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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커플템이라는 세 글자가 순간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심유진은 재빨리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그는 그저 귀찮은 마음에 대충 구매한 게 틀림없었다.

그의 신발장을 보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슬리퍼 여분은 하나도 없었다.

예상 밖의 결과에 심유진은 순간 보송보송한 슬리퍼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허태준은 두 사람의 신발을 신발장에 넣은 뒤 몸을 돌려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복잡한 눈빛으로 신발장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왜 그래?”

그가 물었다.

심유진은 그제야 정신을 되차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허태준은 의혹을 도로 되삼켰다.

“들어와.”

그는 겉옷을 벗어 소파에 대충 걸쳐두었다.

“앉아.”

심유진은 두 다리를 가둔 채 조신하게 소파 한끝에 앉았다.

허태준은 곧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그의 집 주방은 오픈식이라 심유진은 그가 냉장고 문을 열어 재료를 꺼내는 모습을 훤히 바라볼 수 있었다.

그는 얼음주머니를 들고 그녀에게 걸어왔다.

“찜질하고 있어.”

그는 얼음주머니를 심유진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

갑작스레 전해져온 차가움에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더니 목을 뒤로 움츠렸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얼음주머니를 건네받고 얼굴에 가져다 댔다.

허태준은 그녀의 옆에 앉아 그녀의 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그는 분명 이유를 알면서도 되물었다.

심유진은 고개를 푹 떨구며 말했다.

“상대하기 어려운 고객님을 만났거든요.”

말을 마친 그녀는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당신 말대로 며칠 더 쉬다가 출근할 걸 그랬어요.”

허태준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서글퍼진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도와줄까?”

차가운 말투와 달리 부드러운 관심이 드러났다.

“괜찮아요.”

심유진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오른쪽 얼굴이 차갑게 얼어붙은 김에 아예 얼음을 얼굴에 가져다 댔다.

“그나저나”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위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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