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142화 어떻게 그에게 좋을 일을 하겠나

공유

제142화 어떻게 그에게 좋을 일을 하겠나

작가: 노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옷 매무새를 다시 한번 가다듬고 살핀 다음, 송종철이 병실 문을 노크했다.

안에서 대답이 들리자 문을 밀고 들어갔다.

병실로 들어서는 송종철을 본 안금여는 상당히 놀랐다.

그러나 곧바로 표정을 정리하며 인사했다.

“사돈, 어떻게 예까지 오셨습니까? 운경아, 사돈 앉으시도록 의자 좀 갖다 드리렴.”

운경이 바로 옆에 있던 의자를 송종철 쪽으로 밀며 권했다.

송종철이 과일바구니를 테이블 위에 올려 두며 말했다.

“회장님께서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계속 병문을 오려 했으나 집안에 이런 저런 일들이 많다 보니, 이제야 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럴 필요까진 없었는데 그래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이 늙으니 고장나는 데도 많네요.”

안금여도 송종철을 따라 예의상의 인사를 건넸다.

마주하고 앉은 두 사람이지만, 한 명은 위에 앉았고 또 한 명은 아래쪽에 앉은 것이 꼭 지위 상의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는 듯했다.

회장을 힐끗 쳐다본 송종철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회사의 상황을 생각하며 눈을 딱 감고 입을 열었다.

“회장님, 지난번에 저에게 말씀하셨던 그 일 말입니다. 사실 무진 군을 집에 초대해서 식사도 하며 잘 말해 볼 참이었는데, 무진 군 성격이 좀 까다로워서 장인인 제 초대에도 응하질 않네요.”

말을 하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안금여의 반응을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무진의 성격에 송종철에게 과실을 내줄 리 없다는 것을 안금여는 일찌감치 예상했었다.

하지만 몰랐다는 듯 놀라는 모습을 연출했다.

“아니, 설마 우리 손자가 아직 주지 않은 겁니까?”

이어 또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제가 나중에 혼을 내주겠습니다. 정말 아직도 저리 철이 안 들어서야, 원. 제가 일전에 말씀드렸지요. 응당 드려야 할 돈인데, 제가 지금 건강이 좋지 않아 며칠 손자 얼굴을 못 봤네요. 나중에 몸이 좋아지면 다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성연을 무척이나 아끼는 안금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3화 자업자득

    “회장님, 성연이가 참 고집스럽게도 말을 잘 안 듣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나 큰 사단을 만드는 바람에 제 작은 딸을 받아주려는 학교가 없습니다. 이 일에 대해, 회장님께서 좀 도움을 주시면 없겠습니까?”기대 어린 눈빛으로 안금여를 바라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성연이는 학교에서 학업에도 그리 충실하지가 않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수업도 잘 안 듣는다고 하더군요. 이번 일은 분명 아연이 성적이 좋은 걸 질투해서 일으킨 겁니다. 아마도 우리 아연일 꼬드겨 시켰겠죠. 우리 불쌍한 아연이가 제 언니를 돕다가 결국 탈이 나 버렸습니다. 매일 학교에 가고 싶다고 웁니다. 공부하는 걸 제일 좋아하던 우리 아연인데, 이렇게 시간을 끌다 교과 과정을 못 따라가게 되면 상심해 죽을 지도 모르겠습니다.”성연을 헐뜯으면서 동시에 아연을 띄워, 둘 사이의 우열을 드러내려는 수작이었다.이리 말하면 어느 쪽을 택해야 할 지 누구라도 알 것이다.또 아연이에 대해 좀 더 좋은 이미지를 안금여에게 심어주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그래야 안금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겠는가?그리고 동시에 안금여가 성연을 썩 좋아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두어 마디 더 비방을 해도 상관없겠지.어쩌면 안금여의 마음에 맞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그러면 이 늙은이가 자신의 말에 흔쾌히 동의해 줄까?자신들이 성연을 좋아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을 거고 생각하는 송종철.그의 말을 듣는 즉시 화가 난 안금여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이 일은 당신 딸의 자업자득이 아닙니까? 왜 내 손녀며느리에게 덮어씌우려는 거지요? 당신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 아닙니까? 동생이 사사건건 언니와 맞서려 들더니 이제는 감히 내 앞에 와서 내 손자며느리를 비방하다니요? 이건 일부러 나를 욕보이려는 게 아니고 뭐란 말입니까?안금여가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은 이 모든 일의 경위를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한 번만 그랬으면 괜찮았을 터.한 번쯤은 성연이가 잘못했을 수도 있으니까.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4화 사과 받을 자격이 안 됩니까

