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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허태준은 일부러 허 아주머니한테 전화기를 넘겨주었다.

“유진아.”

허 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매우 반가워했다.

“일은 다 끝났어?”

심유진은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침착하게 말했다.

“네, 어머니 저 오늘은 할 일이 없어요.”

“딱 좋네!”

허 아주머니는 이때다 싶어 허태준의 등을 떠밀었다.

“어서 유진이 데리러 가! 너희들이 올 때면 마침 밥이 다 될 거다!”

허태준은 억울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어머니, 유진 씨는 아직 온다고 대답하지 않았어요.”

“아, 그렇네!”

허 아주머니는 그제야 다시 심유진의 의견을 물었다.

“유진아, 저녁에 밥 먹으러 우리 집에 올래?”

사실 심유진은 그렇게 먼 곳 까지 가고 싶지 않았고 허 아주머니와 밥 먹는 것도 불편했다. 하지만 어른이 말을 한 이상, 허 아주머니의 체면을 구길 수는 없었다.

“갈게요.”

심유진은 순순히 허 아주머니의 뜻을 따랐다.

“들었지?”

허 아주머니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허태준의 등을 툭 쳤다. 그러고는 휴대폰을 다시 허태준한테 넘겨줬다.

“시간 지체하지 말고 빨리 가!”

...

합작사 측에서 심유진에게 제공한 호텔은 서울에서 셋째로 손꼽히는 호텔이다. 1위는 로열 호텔, 2위는 킹 호텔이다.

심유진이 그 두 호텔과 이래저래 얽혀있었기에 김욱은 합작사 측에서 이곳을 예약하도록 말해두었다.

그들이 묵은 이 호텔은 규모는 꽤 크지만, 관광지와 멀리 떨어진 비교적 외진 곳에 있었기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유독 적었다.

허태준은 이 외진 곳 까지 차를 몰고 오느라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부모님을 뵙기 위해 간단히 화장을 했다. 그녀는 김욱에게 톡을 남겨둔 후 들고 온 가방만 들고 호텔을 나섰다.

허태준의 차는 호텔 정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8888인 차량 번호가 유독 눈에 띄었다.

심유진은 차에 오르자마자 허태준을 탓했다.

“왜 아주머니를 막지 않았어요. 여기서 집까지 얼마나 먼데...”

허태준은 몸을 숙여 심유진에게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어머니가 유진 씨를 엄청 보고싶어 하세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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