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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게 불가능해

환한 조명 아래 가지런히 내려 뜬 속눈썹 아래 그늘이 지며 무진의 얼굴에서는 어떤 생각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에 잠겼던 무진은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자신이 저 여자애에게 마음이 끌리고 있음을.

처음 만났을 때, 알았어야 했다. 이토록 특별한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불가능함을.

자신의 자제력을 너무 과대평가했다. 송성연의 매력은 너무 과소평가했고.

그러나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일 밖에. 그 뒷감당이야 나중 문제고.

다음 날은 주말이라, 성연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

고3 학생들은 모두 보충수업이 있었지만, 성연에게는 아무런 해당 사항이 없었다.

성연의 성적은 보충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다는 게 이미 시험을 통해 증명된 바.

성연의 보충수업 불참에 대해 교장선생님이 묵인하자 다른 선생님들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화창한 주말에 무진은 회사에 나갔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해진 성연은 따로 보관해 두었던 생일선물을 모두 꺼내 오게 해서 확인하기 시작했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채 하나씩 뜯어보았다.

하나같이 값나가는 선물들이었다. 휴대폰에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이 선물들의 대략적인 가격을 추산해보니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성연은 오전 내내 바쁘게 움직인 끝에 모든 선물들을 다 확인했다.

그녀의 다리 주변에 온갖 비싼 물건들이 쌓였다.

정원에서 돌아온 집사의 눈에 선물 더미에 파묻혀 있는 성연이 보였다.

잠시 멍하니 쳐다보던 집사가 조심스럽게 선물더미를 피해 성연에게 다가가 물었다.

“사모님, 어떻게 하시려고요?”

성연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모두 팔려고요.”

성연의 말에 아연실색한 집사가 다시 물었다.

“혹시 돈이 필요하십니까?”

모두 생일연회에 참석했던 고위 인사들이 엄선한 선물들이었다.

가격이 가장 저렴해 보이는 것만 해도 수천만 원은 되어 보인다. 판다면 무척 아까울 터.

물론 돈이 부족하거나 따로 필요한 게 아니었다. 평소 먹고 마시는 것이 모두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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