는 두꺼운 자료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모두 요 몇 년간 저들이 해 놓은 일들.어둡게 가라앉은 무진의 얼굴이 무척 냉랭했다.앞에 놓인 서류더미를 주시하는 모습이 마치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흉악범죄를 앞에 둔 듯하다.실제로 서류 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들어온 손건호는 서류를 쳐다보고 있는 무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 모습에 오싹 소름이 돋은 손건호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소리를 낮추어 무진을 불렀다. “보스, 회의가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올 사람들은 다 왔어?” 무진이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냉정하고 차분한 모습을 되찾은 후였다.마치 방금 보았던 모습이 모두 착각이라는 듯.손건호가 대답했다.“네, 다 왔습니다.”그는 무진이 말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오늘 회의실에서 누군가는 아주 낭패를 당할 것이다.손건호의 말을 들은 무진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다 왔으면 가지.”고개를 끄덕인 손건호가 무진의 뒤를 따랐다.넓은 회의실 앉아 있는 이들은 모두 WS그룹의 핵심 인물들이다.주주, 임원, 그리고 강상철과 강상규 라인의 사람들.오늘은 매달 열리는 정례회의로 프로젝트의 진척 사항과 실적을 보고해야 하므로 모두 참석해야 하는 자리였다.무진은 평소대로 임원들의 업무 보고를 들었다.회의가 끝나갈 때쯤 자리에서 일어선 무진이 거침없이 강진성을 향해 칼을 뽑아 들었다.“강진성 지사장, 얼마 전에 맡았던 프로젝트의 손실이 매우 심각하군요. 원래 수익의 10%도 안 될 정
그러나 무진은 조금도 체면을 봐 주지 않았다. 또 마음이 약해지지도 않았다.무진이 이어 말했다.“뿐만 아니라 강 지사장은 회사에 배정된 승용차를 몰며 폭주를 즐겼습니다. 그래서 그룹 차원에서 차량을 회수하도록 하겠습니다.”이 차는 강진성이 강상규를 오랬동안 졸라서 겨우 얻어 낸 람보르기니 한정판이었다.당시 강상규가 신경을 많이 썼던 차량이었다.생각해 보면 당시 강진성이 막 지사장이 되었을 때였다.그래서 강상규는 손자에게 이 차를 배정하도록 회사에 압력을 넣었다.강진성의 출근 수단으로 삼고자.그는 이렇듯 편리하게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강진성에게 차를 건네주었다. 한 마디로 진짜 일거양득이었던 셈.그런데 강상규는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 못했다.결국, 이 차가 쓴 것은 확실히 회사의 공금이었다.이제 그들은 반박할 여지조차 없었다.강진성의 분노는 더 심했다.차가 회수되자 강진성의 심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강무진에 대한 마음속의 원한이 더 깊어졌다.‘강무진 저 놈은 회사를 관리만 할 뿐이면서 뭐가 그리 기세 등등해?’그러나 결국 자신의 잘못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강진성은 간신히 자리만 지킨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강진성을 바라보는 주주들은 하나같이 비난의 표정이었다.강상철과 강상규의 손자들이 암암리에 노는 것을 즐긴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하지만 당시에는 강무진처럼 비교될 만한 뛰어난 인재가 없었다.주주들이 볼 때 그들은 억지를 부렸었다.하지만 지금은 저 화면의 데이터와 같다.일단 비교해 보면 구름과 흙만큼이나 구분이 갈 정도다.어쩐지 매 업무마다 본가에서 그룹을 경영하더라니.본가의 유전자는 뛰어났다. 강무진은 난감한 스캔들 기사 하나 없었다.강진성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주주들은 자기들도 모르게 같은 강씨 성인데 어찌 이리 차이가 큰지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어떤 주주도 중간에 끼어들지 않았다.아무리 싸워도 그것은 그들 강씨 집안의 일이지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었다.그들은 강씨 집안의 누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