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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허태준은 오히려 걱정하지 않았다.

심유진 보다 그의 부모님과 대처하는게 더 쉬울테니까.

**

그러나 부모님 보다 먼저 마주해야 할 사람이 있었다.

공항.

김욱은 심유진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리는 허태준과 별이를 보고 바로 얼굴을 굳혔다.

"왜 다 데리고 온 거야?" 김욱이 물었다. 말투가 좋지 않았다. "심유진, 우리가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는 건 비지니스를 하러 가는 거지 여행을 가는게 아니야."

"아니..." 그에게 말을 들은 심유진은 잘못한 일이 없어도 찔렸다. "그는-" 그녀는 허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침 처리할 일이 있어서 귀국해야 하고, 별이는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데리고 온 거야. 경주에 도착한 다음 갈라질 거야, 절대 일에 지장 없어." 그는 김욱에게 장담했다.

김욱은 여전히 불만스러웠지만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 전염병이 돌고 있기에 유럽에서 경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큰 비즈니스석엔 오직 그들 네 명 뿐이었다.

그러나 덕분에 감염될 위험도 적었고 비행기 안에서 시시각각 마스크를 끼고 밥도, 물도 못 마실 필요도 없었다.

비행기 안에서 심유진과 김욱은 모두 노트북을 켜고 합작회사의 자료를 보면서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토론했다.

허태준은 별이와 함께 그들과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

그는 별이에게 영화를 틀어주고 게임을 가르쳤고, 밤에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별이를 잠 재웠다.

별이가 겨우 잠이 들자 허태준도 화장실을 갈 수 있었다.

김욱은 시선을 노트북 화면에서 허태준의 뒷모습으로 옮긴 뒤, 생각에 잠긴 듯 입을 열었다. "별이를 잘 대해주긴 하네."

심유진은 가볍게 "응." 이라고 대답한 뒤 감정을 숨기려고 눈을 깔았다.

'친자식인데, 나쁠 수 있나.'

**

자고 일어나자 비행기는 이미 경주 공항에 착륙해 있었다.

공항 문을 나서자마자 김욱은 전화로 합작 측이 파견한 운전기사에게 연락했다.

"김 대표님? 유진 아가씨랑 그냥 나오시면 됩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손에 팻말을 들고 있어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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