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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그 사람은 단순히 놀러 온 것 같아

결국 성연은 여운을 남긴 채 먼저 공격을 멈추었다.

고수들의 겨룸이었기에 무진 역시 두 말할 필요없이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미간을 찌푸린 채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도대체 어떤 자가 저쪽에 있는지 알아보려 역추적을 시도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줄곧 곁에서 지켜보던 손건호 또한 이상하다고 느꼈다.

‘우리 보스의 능력이야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는데 말이지.’

‘보스와 이 정도까지 싸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손에 꼽을 정도일 텐데. 상대방은 분명 이 분야의 고수야.’

손건호가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와 무진에게 건네주었다.

물잔을 받은 무진이 가볍게 한 모금 마셨다.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탁탁 두드렸다. 이건 무진이 생각에 잠길 때 나오는 동작이다.

분명 무진은 지금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보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손건호는 쓸데없이 한마디 물었다.

“저쪽에서 단순히 놀러 온 건지, 아니면 정말 목적을 가지고 온 건지 생각하고 있었어.”

시스템이 처음 공격당했을 때 기밀 서류들을 중심으로 방화벽을 세워 보호했다.

파일들을 잠시 다른 보안시스템으로 옮기기도 했다.

처음 그 사람은 아마 기밀서류들을 겨냥해 공격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이 새로 구축한 보안시스템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일까, 상대방은 기밀서류보다 자신과 겨루는 걸 더 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아요?”

손건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도 모르게 입가에 힘을 주었다.

‘WS그룹의 최고 보안팀을 허둥지둥하게 만들 정도의 해커가 그냥 놀러 온 것이라고?’

‘그런 고수들의 생각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어. 항상 지들 맘대로지.’

“단지 추측일 뿐, 확실하지 않아. 최근 프로그램 쪽은 반드시 주의해서 살펴 봐. 그리고 가능한 빨리 더 강력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하게 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무진은 피곤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WS그룹의 내부 네트워크와 자신의 컴퓨터 시스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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