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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어쩜 이리 똑같이 뻔뻔스러운지

그날 저녁 연회가 끝나고 모든 하객들이 거의 다 떠났을 때, 임수정은 여전히 나가지 않은 채 눈치를 보고 있었다.

큰 홀에 자기 가족만 남은 걸 본 임수정이 작심을 하고 결국 또 100억의 예물 얘기를 꺼냈다.

“사돈 어르신, 처음에 저희와 약속하신 거 잊지 않으셨죠? 성연이 이 집으로 들어 오면 저희에게 사례금을 줄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지금 어르신께서도 성연이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고요. 엄밀히 말하자면 성연이는 우리 송씨 집안의 딸이니, 저희에게 조금이라도 뭔가 해 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어르신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수정이 말을 빙빙 돌려서 말했다.

100억인데, 안 받으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었다.

평상시의 그녀였다면 분명히 이 말을 꺼내는 게 무척 부끄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100억이 들어온다면 언제까지 버틸지 장담할 수 없는 자신들 SG기업이 한 숨 돌리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강씨 집안이 질질 끌며 주지 않으니 그녀도 마냥 초조했다.

100억이 물거품이 될까 봐 계속 걱정되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라도 돈을 받아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씨 집안 사람들을 상대로는 그렇게 할 수 없지 않은가.

안금여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임수정의 말을 듣던 안금여는 속으로 냉소했다.

‘딸을 팔아 놓고 뭐 이리 당당하게 말해, 참내! 송씨 집안 사람들 말고 누가 또 이러겠어?’

‘송종철과 임수정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둘 다 어쩜 이리 똑같이 뻔뻔스러운지!’

‘이 계모는 방금 몇 만 원짜리 팔찌로 성연을 속이려던 걸 벌써 잊었나?’

그러나 안금여는 별다른 기색 없이 웃으며 말했다.

“사돈, 제가 사돈 댁에 말씀드렸잖아요? 예물은 제가 이미 무진이에게 주었으니 무진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임수정은 정말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강무진은 주기는 커녕 얼굴도 전혀 내밀지 않으려 하지 않나 말이다.

어떤 꼴을 당할까 무서워 무진 앞에 나타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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