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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자업자득

“회장님, 성연이가 참 고집스럽게도 말을 잘 안 듣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나 큰 사단을 만드는 바람에 제 작은 딸을 받아주려는 학교가 없습니다. 이 일에 대해, 회장님께서 좀 도움을 주시면 없겠습니까?”

기대 어린 눈빛으로 안금여를 바라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성연이는 학교에서 학업에도 그리 충실하지가 않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수업도 잘 안 듣는다고 하더군요. 이번 일은 분명 아연이 성적이 좋은 걸 질투해서 일으킨 겁니다. 아마도 우리 아연일 꼬드겨 시켰겠죠. 우리 불쌍한 아연이가 제 언니를 돕다가 결국 탈이 나 버렸습니다. 매일 학교에 가고 싶다고 웁니다. 공부하는 걸 제일 좋아하던 우리 아연인데, 이렇게 시간을 끌다 교과 과정을 못 따라가게 되면 상심해 죽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연을 헐뜯으면서 동시에 아연을 띄워, 둘 사이의 우열을 드러내려는 수작이었다.

이리 말하면 어느 쪽을 택해야 할 지 누구라도 알 것이다.

또 아연이에 대해 좀 더 좋은 이미지를 안금여에게 심어주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그래야 안금여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겠는가?

그리고 동시에 안금여가 성연을 썩 좋아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두어 마디 더 비방을 해도 상관없겠지.

어쩌면 안금여의 마음에 맞는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늙은이가 자신의 말에 흔쾌히 동의해 줄까?

자신들이 성연을 좋아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을 거고 생각하는 송종철.

그의 말을 듣는 즉시 화가 난 안금여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이 일은 당신 딸의 자업자득이 아닙니까? 왜 내 손녀며느리에게 덮어씌우려는 거지요? 당신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 아닙니까? 동생이 사사건건 언니와 맞서려 들더니 이제는 감히 내 앞에 와서 내 손자며느리를 비방하다니요? 이건 일부러 나를 욕보이려는 게 아니고 뭐란 말입니까?

안금여가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은 이 모든 일의 경위를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만 그랬으면 괜찮았을 터.

한 번쯤은 성연이가 잘못했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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