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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하룻밤 사이에 이찬형은 소방서에서 해고되었다.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쌓은 업적도 전부 무너졌다.

정수민이 “내연녀”였다는 소식이 회사에 퍼지며 결국 해고되었고 모녀는 길가의 쥐보다 못한 신세가 되었다. 밖을 나오기만 해도 모녀를 보며 사람들은 욕을 해댔다.

자업자득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그들이 모든 대가를 치르길 원했다.

사흘 뒤, 나는 이찬형과 이혼하러 왔다.

생각했던 것처럼 싸우거나 질척이지 않았다. 그는 묵묵히 이혼 서류에 사인한 뒤 짐도 챙기지 않고 집을 나갔다. 그가 챙긴 것은 피로와 후회였다.

나는 이찬형이 갈라진 목소리로 나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유정아, 미안해...”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찬형, 네가 아무리 미안하다는 말을 해도 소용없어. 하영이는 더는 돌아올 수 없으니까.”

그는 고통스러운 듯 눈을 질끈 감으며 무력하게 고개만 저었다.

정수민은 딸을 데리고 가정 법원 앞에서 이찬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찬형아, 예정이가 너 보고 싶대.”

“수민아, 우린 안돼.”

이찬형은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수민은 믿을 수 없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그녀의 안색도 창백해졌다.

“뭐라고 했어? 찬형아, 혹시 아직도 나한테 화가 난 거야? 예정이는 아직 어려. 그래서 아무것도 몰라. 예정이는 네가 아빠가 되길 바라고 있어...!”

“아니, 정수민. 네가 잘못한 건 없어.”

이찬형은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잘못이 있는 사람은 나야. 널 믿은 내가 잘못인 거야. 네가 네 딸한테 내 딸을 죽이라고 시킨 거야!”

정예정은 갑자기 통곡하기 시작했다.

“싫어요! 아저씨가 내 아빠해줘요! 아저씨만 예정이 아빠할 수 있어요! 왜 이하영만 영웅 아빠 있는데요! 나도 가질래요!”

이찬형은 잔뜩 실망한 얼굴로 모녀를 보았다. 애정과 동정이 가득했던 그의 두 눈엔 지금 이 순간 원망과 증오만 가득했다.

“아, 아니야...”

정수민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가련한 여주인공처럼 눈물을 똑똑 흘렸다.

“내가 다 설명할게. 정말 찬형이 네가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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