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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현관문이 열리자 소파에 앉아있던 허 아주머니는 총총걸음으로 그 둘을 맞이하러 나섰다.

심유진이 먼저 집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허 아주머니는 방긋한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

심유진은 허 아주머니의 모습에 적잖게 놀라서 저도 모르게 목청을 높아졌다.

“아주머니!”

“유진아!”

허 아주머니는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내 심유진한테 건넸다. 심유진이 슬리퍼로 갈아 신은 후, 허 아주머니는 심유진의 손을 꼭 움켜쥐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유진이 약해졌네.”

허 아주머니는 빼빼 마른 심유진을 보며 마음이 아파서 눈가가 촉촉해 졌다.

심유진은 머쓱하게 웃으며 허태준한테 구원의 눈빛을 보냈다.

허 아주머니의 지나친 리액션에 심유진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됐어요. 어머니.”

허태준은 바로 감동스러운 분위기를 깨며 말했다.

그는 심유진의 손을 허 아주머니한테서 빼내고 다시 꼭 잡았다.

“유진 씨는 몸무게가 내려가면 더 좋아해요.”

허태준의 말이 오히려 너무 사실이어서 어이가 없었다.

심유진은 그저 영혼 없이 웃었다.

허태준은 아랑곳 하지 않고 티슈 몇 장을 허 아주머니의 손에 쥐여줬다.

“이렇게 좋은 날에 우시면 좋던 분위기도 다 망쳐요.”

그의 말은 과연 효과가 직방이었다. 허 아주머니의 눈물은 거짓말처럼 쏙 들어갔다.

허 아주머니는 허태준을 매섭게 째려보았다.

심유진만 없었다면 절대 허태준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거다.

“아빠! 엄마!”

허태준의 목소리를 들을 별이는 보고 있던 애니메이션도 뒤로하고 맨발로 현관으로 달려왔다.

허 아주버님은 별이의 슬리퍼를 쥐고 다급하게 별이 뒤를 쫓아왔다.

“별아, 착하지. 슬리퍼는 신어야지!”

이 광경을 본 심유진은 두 눈을 의심했다.

그녀의 인상 속의 허 아주버님은 친절하기는 커녕 웃음기 하나 없는 분이셨다.

허 아주버님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심유진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별이는 심유진의 품에 폭 안기며 말했다.

“엄마!”

허 아주버님은 그제야 발걸음을 멈추고 자상하게 웃었다.

“유진이 왔어?”

“네, 아저씨.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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