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문세도 사양하지 않았다. 진시우를 지지하기로 선택한 순간부터 그는 이미 진시우와 같은 배를 탄 사람과 다름이 없다.그래서 진시우를 어린 후배로 생각하기도 한다.진시우도 태문세와 서먹하지는 않았다. 태문세가 처음에 큰 압력을 무릅쓰고 자신을 선택했고 진무사 사람들과도 맞선적이 있다.인정과 도리에 있어서 너무 서먹서먹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그가 철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담비강이 안절부절못하였다.“약속이 있으세요? 그럼 저희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진시우가 고개를 저었다.“같이 남아요. 태문세 어르신이 밥 산다고 했으니 망월각은 이대로 하고 자리를 옮길 필요 없어요.”“누구요?!”담비강과 소천경이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은 지금 똑 같은 표정이고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다. “성주 태문세.”진시우가 말하면서 밖으로 나갔다.담비강과 소천경은 멍하니 있다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태문세... 진 선생님이 그런 분과도 친분이 있다니...”태문세 같은 사람과 사적으로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서울에도 보기 드문 일이다.소천경이 침을 삼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진 선생이 윤정민을 무시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쿵!담비강도 소천경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맞아요!”그는 온 몸이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태문세와 비교하면 윤정민은 아무것도 아니죠.”두 사람은 흥분에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구선부 입구.이렇게 진지한 모습의 진시우를 연희도 처음 봐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같이 못하고 문 앞에 서서 진시우의 친구를 맞이했다.진시우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여기 입구 출입 통제가 가능할까요? 이따가 올 분이 신분이 좀 특별해서요.”연희는 살짝 놀라며 답했다.“네!”연희는 내부 무전기로 아랫사람에게 지시했다. 과연 출입 통제를 한 후 드나드는 사람이 적어졌다.‘일 처리가 빠른 것 같은데 승진이 어려운 거면 남정이 일부로 승진 못하게 하는 거겠네.’‘아마 연희가 송진하 같은 갑부급 인물과 관련이
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오시는데 마중은 나와야죠.”“됐어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다 아는데. 여긴 진시우라고 내가 얘기했던 그 사람이요.”태문세는 머리를 돌려 옆에 있던 중년 남자에게 진시우를 소개했다.중년 남자는 웃음을 거두고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저는 양정국입니다.”상대방의 이런 예의에 진시우도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태문세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쪽과 상의할 중요한 일이 있다고 특별히 교토에서 온 거예요. 잘 대접해야 해요.”“그래야 나도 교토 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있으니까.”진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답했다.“뭘 그렇게 말씀하세요. 괴롭힘은 제가 당할 것 같은데요.”태문세가 웃으며 말했다.“봐봐요. 이 녀석이 교활한 놈이라고 했죠?”양정국이 웃었다.“모르죠. 교활한 걸로 따지면 이 중에서 어르신이 제일이죠.”태문세가 콧방귀를 뀌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혼자 오게 놔둘 걸 그랬네요. 진시우랑 단둘이 얘기하게.”“네? 왜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드려요.”두 사람은 웃으며 떠들었다. 그리고 태문세가 물었다.“어느 룸이에요? 어서 갑시다.”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연희를 쳐다보았다.연희는 알아차리고 가슴이 뭉클해졌다.‘이건 나보고 안내하라는 건가?’‘이런 얼굴을 알릴 기회를 나한테 주다니...’순간 진시우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커졌다.이것은 정말로 흔치 않은 기회이다.“오늘저녁 예약한 룸은 망월각입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태문세는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하였다.