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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장본인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성연이 이렇게 정중한 감사인사를 전하자 손건호는 좀 쑥스러웠다.

잠시 웃다가 소지연을 떠올린 성연은 그 얼굴 꼴도 보기 싫었다.

“손 비서님이 지켜보면서 소지연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세요.”

간신히 기회를 잡아 무진에게 약을 먹였을 소지연이 그렇게 순순히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속에 또 무슨 나쁜 생각을 숨기고 있을지 모른다.

소지연 그 여자에 대해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던 손건호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막 성연과 통화를 끝내니 과연 소지연이 다시 돌아왔다.

소지연은 걱정스러운 체하며 물었다.

“손 비서님, 무진 오빠는 어때요? 몸에 별다른 점은 없어요?”

조금 전까지 손건호와 칼을 겨누더니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편안한 얼굴로 말을 걸었다.

정말이지 그녀의 멘탈에 탄복할 정도다. 연기가 너무 뛰어났다.

그러니 무진 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제야 그 본성을 드러낸 것일 터.

손건호는 굳은 얼굴로 축객령을 내렸다.

“신경 쓰지 마시죠. 보스는 이미 잠이 들었으니 돌아가세요.”

이 사단의 주범이 바로 소지연 자신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 모습이 정말 역겨웠다.

화가 난 소지연이 손건호를 노려보았다.

“어쨌든 나도 무진 오빠의 손님이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태도로 나를 대해요?”

이전에는 손건호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아도 본 듯 만 듯하며 넘어갈 수 있었다.

다시 와서 봐도 손건호는 역시 이처럼 제 분수를 몰랐다.

소지연은 겉으로는 몹시 화가 난 듯 보였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놀라는 중이었다.

‘왜 약효가 나타나지 않아? 아까 분명히 발작을 일으키는 걸 봤는데?’

그녀는 자기 좋을 대로 계산을 끝냈다. 송성연은 멀리 외국에 나가 있어서 돌아올 수 없을 게 분명했다. 무진이 발작을 일으키면 그 곁에는 오직 자신뿐일 터. 결국 무진은 자신을 선택하게 될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약효가 사라졌다.

소지연은 이를 악물었다. 모든 게 다 자신과 맞서고 있었다!

손건호는 무진의 방 입구에 선 채 조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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