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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조건웅은 우정아와 싸우지 않고 싶지 않았기에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 아직 회사야. 무슨 용건있어?”

“건웅 씨,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죠? 방금 당신 직장동료에게 물어봤는데 한 시간 전에 회사에서 나갔다는데?”

“……”

그는 그녀의 말을 듣고 아차 싶었다.

“어디에 있는지 당장 사실대로 말하라고! 설마…… 그 여자랑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거라면……”

“아니야. 너야말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그냥 오늘 일이 좀 힘들어서 친구랑 술 한잔 하기로 한것 뿐이야.”

“아? 그럼 왜 나한테는 회사라고 거짓말을 한거죠?”

우정아는 조건웅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하지만 조건웅이 누구겠는가. 심유진 몰래 우정아와 만났던 조건웅 아니겠는가?

“내가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다고 하면 네가 괜히 걱정할까봐 그런거야. 넌 이런 내 마음을 모르는 거야?”

임기응변에 능한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우정아의 물음에 답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조건웅이 뛰는 놈이면 우정아는 나는 놈이었다.

그녀는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 뒤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 그래요? 그럼 같이 술 마신다는 친구 좀 바꿔줘봐요.”

조건웅은 예상하지 못한 그녀의 반응에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는 잠시 후 허공에 대고 큰 소리로 말했다.

“정아가 너보고 전화 좀 받으래!”

3초 후 그는 목소리를 변조해 답했다.

“무슨 전화로 보고까지 해?”

“에이, 그러지 말고 형님 좀 살려줘라!”

“아 싫어! 나 이런거 싫어해.”

“미안 정아야. 친구가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전화는 힘들 것 같아.”

우정아는 핸드폰 넘어로 들려오는 그의 발연기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는 듯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하…… 조건웅, 넌 지금 나를 심유진 취급 하는 거야? 내가 바보도 아니고 지금 그 발연기를 믿을 것 같아?”

“누가 연기를 한다고 그래?”

“내가 30분 줄테니까 그 시간 안에 내 눈앞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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