“망월각? 웬만하면 문을 안 열잖아요.”연희가 말을 하려던 참에 진시우가 먼저 답했다.“어르신 온다고 하니까 바로 이 방을 주셨습니다.”태문세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며 연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연희가 감격하였다.“무슨 그런 말씀을.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말을 마치고 태문세 등을 데리고 망월각으로 갔다.자리에 앉은 후 진시우는 담비강과 소천경 두 사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이해력도 남다르기 때문이다.얼마 안되어 반찬들이 나왔다. 모두 신선한 재료들이었다. 양정국은 먹으면서 담비강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양정국의 정체를 몰라 담비강과 노천경도 조심해서 대응하였다.이야기를 나누던 중 양정국이 갑자기 물었다.“영양제약그룹은 진 선생님이 투자한 거죠?”진시우의 마음 속에는 여러 생각이 오갔지만 평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양정국이 말을 이었다.“다름이 아니오라 저 약품감독관리국 사람인데요. 작은 부탁이 있어 오늘 찾아온 겁니다.”‘역시 이거였어.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들을 보고 온 거야.’“말씀하세요.”양정국이 말했다.“솔직히 처방에 있는 약재로 진행해봤는데 아무리 해봐도 영양그룹에서 생산한 약효능을 따라갈 수 없어서요.”“지금 영양그룹의 주력 제품은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영양분이고 다른 하나는 보신환.”진시우가 말했다.“미리 알아보신 것 같은데 어르신도 잘 아시는 분이니까 뭐가 필요한지 말씀만 하세요.”양정국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제가 사람을 찾아 알아봤는데 여기 영양분은 사실 좀 더 고급적인 처방을 약화시킨 버전이죠?”“보신환도 그렇고, 사실 이 약들의 진짜 효력은 이것뿐이 아니죠?”진시우가 놀라 하였다.“네. 약품감독관리국에도 인재가 많으시네요.”양정국이 답했다. “아닙니다.”“정말 능력이 있다면 원래 처방을 알아내야 하는데...”진시우가 말했다.“좀 더 시간을 주면 분명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양정국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사실 우리 쪽 생각은 진 선생님이 이 두 가지 특허를 우리한테 풀어주기 바랍니다.”“지금의 약화판이 아니라 영양분과 보신환의 원래 처방 말입니다.”태문세가 말했다.“약품감독관리국에서는 사실 제품의 심사뿐만 아니라 각종 외상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연구원도 있어요.”“알다시피 장무사와 진무사에서 종종 위험한 임무를 수행해서 때로는 약 하나로 목숨을 건질 수도 있어요.
진시우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네, 그렇게 하세요.”태문세도 나선 마당에 동의하지 않으면 앞으로 태문세와 연락 단절일 수도 있다.그 처방도 꼭 숨겨둬야 하는 건 아니라서 약품감독관리국에 공유한 것이다.그리고 약품감독관리국과 친분을 쌓으면 앞으로 제품을 올릴 때도 훨씬 편리해질 것이다.“이번에 정말 신세를 많이 젔네요. 오늘 급히 오느라 준비도 못하고 다음 교토에 오시면 잘 대접하겠습니다.”이번 양정국은 목표달성이다.나머지 진시우와 태문세 두 사람에 대한 감사표의만 남았다.진시우가 말했다.“별 말씀을요.”태문세도 기분도 좋았다.“그만 말하고 얼른 먹고 집에 갑시다.”교토에서 양정국은 그리 대단한 인물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힘이 있어야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다.진시우도 이렇게 말한 이유가 상대방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점점 더 말을 편하게 하였다.다들 이 바닥 룰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진시우의 태도를 바로 알아차렸다.그중에서도 연희의 놀라움이 가장 컸다. 그녀는 직접 자기 두 눈으로 진시우에 대한 태문세의 태도를 확인했기 때문이다.순간 연희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촌 여동생이 걱정이 된 것이다.사촌 여동생은 갑부의 딸이지만 진시우의 이런 막강한 인맥과는 비교가 안됐다.한편 담비강과 소천경도 마음을 놓았다. 윤정민 그 정도의 번거로움은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니 이제 아무도 영양제약을 막을 수는 없다.심지어 지금 원양제약의 소송을 당한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술은 별로 안 마셨지만 밥은 다들 배부르게 먹었다.양정국은 번호를 남기고 태문세와 함께 떠났다.진시우와 약속한 약품감독관리국의 부서장 직급도 만들어줘야 했다.꼭 실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소용이 없는 건 아니다.진시우가 입만 열면 양정국이 감히 거절하지는 못하니까.명예 부서장,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정말 타이틀 하나만 받을 자격이 있고 어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그런 타이틀