    안금여에게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자 애가 탄 송종철이 염치 불구하고 재차 물었다.“저기, 그럼…… 학위 회복만이라도?”강씨 집안이 발만 한 번 굴러도 북성 전체가 몇 차례나 흔들릴 것이다.한 마디 언질이면 누구든 강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라도 들어줄 것이다.막다른 골목에 내몰리지만 않았어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안금여의 얼굴을 쳐다볼 만큼 뻔뻔하지는 않았다.딸 운경이 건네어 준 차를 한 모금 마신 안금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뭐, 안 되는 건 아니지. 어찌 되었든 어린 나이에 공부하지 않으면 인생 망칠 수도 있으니.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구구절절 듣기 민망한 그의 말들 중에 성연에 대한 좋은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그렇게 쉽게 도와주지는 않을 생각인 안금여다.강씨 집안에는 확실히 소소한 일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봐가면서 해야 하지 않겠나. 송씨 집안은 도와주어야 할 아무런 가치도 쓸모도 없는 치들이다.도와줘 봤자 손해 보는 장사인 셈이다.송씨 일가가 합심으로 성연의 피를 빨아먹으려 한다는 것쯤은 진작에 눈치챘다. 이 변변찮은 집안은 애초에 글러먹었다.또 무슨 낯짝으로 자꾸 시골 사람을 업신여기는지, 저들이야말로 시골 사람들보다 못난 것들이 아닌가 말이다.낯부끄럽게도 어찌 그런 말들을 하는지.성연이 오랫동안 시골에서 지냈던 것 역시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가 아닌가.직접 키운 아이는 보배이고, 자신이 키우지 않았다고 잡초가 되다니.그의 이런 태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네, 회장님, 말씀하십시오.”마침내 안금여의 입이 열리자 송종철의 눈이 확 밝아졌다.지금 한 가지를 요구해도 열 가지도 넘게 해줄 수 있었다. 그런 건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아연이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 가기만 한다면, 그 재능과 성적으로 다시 학교에서 그들 집안을 위해 영예를 떨칠 수도 있을 터.그러면 더 이상 체면을 잃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어쨌든 아연이는 자신을 걱정시킨 적이 없는 아이였다.오직 이 두 번의 일만 예외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5화 남아있어야 복수할 수 있어

    얼른 집으로 돌아간 송종철이 임수정과 송아연에게 이 일을 전했다.그러자 임수정이 송종철에게 욕을 퍼부어댔다.“사과? 송성연 그 촌 것이 무슨 자격으로? 그럼 내가 뭐가 돼냐고?”“그러게 아빠, 걔한테 사과하라는 건 나더러 죽으라는 말 아냐? 정말 촌닭 송성연 같은 애한테 사과하라고 하느니 차라리 날 죽여.” 아연이 얼굴 가득 혐오감을 드러내며 거부했다.두 모녀는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송성연 그 애가 자격으로 자신들의 절과 사과를 받느냐는 것만 생각했다.좀 더 이성적이라 할 수 있는 송종철은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강씨 집안에서 말을 해 주지 않는 이상 북성에서 아연을 받아줄 학교는 없었다.이전엔 함께 욕하던 송종철이었지만, 이제는 그들을 질책했다.“소란 피우지 마. 이제는 통제가 안되는 상황이야. 성연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귀염을 받고 있어. 강씨 집안 회장님이 직접 아연이 너더러 와서 사과하라고 하신 거야. 물론 나도 같이 고개 숙이고 잘못을 빌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너를 외국으로 보내 공부시킬 수밖에 없다.”송종철 또한 여러 가지로 성연이 맘에 들지 않았다.괴롭기 그지없지만, 부득이 현실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학위도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게야.“아빠, 전 외국에 나가지 않을 거예요. 난 계속 북성남고에 남을 거라고요.”아연은 떠나고 싶지 않았다. 정말 해외로 나가게 되면 강제로 떠밀려 간다는 자패감에 스스로 창피스럽게 여기게 될 것이다.무엇보다 자신을 몰아낸 것이 다름아닌 송성연이라니.송성연, 그 촌닭, 촌뜨기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났다.그런 자신에게 사과하라는 건 스스로 내 뺨을 때리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성연은 틀림없이 자신을 비웃을 것이다.“어렸을 때부터 아연은 내가 직접 데리고 키웠다구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애를 외국으로 보내서 어쩌려고? 혼자 집을 떠나보내다니, 당신 그럴 수 있어요? 당신한테 경고하는데, 아연이 정말 외국으로 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화 훔치는 짓은 하면 안되지

