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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우정아가 퇴원을 한 후, 조건웅은 자신의 부모님을 고향 집으로 모셔가지 않고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부모님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그러면 부모님도 우정아를 더 많이 신경 쓸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매일 퇴근하는 시간이 늦어지고, 집에 돌아가는 시간도 점점 늦어졌다. 모든 업무를 끝내더라도 그는 우정아의 히스테리를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야근도 자발적으로 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집에 돌아가기 싫은 밤이다.

**

조건웅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심유진의 직장 동료들은 거의 집으로 돌아간 후였다. 정신이 말짱한 몇 명만 남아 심유진과 함께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건웅은 자신이 생각이 많았는지 아니면 예민했던 탓인지, 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마치 자신을 경멸하는 듯 쳐다보고 있었다.

“매니저님 데리러 오셨어요? 여기요!”

그를 발견한 이현이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심유진을 가리켰다.

조건웅은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바로 심유진의 상체를 일으켰다.

브이넥의 얇은 스웨터를 입고 어깨까지 오는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그녀의 하얀 목이 드러났다.

조건웅은 심유진을 빤히 쳐다보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심유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아름다웠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평생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그녀와 결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예쁜 얼굴, 그녀의 농염한 몸에 마치 자석이라도 있는 것 마냥 그의 마음을 빼앗았다. 하지만 그녀가 침대에서 하는 행동은 조금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녀와 잠자리를 하는 날이면, 항상 만족하지 못했었다. 그리하여 그는 침대에서 뜨거운 불나방과 같은 우정아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었다.

육체와 정신을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와 달리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심유진한테서 더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우정아의 화려한 말재주와 아양을 떠는 목소리가 생각나, 심유진을 보면 역겨운 마음마저 들었다.

조건웅은 가까스로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고 손을 뻗어 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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