소천경은 핸들을 세게 돌렸다. 옆에 있는 담비강도 많이 놀랬다.“운전 똑바로 해요!”소천경이 헤헤 웃었다.“내가 너무 설레서... 미안해요.”조수석의 담비강도 탄복하였다.“내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진 선생님이 나서면 다 쉽게 해결될 것 같아요.”소천경도 같이 말했다.“맞아요, 분명 어려운 문제인데 진 선생님 손에서는 다 쉽게 해결되니까요.” 두 사람의 마음도 약간 우울했다. 이 바닥에서 오랫동안 인맥을 쌓아왔지만 원양제약이 무너지면서 절반의 인맥의 사라졌다.괜찮은 사이라고 해도 작은 것만 돕지 자기한테 해가 되는 일은 조금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진시우는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그렇게 말할 수는 없죠. 각자 담당하는 부분이 다른데.”담비강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돈은 우리가 벌어드릴 거니까 나머지 문제는 선생님이 해결하세요.”소천경이 껄껄 웃었다.“앞으로 영양제약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진 선생님을 찾아가요! 아니, 우리 배후의 사장님을 찾아가요!”“맞는 말이예요. 힘들게 인맥관리해서 뭐해요. 차라리 업무에나 더 신경을 쓰지.”진시우는 그 말을 듣고 불만을 토로했다.“이러면 안 돼죠. 너무한 거 아니에요.”그러나 두 사람은 아예 진시우의 말을 씹었다....다음날 진시우는 영양제약에 간 후 곧장 구미시의 약품감독관리국을 향했다.구미시 약품감독관리국 서장실.“감히 나를 건드려? 내가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미 출근한 윤정민은 어젯밤 일을 생각하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어젯밤 일 때문에 그는 밤새 잠을 잘 못 잤다.그래서 바로 심사1팀의 팀장을 직접 불렀다.“윤 서장님, 무슨 일이십니까?”1팀 팀장은 서른도 안 되는 젊은 남자로 교양이 있어 보였다.윤정민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앞으로 영양제약의 약품 허가를 모두 막아주세요.”1팀 팀장의 이름은 조민철이다.조민철은 윤정민이 이렇게 화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것도 영양제약을 말살하려는 계획이니 말이다.조민철
조민철이 떠난 후 윤정민은 사무용 의자에 편안하게 기대었다.잠시 후 핸드폰이 울렸고, 전화를 들어본 윤정민은 순식간에 옷깃을 여미고 앉았다.그리고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지막이 말했다.“민 선생님!”전화 저편 민영욱이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영양제약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윤정민이 다급히 답했다.“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영약제약의 신청은 제가 다 막았습니다.”민영욱은 그제야 마음에 들었는지 말투가 변했다.“좋아, 처방을 적어서 나한테 보내.”윤정민이 말했다.“네,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민영욱이 말을 이었다. “이 일은 깨끗이 처리해야 해. 본국의 양정국이 온 것 같아.”윤정민은 흠칫 놀라며 혀를 내둘렀다.“네? 왜, 왜 왔나요?”“저는 온다는 말을 전혀 들은 적이 없는데요.”“나도 몰라, 얘기 안 한 걸 보면 개인사정일 수도 있어.”민영욱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개인사정이라면 약품감독관리국에 오지 않을 수도 있어. 일단 알고들 있어.”윤정민의 머리에 식은땀이 배었다. 요 몇 년 동안 저지른 일들이 한 두가지만 아니라서 본국에서 사람이 온다는 말에 마음이 불안했다.그동안은 민영욱이 그의 뒤를 봐주고 있어 일들이 새어나가지 않았다.“내가 시킨 일을 먼저 처리해.”민영욱이 전화를 끊었다.윤정민의 마음이 불안해졌다. 사무실에 앉아서 한참 후에야 숨을 돌렸다....약품감독관리국 대문 앞 1층 로비.진시우, 담비강 그리고 소천경이 함께 걸어 들어갔다.로비 안내원이 그들을 가로막았다.“무슨 일이십니까?”소천경이 예의 바르게 답했다.“약품 심사를 받으려요.”안내원이 물었다.“개인? 아니면 기업이십니까?”“기업 심사입니다.”“처음인가요? 아니면 이미 제출하신 거예요?”“제출했습니다.”“어느 회사세요? 신청자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영양제약이고요, 신청자는 담비강입니다.”안내원이 그들을 안내하려고 하는데 계단에서 한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다가왔다.“잠깐만!”남자는 담담하게 안내원을 제
