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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뒷좌석에 앉아 있던 정예정이 나를 보더니 멍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입을 벌리며 소리를 지르려 했다.

나는 한발 빠르게 강가에 서로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정아, 보이니? 찬형 아저씨랑 네 엄마가 곧 결혼하게 될 거야.”

정예정은 창문에 기대어 호기심 가득한 커다란 눈으로 보았다.

나는 계속 말했다.

“예정아, 찬형 아저씨는 앞으로도 예정이 엄마만 사랑해줄 거야... 예정이는 사랑해주지 않을 거야. 나중에 네 엄마와 찬형 아저씨 사이엔 아이가 생길 테고 그러면 더...”

“거짓말!”

정예정은 드디어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알아채고 큰 목소리로 반박했다.

나는 정예정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못 믿겠으면 네 엄마랑 네가 똑같이 위험해지면 찬형 아저씨가 누굴 구할지 시험해 보는 건 어때?”

말을 마친 나는 차에서 내렸다.

왜냐하면...

정예정이 정말로 이찬형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예정의 사랑은 비정상적인 사랑이었고 오로지 이찬형이 자기 아빠이길 바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예정은 차에서 내려 이찬형과 정수민을 향해 뛰어갔다.

두 사람은 여전히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기에 뛰어오는 정예정을 발견하지 못했다.

정예정은 심호흡을 하더니 갑자기 정수민을 강으로 민 후 자기도 뛰어들었다.

이곳은 평화대교 아래였고 수심은 아주 깊었다.

정예정은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찬형 아저씨!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정수민을 보니 수영할 줄 아는 것 같았으나 그다지 잘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정예정이 그런 정수민의 팔을 꽉 잡고 더 깊은 곳으로 갔다. 아무리 뿌리쳐도 정예정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 순간 정예정은 다리를 들더니 정수민의 다리에 꽉 걸었다. 정수민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자기 딸을 보았다.

“예정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찬형아, 살려줘!”

정수민은 당황한 듯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엔 절망이 가득했다.

정예정은 악마였다. 정수민이 키운 악마.

그제야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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