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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감정을 키워라

마지막까지 대화를 나누며 손자가 괜찮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안금여는 한숨을 내쉬었다.

두 아이는 안금여가 집에서 가슴을 졸이며 자신들을 염려하고 있는 지 모를 것이다.

이제 드디어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게 된 안금여.

안금여가 얼굴을 활짝 펴며 말했다.

“이건 정말 좋은 기회야. 너희 같이 젊은 애들은 둘이 손잡고 놀러도 다니고 하면서 이 기회에 감정도 좀 키우고 그래라.”

안금여 생각에는, 시골에서 쭉 살아온 성연이 틀림없이 이번이 처음 해외 출국일 터였다.

그러니 당연히 무진이 잘 해야지. 성연일 데리고 이곳저곳 다니며 외부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켜줘야지.

요즘 젊은 애들은 모두 노는 걸 좋아하지 않나?

무진의 성격이 너무 답답할까 걱정이다. 성연이 보다 나이가 많으니 두 사람 사이에 세대 차이도 있을 것이고.

감정을 좀 더 키우는 게 당연히 좋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성연은 속으로 정상적인 어른이라면 학업을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해외에 나와 있는 시간이 꽤 길어지며 너무 시간을 지체했던 것이다.

그러나 안금여는 자신의 학업에 대해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물어보지도 하지 않았다.

안금여는 두 사람의 감정이 좋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진이 정말 안금여의 분부를 아주 확실하게 따라 이행했다.

아니, 다음날 아침 일찍 날이 밝자 마자 몸이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도 성연의 방문을 와서 두드렸다.

성연은 아직도 혼곤한 상태로 자고 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난 성연이 실눈을 뜬 채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입구에 서 있는 무진을 보았다.

더 영문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기에 서서 뭐 해요?”

“할머니가 너랑 같이 나가서 좀 걷고 하라고 하셨잖아.”

무진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밖에 아직 운무가 끼어 있는 하늘을 본 성연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지금 몇 시인지 보지도 않았어요? 갈 데가 어디 있다고? 지금은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라고요”

“같이 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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