    그날 저녁.방과 후, 할머니 안금여의 병실에 들어서던 성연은 송종철, 임수정과 송아연 일가족이 모두 와 있는 걸 보았다.막 문을 들어서자 임수정이 친한 척하며 다가와 다정하게 손을 잡았다.“성연아, 학교 갔다 왔어?”이 가족들을 본 성연은 기분이 확 나빠졌다.임수정의 손을 차갑게 밀어내며 병상에 앉아 있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할머니, 어떻게 된 거예요?”이 사람들이 아무 일 없이 여기 왔을 리가 없다.송씨 일가족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한 자리에 모인 건 정말 드문 일이다.안금여가 침착하게 말했다.“이 분이 여동생과 함께 너에게 사과하러 왔단다. 지난 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너에게 잘못했다고 해서 나도 막지 않았다.”안금여는 임수정을 말하며 성연의 ‘새어머니’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 ‘계모’라는 말도 가당치 않았다.기껏해야 낯선 아주머니일 뿐.그게, 내내 온갖 짓으로 성연을 괴롭힌 행태에 딱 맞는 표현일 거다.그래도 ‘이 분’이라고 존칭은 써 준 셈이다.그리고는 송종철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사과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제 성연이 왔으니 해 보시지요.”병실에 죽치고 있는 이 가족을 보는 것도 눈에 거슬리고 피곤했다.빨리 끝내고 나가기만 기다리는 심정이다.“회장님, 저희 아연이가 어려서부터 오냐오냐 커서 낯을 많이 가립니다. 시간이 좀 필요한 모양입니다. 너그러이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송종철이 얼른 대신 변명하며 아연을 다그쳤다.“언니에게 얼른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빌어. 한 가족 아니냐, 언니가 용서해 줄 거야.”송아연은 제 자리에 선 채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런 아연을 지켜보던 안금여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버릇이 잘못 들었으면 지금이라도 바로 가르치면 늦지 않겠지요. 설마 내키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뭐, 그래도 상관없다. 하기 싫으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마. 다들 나가세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더 이상 얘기할 것도 없군요.”속으로 분을 참고 있던 아연은 성연에게 사과하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화 송성연에게 본때를 보여줄 테다

    아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시험지를 훔쳤다. 성연을 모함하기 위해서. 시험문제는 보지도 않았다.‘송성연, 분명히 일부러 저런 말을 한 거야.’강씨 집안을 옆에 낀 성연의 말은 힘이 있었다. 의기양양한 그 모습을 보노라니 또 화가 치민다.옆에서 지켜보던 임수정 역시 이를 갈며 성연을 향해 불만을 드러내었다.“말이 너무 지나치잖니? 아직 어린 동생이 철이 없어 그런 건데!”성연에게 사과하러 오는 것까지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한계였다.지금 제 후원자를 믿고 일부러 자신들을 모욕하고 있는 거 아닌가?자기 눈앞에서 방자하게 구는 성연을 임수정이 어찌 용납할 리가.참으려 했지만 저도 모르게 기어이 입에서 소리가 튀어나왔다.하, 저 심보가 십만 팔천 리나 뻗었지? 성연이 조소를 날리며 비아냥거렸다. “곧 성인이 되는데 아직 철이 없어? 너 지능이 없는 거니? 아니면 원래 머리가 없는 거니? …… 그리고 괜히 나를 탓하고 원망하는데, 어쩌죠? 저 그렇게 대단한 능력 없어요. 학교에 압력을 행사하다니요. 학교에서 거부하는 건 본인이 저지른 더러운 짓 때문이라는 거 모두 다 아는 일 아닌가요?”솔직히 송아연 같은 애는 성연이 손 댈 가치도 없었다.자신의 손을 더럽히기 싫었다.게다가, 저 멍청한 머리로 지 스스로 죽을 길을 찾는 거 아냐? 자기 꾀에 빠져 죽지나 않으면 다행이지.저런 쓸모없는 짓을 성연이 할 필요가 아예 없었다.아연의 얼굴이 매우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 만약 그때 그 일이 성연의 짓으로 되었다면, 적어도 그녀의 명성은 여전할 것이고 체면도 살아있겠지.하지만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자 모든 학교들이 아연을 거절하는 것이다.그녀의 아름다운 성적과 피아노의 성과들 모두 한 차례 우스개에 지나지 않는 듯했다.어느 사이 뭔가 획 지나가는 듯하더니 뺨이 화끈거렸다.아연이 억울하게 당하는 모습을 본 임수정이 성연을 비난하려는데, 송종철이 손을 잡아당겼다. 그녀에게 눈빛으로 안금여 쪽을 가리켰다.그의 뜻을 이해하면서도 치솟는 듯한 화는 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8화 얼굴을 못 들 정도다

    옆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송종철은 속으로 또 한 차례 경악했다.이건 또 어떻게 된 거야? 성연이 총애 받는 거 아니었어? 어떻게 벌을 받는거지? 이거 보아하니, 마냥 총애받는 것 같지도 않구만.성연에 대한 강씨 집안의 태도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안금여 곁에 있던 강운경도 엄한 목소리로 꾸짖었다.“역시 시골에서 와서 그런지 교양이 없구나. 이제 보니, 예의 선생님을 불러 계속 가르쳐야겠다. 나중에 우리 집안 어른께도 이렇게 대들면 어떡할 거야?”성연은 강운경과 안금여의 뜻을 바로 이해했다.무서워 벌벌 떠는 모습을 연기하며 두 사람의 연극에 동참했다.“할머니, 제가 잘못 알았어요. 제가 예의를 몰라서 그랬어요.”말하면서 있지도 않는 눈물을 훔치는 척했다.“그만 해라. 옹졸한 모습은 사람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야.”안금여가 휘휘 손을 내저었다.임수정, 송아연 두 모녀는 안금여의 태도 변화에 어리둥절해졌다.자신들이 생각했던 전개와 달랐다.마침내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 안금여가 고개를 돌려 송종철에게 말했다.“사과도 끝났으니 이만 돌아가세요. 나중에 학교에서 연락이 갈 겁니다.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하죠.”송종철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회장님, 감사합니다.”기실 그 말은 공수표나 다름없었다.안금여가 어느 학교에다 얘기해 놓든 그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그들은 아연이 북성남고에 계속 남아 있게 할 생각이었다.그런데 안금여의 생각은 확연히 달랐다.그러나 어찌되었든 학위를 건사할 수 있게 됐으니 아연을 외국으로 보낼 필요가 없게 됐다.이렇게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는 송종철이다.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한 뒤 임수정과 아연을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병실을 나오자마자 안에서 당한 억울함과 불만의 말들이 임수정과 송아연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송종철, 당신 설명 좀 해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송성연 그것이 총애를 받는다는 게 이거야? 오늘 얼굴을 못 들 정도로 망신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9화 무릎 꿇고 싶으면 그렇게 해줄게

