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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진짜 취했어

무진은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성연과 매일 영상통화를 하기로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

정신이 혼미하고 눈이 감기려 하는 와중에도 무진은 베갯머리에 있는 휴대폰을 들고 성연에게 영상전화를 걸었다.

샤워를 하고 나오던 성연은 휴대폰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 시간이라면 아마도 무진이 자신에게 전화한 것일 터.

‘오늘 저녁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나한테 전화할 시간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성연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띤 채 침대의 대시보드에 기대어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영상에 비친 무진의 얼굴이 술에 취해 발그스레했다.

차가운 느낌의 흰 피부인 무진의 볼이 지금 유난히 빨갛게 달아오른 듯이 보였다.

그 모습이 평상시의 차갑고 딱딱한 강무진에게 인간미를 더했다.

성연이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무진을 바라보았다.

“술 마셨어요?”

술을 마신 강무진은 평소와 딴판이었다.

본래의 모습과 다른 반전미가 있었다.

무진이 성연의 물음에 고분고분 대답했다.

“응, 회사의 중요한 파트너와 함께 마셨어. 기분이 좋아서 좀 많이 마셨어.”

사실 무진은 회식 자리에 참석하기 전에 성연에게 먼저 일정표를 보냈던 것.

그러나 평소 술을 절제하는 편이었던 무진이 이렇게 취할 때가 있다니 다소 의외로 여겨지는 성연이다.

성연은 볼수록 무진의 이런 모습이 진짜 마음에 들었다.

성연의 심미적 관점에서야 무진이 어떤 모습을 하든 다 마음에 들겠지만 말이다.

성연은 괜히 무진에게 타박을 주었다.

“술 마시고 취했으면 그냥 자지, 나한테 전화는 왜 했어요?”

“보고 싶어서.”

반사적으로 무진의 입에서 아무 거칠 것 없는 대답이 나왔다.

그저 무진과 장난을 치고 싶었던 성연은 그의 솔직한 고백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성연의 볼에도 엷은 핑크빛이 떠올랐다.

“무진 씨, 당신은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강무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방금 한 말만 들었다면 닳고 닳은 연애고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혹시 남자들은 이런 쪽으로는 모두 알아서 깨우치기라도 하는 거야?’

성연의 물음은 무진을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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