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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심유진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조건웅에게 여러번 전화를 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됐고, 퇴근한 심유진이 아파트 대문을 지나가려던 찰나 어떤 사람이 그녀의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끽—“

그녀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갸냘픈 두 팔이 뛰어든 사람의 성별을 알려주었다.

심유진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차를 갓길에 세우고 고개를 돌려 여자가 있던 쪽을 보았다.

“어라?”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내가 헛것을 봤나?”

그 순간 갑자기 조수석 문을 강하게 당기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잠겨있자 여자는 더욱 흥분한듯 창문을 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 열어! 문 열라고!”

여자는 목에서 쇳소리가 날 정도로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가로등 빛도 어둡고 길게 풀어헤친 여자의 머리카락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저거 뭐야…… 설마 귀신이야?’

심유진은 섬뜩한 여자의 모습에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도대체 누구세요!”

심유진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여자를 보았다.

그 여자는 심유진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창문을 더욱 거세게 두드렸다.

“문 열라고! 문 열어!”

여자가 어찌나 힘이 좋은지 차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심유진은 여자와 말이 통하지 않자 시동을 다시 걸고 이 자리를 뜨려고 했다. 차가 움직이자 밖에 있던 여자는 더욱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끈질기게 그녀의 차를 쫓았다.

“문 열어! 문 열라고! 내 말 안 들려?”

심유진은 계속해서 따라오는 여자를 무시하며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대문이 열리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려 경비원을 보았다.

“죄송합니다. 입주자님, 현재 차 옆에 서계신 여성분이 아파트 주민이 아니셔서 대문을 열 수 없습니다. 문을 열면 뛰어들어갈게 뻔하기에…… 정말 죄송합니다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10분 전에 경찰을 불렀으니 금방 도착할 겁니다.”

리친시아에는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 프라이버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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