“자꾸 저희 약품이 유해하다는데 증거가 있나요?”조민철은 듣자마자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지금 나를 의심하는 겁니까? 아니면 내가 없는 일을 꾸며댄다는 말이예요?”담비강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 뜻이 아니라 증거를 보고 싶을 뿐입니다.”조민철이 도도한 자세를 보였다.“내 담당인 부분인데 무슨 증거가 필요해요. 내 말이 곧 증거예요! 내가 안되다면 안되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요!”조민철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당신들의 체면을 지켜주기 위해서 그런 거니까 기억해두고, 얼른 물러가요.”“내가 하루에 보는 신청서만 얼마인데, 당신들이 뭔데 내 아까운 시간을 내서 당신들을 모함해야 하죠?”“난 그럴 여유 없다고요!”이쪽 상황은 로비의 다른 사람들 시선도 끌어들였다.조민철은 남들이 보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기 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조민철의 눈치를 봐야 해서 아무도 감히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따끔하게 욕을 먹은 담비강이 안색은 더없이 나빠졌다.“영양제약의 담 대표 맞죠?”“그런 것 같아요... 영양제약 제품 요즘 잘나가잖아요!”“매출이 엄청나다고 들었어요.”“에이, 잘나가면 뭐해요. 그것도 한때예요.”“영양제약이 새로운 걸 만들어낸 것 같은데, 어떻게 조 팀장 눈에 찍혔는지...”담비강의 안색이 매우 나빠졌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 이 바닥 사람들이기 밖에 얼굴을 내비친 사람으로서 이런 시선들 속에서 조민철과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다.이때 진시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쪽이 말한 것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시죠.”조민철은 순간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빈정거리며 답했다.“당신이 뭔데, 내가 왜 그쪽 말을 들어야죠?”진시우가 말했다.“우리 회사 제품이 유해하다고 하였으니 그건 분명 누군가 써보고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요?”“나 의사예요. 누구인지 보여주시죠.”“저희 회사 제품 때문이라면 무료로 치료해드리고, 순순히 잘못을 인정하겠습니다.”조민철은 비꼬며
조민철은 진시우의 대답을 듣고 그 자리에서 화를 냈다. 아까 잠시라도 믿은 자신이 바보인 것 같았다.‘받은 지 얼마되지 않아서 서류가 내려오지 않았다고? 무슨 개소리, 네가 부서장이면 내가 서장이다.’담비강이 화내며 말했다.“거짓말 아니에요. 어제 본국 양정국 서장님이랑 식사하면서 서장님이 직접 말한 거예요.”조민철이 차갑게 웃었다.“이 사람 날 바보로 생각하나, 그런 개소리 누가 믿어!”“본국 서장님께서 오셨으면 내가 왜 모르겠어!”조민철은 진정하고 그들 말의 거짓을 집어냈다.그 자리 있던 다른 사람들도 서로를 쳐다보더니 빈정거리기 시작했다.“영양제약의 담 대표가 이렇게 머리가 나쁜 사람일 줄이야.”“글쎄요, 명예 부서장라는 직함까지 지어내서, 거기에 상대가 저런 젊은이라니.”“너무 웃겨요, 저 같으면 못 믿겠어요.”담비강은 도저히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았으면 바로 전화해서 양정국을 오게 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번호가 없었다.“좋은 말 할 때 얼른 썩 꺼져!”조민철의 매섭게 호통쳤다.“앞으로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면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니까!” 조민철은 방금 겁을 먹은 자신에 치욕을 느꼈다.상황을 지켜보던 진시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증거를 내놓지도 않고, 사람은 병원에 보냈다고 핑계를 대고, 진실이 어떠한 지는 아마 그쪽이 잘 알 것 같은데, 한 번만 기회를 더 드리죠. 이번 기회도 날려버리면 당신도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주위 사람들이 모두 놀라는 기색이었다.‘이 녀석은 도대체 누구야?’‘감히 조민철에게 이렇게 말하다니, 수습 못하면 어떡하려고?조민철의 직급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의 눈에 찍히기만 하면 때로는 윤정민 같은 서장급보다 더 골치 아플 수가 있다.그가 건드릴 수 없는 몇 사람을 제외하고 이 바닥에서 두려운 것들이 없어 진시우의 말에 아주 불쾌하였다.“이 자식이, 내 말 안 들려? 경비 어디 있어, 얼른 치워!”조민철의 명령이 떨어지자 경비원도 다가와 진시우를 보며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