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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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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 입구 옆에 마트가 하나 있었다.

리친시아 주민들은 대부분 도우미 아줌마를 고용했기에 직접 요리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도우미 아줌마들은 아침 일찍 재료를 구매하기에 심유진과 허태준이 갔을 때 마트에는 카운터 직원과 몇몇 손님들만 있었고 대부분 재료들은 소진된 채 채소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시간 절약을 위해 허태준은 신선한 게맛살과 스테이크 및 조미료 몇 가지만 구매했다.

두 사람이 계산하려는데 한 사람이 마트 안으로 들어오더니 허태준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

“허태준 씨? 여긴 웬일이에요?”

심유진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소박한 옷차림의 중년여성이었다. 사오십대로 되어 보였는데 어깨에 큰 주머니를 메고 있었다.아무래도 어느 주민 집 도우미 아주머니인 것 같았다.

“장 보러 왔어요.”

허태준은 카운터 직원에게서 카드를 건네받은 뒤 물건들을 쇼핑백에 담았다.

중년여성은 그와 심유진을 번갈아 보더니 물었다.

“그럼 오늘 밥 좀 많이 할까요?”

허태준이 말했다.

“제 밥도 준비해 줄 필요 없어요.”

중년여성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녀는 대답하는 동시에 심유진을 흘끔흘끔 쳐다보았다.

마트에서 나온 뒤에야 허태준이 심유진에게 알려주었다.

“여형민이 찾아준 도우미 아줌마셔.”

심유진은 이미 속으로 짐작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여 변호사님 곧 오지 않아요? 그냥 여 변호사님까지 불러서 함께 저녁 식사할까요?”

그저 아무렇지 않게 툭 뱉은 말이었지만 분위기는 순식간에 살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아니.”

허태준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말했다.

“신경 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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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준은 게맛살을 간단히 손질한 뒤 썰어놓은 생강과 함께 볶았다.

이윽고 그는 프라이팬 하나를 꺼내 스테이크를 구우려고 했다.

심유진은 사실 그의 요리 솜씨가 별로 믿음직스럽지 않았다.

그는 종일 비즈니스로 바쁜 몸이었기에 직접 요리하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가 힘들게 생강을 써는 모습만으로도 그의 진짜 요리 실력을 대충 짐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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