    병실 안.사람들이 다 나가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안금여는 편안한 자세로 베개에 기대었다.송종철 일가를 상대할 때에 비해서 훨씬 부드러운 음성이다.“나이도 어린 것이 머리를 꽤 많이 쓰는구나.”송아연은 자신이 꾸며내는 말과 행동을 사람들이 못 알아챌 거라고 착각했다.사업을 하는 동안 다년간 장사치들 틈에서 굴러온 안금여와 강운경이었다. 속에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거울을 들여다보듯 자신들의 눈에 훤히 보였다.마냥 어린 계집아이가 마음속에 몇 근 몇 냥이 들어있는지 다 읽혔다.강운경도 혐오감이 일었다. 진심이라곤 없이 이런 잔꾀 부리는 사람들이 정말 싫었다. “연기도 제대로 못하더군요.”‘송씨 저 세 가족은 하나같이 정말 진상이었다.’‘가치관이 저리도 삐뚤어지다니, 참.’‘그래도 성연이가 저들과 같이 지내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그렇지 않았으면 성연을 어떻게 가르쳐 놨을지…….’성연은 여전히 눈썹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고 있었다.방금 전의 분위기에서 아직 못 빠져나온 듯했다.이런 성연의 모습을 본 안금여는 웃음을 참기 힘든 듯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사람들 다 갔는데 계속 연기할 테냐?”성연이 고개를 들며 일부러 불쌍한 척했다.“가서 무릎을 꿇으라고 하셨잖아요? 설마 가짜였어요?”능청스러운 성연의 말에 기가 찬 웃던 안금여가 짐짓 나무라듯 말했다.“이런 영리한 것 같으니라고. 네가 무릎을 꿇고 싶다면 내가 그렇게 해 주마.”아이고, 요 녀석, 혹시라도 야단 맞을까 봐 이렇게 또 확인까지 하는 것 봐.일부러 그러는 거지.그러나 이제는 송성연이라는 이 아이를 보물같이 여기며 친손녀처럼 대했다.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은 돌아보지도 않는 안금여다.그런데 성연을 위해 대신 신경 써서 화풀이까지 해주었다.조금전의 연약한 모습은 싹 씻어 낸 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윽, 무릎 꿇기 싫어요. 할머니께서 화 내시는 시늉을 하시면서 저 대신 화풀이 해주셔서 정말 감동 받았어요. 자, 이제 제가 할머니께 안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50화 손이 근질근질해

    업무를 끝낸 무진이 마침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병실 입구에서부터 안금여의 웃음소리 사이로 대화하는 음성이 간간이 들렸다.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며 안으로 들어갔다.“할머님, 뭐를 빼지 않는다고요?”“내가, 성연이 안마 솜씨가 좋아서 틈틈이 너도 해주라고 했거든. 어쩜 너한테 이런 복이 다 있는지 모르겠다.”안금여는 웃으며 무진을 놀렸다.다시 담담한 얼굴을 한 성연이 계속해서 다리를 부드럽게 주물렀다.성연을 한 차례 눈으로 흘깃한 무진이 입을 열었다.“할머니, 성연이가 매일 밤 안마해 줍니다. 다리가 많이 좋아졌어요.”성연이 만져 주기는 했지만 안금여가 생각한 만큼 횟수가 많지는 않았다.그런데도 무진은 수긍하고 받아들였고 다른 불만도 없었다.언제나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던 무진이 이런 말을 하자, 이 두 어린 부부의 감정이 꽤 괜찮은 듯 보였다.안금여는 더없이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이 어린 손주 며느리를 보며 감탄하는 한편, 과연 자신이 애쓴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재차 확인했다.저녁, 병원에서 저녁을 먹은 후.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성연아, 너는 무진이를 따라 집에 가거라. 병원엔 너희들이 같이 있을 필요가 없어. 어쨌든 성연이 내일 또 학교 가야 하지 않니? 이런 늙은 사람 때문에 학업을 그르치면 안되지.”매일 병실로 오는 성연이다. 이런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다소 망설이는 듯한 무진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요즘 병원에서 밤에 계속 고모님이 계셨어요. 낮에는 회사 업무를 보시는데, 많이 힘드실 것 같아 염려스럽습니다.”무진이 자신에게 적극 관심을 보이자 곁에 있던 운경의 마음에 따뜻한 기운이 퍼졌다. 얼굴 표정도 부드럽게 풀어졌다.“무슨 고생이랄 게 있나? 네 고모부도 병원에 있으면서 잘 챙겨주지 않니? 걱정하지 마.”“그럼 고모도 건강 잘 살피세요.” 어쩔 수 없는 듯 무진이 성연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한 후, 책가방을 집어 던진 성연이 물과 간식을 챙겨서 컴퓨터를 켰다. 목욕을 하고 나

