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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그래요?”

그는 요동치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켰다.

“저는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

“너야 당연히 모르지!”

허 아주머니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가 어렸을 때 사진을 언제 꺼내는 봤어? 너는 아마 네가 어렸을 때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지 못할 거야!”

그녀의 말이 틀린 곳 하나 없었다.

“아! 맞다.”

허 아주머니는 문득 뭔가 생각났다.

“유진이 이따가 일이 끝나면 온대?”

“안 올 것 같은데요.”

허태준은 풀이 잔뜩 죽어 말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 눈을 번쩍였다.

“어머니께서 유진이한테 전화 해보실래요?”

제 배로 낳은 아들이 무슨 수작인지 허 아주머니가 모를 리 없었다.

마침 그녀도 심유진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기에 허태준의 부탁을 들어줬다.

“저녁에 내가 전화하마. 유진이도 아직 일하고 있을 거야.”

...

하지만 허아주머니의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기사님은 심유진과 김욱을 호텔까지 바래다준 후 떠났다. 기사님은 떠나면서 그들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께서 두 분보고 먼저 쉬라고 하셨습니다. 일 얘기는 두 분께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신 후 내일 다시 얘기하자 하셨습니다.”

장거리 비행은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김욱은 자연스레 총지배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호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심유진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풀썩 걸터앉았다. 그녀는 허태준한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 허태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 다 봤어요?”

“오늘 아직 고객님을 만나지 못했어요.”

심유진은 느릿느릿하게 침대 머리에 기댔다. 별이는 괜찮은지 물어보려다가 문득 지난번 그녀가 허태준한테 관심을 주지 않았다면서 뾰루퉁해 했던것이 생각났다. 심유진은 하는 수 없이 말을 돌렸다.

“태준 씨, 요즘 집에서 좀 어때요?”

그녀의 딱딱한 어투를 허태준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 굳이 심유진한테 따지지 않았다.

“괜찮아요.”

허태준은 눈치 빠르게 물었다.

“별이랑 통화할래요?”

심유진은 휴대폰을 꼭 움켜쥐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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