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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귀찮아

확실히 진미선이 성연에게 한 말이 맞았다.

그때 진미선은 성연과 영원히 만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그런데 성연이 그런 재벌가에 시집을 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진미선의 얼굴이 좀 어색하게 굳었다. 딸에게 이런 핀잔을 들으니 체면이 서지 않았다.

이때 진미선의 뒤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바로 진미선의 남편, 왕대관이다.

성연과 진미선 사이의 자세한 내막은 몰라도 이 두 모녀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은 왕대관 역시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이 아니니 좀더 여유 있게 대할 수 있었다.

어린 아가씨지만 비위를 잘 맞춰 줄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강씨 집안,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꿈의 대상 아닌가.

특히 자신들 같은 작은 회사로서는 엄청난 편의를 볼 수 있는 지름길과 같으니 줄을 잘 잡아야 하는 게 당연지사.

성연을 손에 쥐기만 하면 앞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을 터였다.

왕대관이 성연에게 웃으며 다가갔다. 그런대로 괜찮은 태도였다. 온유한 음성으로 말했다.

“성연아, 네가 우리의 뜻을 오해한 것 같아. 아저씨는 단지 너에게 밥을 사주고 싶었을 뿐이야. 어쨌든 네 어머니와 결혼했으니 모두 한 가족이라 할 수 있지 않겠니. 아직 너를 본 적이 없어서 오늘 일부러 온 거야. 가끔 이렇게 모여 밥 먹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죄송합니다, 아저씨. 밥 먹으로 얼른 집에 가야 해서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안되겠네요.”

성연이 일부러 강씨 집안 사람을 내세웠다.

그리고 입술 끝만 살짝 올린 채 왕대관을 바라보았다.

“그럼 밥은 나중에 먹고 차는 어때? 잠깐이면 되는데.”

강씨 집안의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왕대관이 한 발 물러나며 커피를 같이 마시자고 성연에게 요청했다.

그 말에 성연은 왕대관을 다시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그래도 진미선이나 송종철보다는 훨씬 똑똑하네.’

‘하지만 그래도 귀찮아. 조금이라도 호의를 보이면 금세 나한테 완전히 들러붙을 거야.’

‘난 그렇게 어리석지 않아.’

성연이 일부러 순진한 척하며 눈을 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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