최신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6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성연이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데리고 온 관광지는 교외에 있었다.산과 물을 끼고 곳곳에 푸른 풀이 깔려 있어서 생동감이 넘쳤다.그리고 즐길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관광지에는 또 전문적으로 설계된 정자와 누각이 있었다. 넓은 숲의 나무들이 그늘을 이루고 있어서 또 그 속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다.미스 샤넬이 앞으로 걸어가면서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이곳의 공기는 정말 좋네요.”“맞아요, 내가 오기 전에 자료를 좀 찾아봤는데, 여기 있는 것들은 모두 순수하고 천연적이라고 했어요. 원래의 모습을 파괴하지 않은 채 약간만 손을 댔을 뿐이니, 진정한 원래의 생태 관광지인 셈이죠.”성연은 설명할 때, 미스 샤넬이 일부 단어를 알아듣지 못할까 봐 영어로 말하기도 했다.미스 샤넬은 혀를 내두르며 박수를 쳤다.“성연 씨, 아는 게 정말 많네요.”“아니에요, 이런 관광지는 우리 A국에 아주 흔해서 조금만 이해하면 알 수 있어요. 유럽 각지에 정통한 미스 샤넬을 난 따라가지도 못하는 걸요.”각기 장점이 있다. 성연은 북성에서 그렇게 오래 지내서 기본적인 상식을 좀 알고 있는 것이지, 칭찬할 건 아니다.“성연 씨가 그렇게 전면적이지 않다는 건 알아요. 가요, 우리 저쪽으로 가 봐요.” 샤넬 양이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성연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재빨리 미스 샤넬의 뒤를 따라가면서 목현수와 약간의 거리를 두었다.목현수는 성연이 자신을 계속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됐어, 성연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면 나도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샤넬 양과의 관계는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해.’그들은 다리 위로 걸어갔다. 아래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호수였다.미스 샤넬이 포즈를 취하고 성연이 사진을 찍었다.성연은 여러 장면을 잘 포착해서 찍었다. 아주 의기양양해 보였다.미스 샤넬이 달려왔다. “어떤 지 내가 한번 볼게요.”성연은 핸드폰을 건네주었다.미스 샤넬은 한 장 한 장 살펴보면서 감탄했다.“성연 씨, 사진 촬영 기술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5화 계획이 이렇게 틀어지다니

    눈썰미가 좋은 미스 샤넬은 불쑥 걸음을 멈추었다.같이 손을 잡고 가던 성연도 덩달아 멈춰 서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목현수가 물었다. “왜 그래?”미스 샤넬이 사실대로 말했다.“아는 사람을 만났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을 수 있지?”안진검은 자신이 있는 곳을 바라보는 미스 샤넬을 보았다.미스 샤넬이 자신을 알아봤음을 눈치 챈 안진검은 서둘러 선글라스를 끼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계속 걸음을 빨리해서 걸었지만 그래도 좀 낭패스러웠다.속으로는 정말 놀랐다.샤넬 가문의 장녀가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빌어먹을?’‘그녀가 나를 말했을 지도 몰라.’‘미스 샤넬이 정말 내 이름을 말한다면, 내 신분 배경이 드러나면서 전체 계획에 차질을 줄지도 몰라.’안진검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다른 방법도 없었다.‘앞으로 계속 동정을 살피면서 들켰는지 어떤지 지켜보는 수밖에.’‘만약 진짜 내 신분이 드러난다면, 계획을 다시 세우는 수밖에 없어.’간신히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안진검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 ‘계획이 이렇게 틀어지다니!’어렴풋이 이상하다고 느낀 성연도 바로 물었다.“누군데요?”미스 샤넬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잘못 본 거겠죠. 닮은 사람은 많으니까요”‘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그 사람이 이곳 북성에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목현수가 옆에서 바로 말했다.“잘못 본 게 분명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맞아요, 나는 여전히 성연 씨가 나를 데리고 놀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미스 샤넬은 다시 성연의 손을 잡았다.그들이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손건호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을 관광지로 데려다 주는 일을 맡았기 때문.무진에 대해서는 목현수도 자료를 좀 조사한 적이 있었다.손건호가 무진의 오른팔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이번에 손건호가 성연을 보호하는 책임을 맡은 모양이군.’그러나 강무진이 직접 자신을 예의 감시하지 않는 것은 자신에 대해 마음을 놓았음을 의미했다.목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4화 송성연과 아는 사이라니

