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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그만하라고 했잖아!”

이찬형은 정수민을 품에 꽉 끌어안더니 이하영의 유골을 발로 밟았다.

“내가 말했지? 그딴 연기 집어치우라고! 어디서 밀가루 담아온 거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악! 저리 비켜!”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그의 다리를 때렸지만 그는 여전히 발로 유골을 밟고 있었다. 결국 나는 입으로 깨물었다.

이찬형은 코웃음 치더니 말했다.

“흥, 정말 미친개가 따로 없네!”

나는 조심스럽게 딸의 유골을 담아 다시 넣기 시작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소방관들이 허리를 굽히며 도와주려고 했지만 나는 그들을 전부 밀어냈다.

“필요 없어요.”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 다들 저리 가요!”

“...”

이찬형은 소방서 식구들의 팔을 잡으며 말렸다.

“내가 함께 오랫동안 살았으니까 잘 알아. 원래 저런 사람이야. 악랄하고 속에 꿍꿍이가 많은 사람이니까 신경 쓸 것도 없어. 무슨 말을 하든 믿지도 마.”

나는 천천히 일어나 눈물을 닦은 후 차갑게 이찬형을 보았다.

“이찬형, 이틀 뒤 하영이 장례식이야. 우리 부모님도 오실 거니까 너도 와서 하영이 마지막 순간을 봐줘. 하영이 장례식 끝나면 이혼할 거니까.”

말을 마친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렸다.

그러나 이찬형은 코웃음을 쳤다.

“하,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항상 날 예뻐해 주셨어. 네가 그동안 얼마나 막무가내였는지 아직 두 분께 말씀도 드리지 않았는데, 이젠 두 분까지 네 연기에 동참하게 한 거냐?”

“일단 와. 그날에 우리 부모님이 너한테 무슨 말을 하는지 똑똑히 들어.”

“허, 이혼하겠다고? 애 딸린 이혼녀를 받아 줄 남자는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옆에 있던 정수민이 다소 찔려 당황해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그가 계속 지켜주고 있던 정수민이 바로 그가 말한 애 딸린 여자가 아니던가.

그런데 이찬형은 그런 정수민을 받아 주지 않았는가.

나는 나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이 축하 파티에서 벗어났다. 1층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이찬형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자, 됐어! 저런 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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