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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이번 한 번뿐이야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니 서쪽에서 해가 떴는지 시어머니가 이미 저녁 준비를 다 해 놓았다.

진미선을 바라보는 표정이 많이 좋아졌다.

예전이라면 회사에서 일을 끝내고 와서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밥을 해야 했다.

그 기분, 얼마나 답답하고 서러운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진미선이 왕씨 집안으로 시집온 이래 처음으로 따끈따끈한 밥을 먹는 것이다.

과연 쓸모 있느냐, 쓸모 없느냐에 따른 대우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시어머니는 평소와 달랐다. 맛난 것들은 전부 왕대관 앞에 쌓아 놓느라 진미선 앞에는 김치 접시만 있었는데.

이제 진미선 앞에도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놓여 있었다.

시어머니의 변화는 마치 천지개벽이라도 한 듯했다.

생각해보니 왕대관이 낮에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자기 엄마에게 이미 알려준 모양이었다.

어떻게 말했는지는 몰라도 그녀를 대하는 시어머니의 태도가 이처럼 돌변한 것이다.

밥을 먹는데 시어머니가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

“얘 아가.”

그동안 뿌리 깊게 심어진 시어머니에 대한 고정 관념 때문인지, 시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은 진미선이 즉시 젓가락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네. 어머니.”

대답을 하고 난 다음에야 속으로 그런 자신을 비웃었다. 역시 자신은 어쩔 수가 없다고.

지금 집안에서 자신의 위치가 이전과 달라졌는데도 왜 아직도 시어머니에게 굽실거려야 하지?

하지만 이미 대답한 이상 어쩔 수 없지.

“대관이에게서 다 들었다. 그런 좋은 관계가 있다니 앞으로 잘 관리해서 남편을 내조하면 우리 왕씨 집안도 잘되고, 너도 복을 누리지 않겠니?”

왕대관의 모친은 처음부터 진미선이 싫었다.

그러나 지금 어찌 되었든 진미선이 나름 힘을 쓴 셈이니, 좀 더 좋은 낯빛을 보이는 것도 괜찮을 터였다.

자신은 언젠가 아들보다 먼저 떠날 것이니, 진미선이 아들 왕대관을 도울 수 있다면 안심하고 갈 수 있지 않겠는가.

“알았습니다, 어머니.”

시어머니의 말에 진미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리상 시어머니의 말에 일단 수긍의 빛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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