    이튿날 출근하던 무진은 푹 안심한 마음으로 성연에게 목현수를 방문하라고 했다.미스 샤넬이 있는 목현수가 자신의 여자에게 다른 시도를 할까 전전긍긍할 필요가 전혀 없었으니까.성연은 차를 몰고 호텔로 가서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찾았다.하루 종일 집에서 심심했던 그녀는 목현수와 미스 샤넬이 북성에 오자 마침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똑똑똑.” 성연이 객실 문을 두드렸다.한참 기다렸지만 안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성연은 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핸드폰을 꺼내 목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목현수가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다시 두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야 목현수가 전화를 받았다.성연이 즉시 말했다.“사형, 미스 샤넬하고 어디 나갔어요? 아니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거예요? 나는 바로 룸 앞에 와 있는데.”“방 앞에 있다고?” 그제야 잠에서 깬 목현수는 정신이 좀 드는 듯했다.2분가량 지나서 핸드폰 건너편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 기다려, 내가 바로 문을 열어 줄게.”전화를 끊으려고 했을 때 문이 열리고, 성연이 목현수의 뒤를 바라보며 물었다.“미스 샤넬은?”“아직 일어나지 않았어...”목현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성연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 어제 유럽에서 왔으니, 시차 때문에 피곤한 건 아주 정상이죠 뭐.”목현수가 곧장 침실 안으로 다시 들어가자, 성연은 소파에서 기다렸다.10분 뒤에 미스 샤넬이 졸린 눈을 비비며 걸어 나왔다.성연을 보자 눈을 살짝 떴다.“성연 씨, 왔네요.”성연은 미스 샤넬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내가 오늘 두 사람을 데리고 관광을 나갈 생각이에요.”“곧 나올게요.” 다시 방에 들어간 미스 샤넬은 화장을 마치고 나왔다.그런데 미스 샤넬의 옷 사이로 옅은 붉은 색 흔적들이 성연의 눈에 들어왔다.경험한 적이 없지만 본 건 있는 성연.그 흔적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사형과 미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3화 내가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어요

    로얄 스위트 룸의 인테리어는 무척이나 우아하고 호화로움을 자랑했다. 룸 내부 구석구석마다 화려함의 극치였다.스위트 룸에 들어서자 마자 은은한 향이 났다.“나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 여기서 기다려요.” 묙현수의 볼에 키스를 한 미스 샤넬은 목현수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목현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30분 후.찰칵, 소리가 났다.욕실 문이 열리면서 미스 샤넬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무심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던 목현수.눈앞의 장면에 몸이 뻣뻣이 굳었다.물빛 실크 가운을 걸친 미스 샤넬의 허리에는 얇은 띠 하나만 걸쳐져 있었다.실크 가운 사이로 풍만한 가슴 계곡과 희고 긴 다리가 보일 듯 말 듯했다.그녀가 천천히 목현수를 향해 걸어오자, 가운 안의 나신이 슬쩍 드러났다.목현수의 머리가 띵해 오기 시작했다.한 호텔 룸 안에서 내보이고 있는 샤넬의 모습이 무엇을 말하는지 건강한 성인 남자인 목현수가 모를 리가 없었다.미스 샤넬은 목현수에게 다가가면서 그의 반응을 살폈다.하지만 보면 볼수록 실망감만 들었다.자신의 몸까지 드러내며 이렇게 다가가는데도 자신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 목현수.점점 서운한 마음이 커지는 미스 샤넬.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목이 멘 음성으로 물었다.“현수 씨, 당신은 정말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목현수도 미스 샤넬이 눈물을 흘릴 줄은 몰랐다.미스 샤넬은 항상 씩씩하고 쾌활한 사람이어서 우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그런 그녀가 말릴 새도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자 목현수 자신도 깜짝 놀랐다당황한 목현수가 손사래를 쳤다.“아니야, 그냥 내가 결혼이란 걸 하게 될 줄 몰랐을 뿐이야.”미스 샤넬이 화가 나서 말했다.“당신, 평생 이 여자 저 여자 유혹하려는 거죠!”그녀의 눈에 원망과 질책의 빛이 들어찼다. 또한 짙은 실망감도.목현수는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닌 표정으로 그런 그녀를 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2화 신혼여행인가요?

    성연은 수시로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음식을 먹으면서 성연이 농담처럼 물었다.“사형, 사형은 미스 샤넬과 언제 결혼할 거예요? 이번에 돌아왔으니 부모님을 만나 뵈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예쁜 미인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사형을 따라다니는 걸 모른 척할 수 있어요?”성연은 그저 슬쩍 물어보았을 뿐이다.지난번에도 물어봤지만 매번 이 문제를 회피하는 목현수였기에.“곧 할 거야. 다음 달 즈음에 돌아가서 결혼할 거야.”그런데 목현수가 이렇게 대답할 줄은 정말 몰랐던 성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무진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옆에서 목현수가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두 달이면 목현수가 유부남이 된다는 말이지?’‘엄밀히 말해 지금 미스 샤넬은 목현수의 약혼녀.’‘이제는 목현수도 더 이상 성연이에게 매달릴 수 없다는 거지.’무진은 이제야 정말 위기감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그도 옆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갔다.“그럼 이게 신혼여행인가요?” 그 말을 들은 목현수가 눈을 치켜 떴다.‘하, 내가 강무진 네 놈의 얄팍한 생각을 모르는 줄 알아?’‘성연이를 내가 뺏을까 봐 겁이 났던 거 아니야?’‘이제 내가 결혼한다고 하니 강무진의 태도가 완전히 변했어.’“그런 셈이지요.” 목현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무진은 찻잔을 들어올려 차를 한 모금 마시는 척하며 자꾸만 벌어지는 입을 슬쩍 가렸다.주문했던 음식들을 다 먹자, 디저트가 나왔다.이 음식점의 주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A국 특유의 디저트였다.미스 샤넬은 방금 먹은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놀랄 만큼 맛있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를 더 놀라게 하는 것이 아직 남아 있었다.디저트로 나온 이 케익들.동물을 본떠 동그랗게 만든 모양이 무척 사랑스러웠다.미스 샤넬은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포크를 들었다.“이 케익들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성연이 손을 흔들었다.“모두 먹는 것들이에요. 미스 샤넬. 많은 생각하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1화 정말 맛있어요

    “너네 A국의 경치가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진작부터 와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현수 씨한테 데리고 가달라고 졸랐죠. 첫 번 째로 성연 씨를 보러 온 거예요.” 미스 샤넬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어떤 의미에서는, 목현수가 자신을 A국으로 데려온 것 자체가 자신을 인정한 거라고 생각하는 미스 샤넬.미스 샤넬이 따라온 걸 본 무진은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성연의 허리에 감겨 있던 팔이 아무 내색 없이 슬그머니 풀렸다.미스 샤넬과 성연이 다정한 모습으로 앞장서 걸었다.목현수와 무진이 그 뒤를 따라 걸었다.서로를 싫어하는 두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입을 열지 않았다.공항 밖을 나온 사람들은 모두 무진이 준비한 차량에 탑승했다.무진은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아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음식점으로 데려갔다.북성에서 아주 유명한 음식점인 이 곳은 언제나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하지만 이곳의 VIP고객인 무진은 얼굴을 보이자마자 곧바로 특실을 준비해 주었다.음식점의 총지배인이 직접 메뉴판을 가져와서 무진 일행의 주문을 받았다.살짝 허리를 숙인 채 아주 정중한 자세로 지배인이 말했다.“강 대표님, 최근 저희가 아주 참신한 신 메뉴 하나를 선보였는데, 평이 아주 좋습니다. 한번 맛보시겠습니까?”“이곳의 특선 메뉴들을 하나씩 내오세요.” 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지배인이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가서 준비하겠습니다.”특실 안에는 성연과 무진이 나란히 앉고, 그 맞은편에 샤넬과 목현수가 나란히 앉았다.북성이 처음이라 연신 두리번거리던 미스 샤넬은 흥분한 음성으로 말했다.“이게 바로 A국 스타일? 정말 예뻐요. 유럽과는 정말 다르군요.”“미스 샤넬, 여기가 마음에 들면 자주 오세요.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해요. 특히 미스 샤넬 같이 아름다운 외국 여성에게는 더요.” 성연이 미스 샤넬에게 차를 한 잔 따라 주며 놀리듯이 말했다.성연의 칭찬에 미스 샤넬은 좀 쑥스러운 표정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60화 서프라이즈?

    “정말요?”“비행기 시간을 알려주면, 제가 그 시간에 마중 나갈게요.”전화를 받다가 의자에서 일어선 성연의 음성에 기쁨이 철철 넘쳐 흘렀다.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리던 무진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폰 건너편 음성이 남자 같은데...’무진이 무의식 중에 한마디를 꺼냈다.“누구?”성연이 재빨리 대답했다.“사형인데 벌서 북성으로 오는 중이라고 하네요. 나보고 마중나와 달라는데, 무진 씨도 같이 갈래요?”마음이 좀 불편해진 무진이 미간을 찡그렸다.‘그 자식은 왜 또 튀어나오는 거야? 사형이면 사형답게 행동해아지. 왜 자꾸 성연에게 들러붙는 거야?’성연이 혼자 목현수를 마중 나간다면 당연히 마음이 놓이지 않을 터.잠시 고민하던 무진이 이내 대답했다.“음, 내가 같이 가지.”“무진 씨 일은 안 바빠요? 바쁘면 나 혼자 가도 돼요.”그냥 공항으로 사람을 마중하러 가는 것이니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성연은 생각했다.무진이 바쁜 시간을 짜내 가면서 자신과 함께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괜찮아, 내가 같이 갈게.” 무진이 노트북을 닫았다.고개를 끄덕인 성연이 따라 일어섰다.“시간이 거의 다 됐어요. 우리가 공항에 도착하면 딱 맞을 거예요. 가요.”무진이 성연의 뒤를 따랐다.잠시 후, 북성의 공항.비행기 도착 시간보다 먼저 공항에 도착한 성현과 무진. 목현수가 탑승한 비행기는 아직 착륙하기 전이었다.두 사람은 함께 대합실에서 목현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목말라?” 무진이 물었다.“괜찮아요.”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무진이 움직이는 순간, 성연은 그가 물을 사러 간다는 것을 알았다.성연이 무진의 팔을 잡아당겼다.“귀찮게 갈 필요 없어요. 우리가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사형이 곧 도착할 거예요.”무진이 걸음을 멈추고 대답했다. “그래.”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확인하던 성연이 투덜거렸다“나올 때가 됐는데...”성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국 게이트에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다시 고개를 숙여 시간을 확인하니 바로 목현수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59화 나도 보고 싶었어요

    조수경은 바로 손민철을 찾아갔다.두 사람은 커피숍에서 만났다.칸막이가 쳐진 룸에서 손민철은 조수경을 껴안고 뺨에 키스를 했다.“왜 그래, 우리 자기, 겨우 며칠 못 봤을 뿐인데 내가 보고 싶었어?”“나도 보고 싶었어요.” 조수경이 당당하게 대답했다.손민철의 표정이 일순 흐려졌다. 자신이 보고싶었다고 조수경이 자신의 입으로 처음 시인한 것이다.손민철이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네가 보고 싶었어.”말을 하면서 조수경에게 입을 맞추었다.조수경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의 목을 껴안고 고개를 들어 키스를 받아들였다.키스를 마친 두 사람은 모두 숨소리가 거칠어졌다.부족하다고 느낀 손민철은 다시 키스하고 싶었다.조수경이 손민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면서 가로막았다.“민철 씨에게 할 말이 있어.”손민철은 키스하려던 동작을 멈추고 물었다.“무슨 일인데?”“내가 더 큰 성과를 올리게 해 줘요. 지금으로서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해!”조수경의 눈에 모질고 포악한 기색이 번쩍였다.‘내가 높은 자리에 오른다면, 무진 씨가 나를 다시 보게 될 거야.’손민철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그러지.”그러고는 조수경의 손을 더듬거리면서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 무조건 나와 같이 있어야 해!”농담하듯이 웃는 조수경의 표정에는 이전의 내키지 않아 하던 모습은 전혀 없었다.“그래.”“밤은 짧아. 지금 가자!” 손민철은 한시도 기다릴 수 없었다.다급한 모습으로 조수경을 이끌고 호텔로 가서 방을 잡았다.객실 안으로 들어서자 바로 조수경을 벽에다 밀어붙인 채 격렬하게 키스를 했다.조수경의 옷을 벗기려던 순간, 조수경이 손민철의 손을 잡고 말했다.“너무 조급하게 굴지 말아요. 오늘 밤은 충분히 기니까 천천히 즐겨요.”손민철은 애가 타면서도 속으로는 동시에 조수경이 자신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감마저 가지고 있었다.천천히 객실 안으로 들어선 조수경이 와인 한 병과 잔 두 개를 들고 나왔다.베란다로 나가 앉은 조수경이 손민철에게 손을 흔들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58화 이만 용서해 주시면 안 돼요?

    조수경은 두 사람의 차가 사라진 방향을 주시하며 이를 갈았다.‘나는 지금 무진 씨를 만날 수도 없건만.’‘송성연은 어떻게 저렇게 쉽게 불러낼 수 있는 거지?’‘도대체 송성연의 어디가 좋다는 거야!’조수경은 이렇게 앉아서 무진의 처분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계속 이러면 무진 씨가 나를 거들떠보기나 하겠어?’저녁에 퇴근한 조수경은 또 다시 많은 선물과 건강기능식품을 사서 고택으로 찾아갔다.집사는 바로 안으로 들이는 대신 조수경의 방문을 먼저 안금여에게 보고했다.안금여와 강운경이 고개를 돌려 서로 쳐다보았다.그날 밤의 일에 대해 나중에야 알게 된 두 사람.정말이지 조수경이 무진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하마터면 무진과 성연 사이에 오해가 생길 뻔했던 것.조수경을 쉽게 믿었던 안금여는 마음속으로 성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조수경에서 고택 외부에 따로 거처를 마련해주었다.옛 친구의 체면을 고려해서 안금여는 그래도 조수경이 계속 회사에 남아있게 해서 체면을 세워주었다.조수경이 방문했다는 말에 안금여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됐어, 가서 한번 만나 봐야겠어.”강운경이 안금여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회사에서부터 화를 참고 왔던 조수경은 자신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자 더 화가 났다.‘이전에는 이 집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거절당하다니!’안금여와 강운경이 나타나자 조수경은 억지로 눈물 몇 방울을 쥐어짜내며 불쌍한 척 쇼를 하기 시작했다.“할머니, 고모, 제가 잘못한 거 알고 있어요. 용서해 주세요. 두 분이 정말 보고 싶었어요.”부드럽고 여리여리한 외모의 조수경의 두 눈은 촉촉하면서 약간 충혈되어 있어서, 보는 사람이 더 동정심을 갖게 했다.안금여는 조수경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원래 여린 마음을 가진데다가 지금 조수경이 보이는 모습에 더 괴로운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안금여는 강씨 가문의 입장 또한 잊지 않았다.안금여 또한 차마 조수경에게 심한 말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