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해를 찾지 못한 기덕윤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일부러 날 피해?”기덕윤이 냉소하였다.“피할 수 있으면 피해 보던가.”기덕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다. 소란을 피울 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하경해를 보고 진시우는 의아해하며 말했다. “왜 독사에게 쫓기는 것 같은 얼굴이죠? 무슨 일이에요?”“그냥 짜증난 일을 당해서요.”하경해가 자리에 편안하게 앉았다.진시우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사소한 문제는 하경해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경해는 그레이서가 온 후에야 가보려고 하였다.떠나기 전 하경해가 가볍게 물었다.“저기... 그레이서 쪽에서 나를 귀찮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날 도와줄 수 있을까요?”진시우는 멍하니 있다가 손을 흔들었다.“그래요.”하경해는 그제서야 안심이 된 듯 태연하게 걸어나갔다.진시우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중얼거렸다.“스트레스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설마 그레이서한테 잠자리 요청이라도 받았나?”이 생각에 진시우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대하와 외국인의 여자보는 기준이 다를 것인데 설마...?’“하경해가 도움을 청할 겨를이 없을 수도 있으니 일단 신념을 켜고 지켜봐야겠어.”...하경해는 진시우가 신념을 퍼뜨려 자신을 보호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아니면 더욱 마음이 놓였을 것이다.운선정 내.하경해는 손님이 다 온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기덕윤하고 외국인 두 명뿐이었다.“안녕하세요, 아름다운 여사님.”하경해를 향하는 그레이서 눈에는 그리 탐나는 기색이 없었다. 그레이서 눈에 하경해는 괜찮은 동양 미인지만 그가 이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하경해는 마지못해 웃음을 자아냈다.“그레이서 선생님 안녕하세요.”그레이서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여사님, 여긴 제 비서 기덕윤입니다.”“예전에 알고 지낸 사이인데다 여자친구였다면서요?”하경해 눈빛이 어두워졌다.“오래 전 일입니다.”그레이서는 눈치를 채고 기덕윤에게 다른 언어로 말했다.“그쪽
하경해 눈빛이 순간 싸늘해졌다.그레이서가 계속해서 말했다.“사실 그쪽 선택은 하나뿐이예요. 기덕윤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하경해가 물었다.“지금 저를 협박하는 겁니까?”“네. 맞네요.”하경해는 알고 있었다. 지금 도망쳐 진시우의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오늘 운선정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기덕윤의 눈빛이 뜨거워지며 앞으로 다가가 하경해를 잡았다.하경해는 아픈 손목 때문에 핸드폰도 잡을 수 없어 순간 당황하였다.기덕윤은 사랑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우린 천생연분이야, 왜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이것 좀 놓고 말해...”기덕윤 얼굴이 차가워졌다.“너 혹시 진시우 그 자식이랑 해보자는 거야?”“말하는데 꿈도 꾸지 마, 그 자식 죽었어! 그레이서 선생이 대하에 온 것도 그 자식을 죽이기 위해서야!”펑!갑자기 대문이 누군가에게 걷어차여 열렸다.큰 소리와 함께 진시우가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날 죽이려고? 자, 나 여기에 있는데 말해봐, 어떻게 죽일 생각인지.”기덕윤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그러나 그레이서는 예상한 듯 담담하게 말했다.“브라이언집사님, 잘 부탁드립니다.”충실한 노복 브라이언은 공손한 표정을 짓고, 발을 땅에 닿으면서 번개같이 문 앞에 나타났다.진시우는 상대의 속도가 이렇게 빨라지자 놀라는 기색을 금치 못했다.“빠른데!”진시우는 손을 들어 장 힘을 방출하였다.굉음이 들리더니 두 사람 발밑의 슬레이트가 터졌고 바닥에 깔린 카펫은 그 자리에서 사분오열됐다.브라이언 집사는 몇 미터 후퇴하여 거의 그레이서의 뒤로 물러났다.“도련님, 이 사람 실력 보통이 아닙니다. 자료에서 말한 그 이상인 것 같습니다.”그레이서가 박수를 쳤다.“역시 대하 천인강자답네요. 이런 수준이면 우리 나라에서도 대단한 실력인데요.”진시우는 조용히 말했다.“날 찾아온 거면 하경해는 놓아주고 나만 상대를 해.” 그레이서가 웃었다.“뭐가 그리 급해요.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참, XP그룹은 그쪽이 만든 거라고 들었는데 자금이 풍부해
진시우는 그레이서를 보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방에게서 진시우는 자신에 대한 적의를 느꼈다.그러나 일찍 드러난 것이라 그레이서 감정에 약간의 놀라움이 담겼다.“대하 말 잘 배웠는데, 근데 그런 표현은 지금 상황과 맞지 않아.”“대하에서는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해, 근데 하경해 표정 봐봐, 기덕윤이 너무 질척대서 짜증나 하는 거 안 보여?”“여자 뜻은 거역하는 건 대하든 그쪽 나라든 다 불법 아닌가?”그레이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진 선생님이 말을 너무 잘하셔 대하말로는 제가 상대가 안 되네요.”“이건 언어 문제가 아니라 도리를 따지는 거라서 당신 나라 말로도 나를 이길 수 없어.”진시우가 말하고 나서 기덕윤을 향해 음파 공격을 날렸다.기덕윤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 이런 음파를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머리를 싸안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하경해는 상황을 보고 즉시 진시우 쪽으로 달려가 그의 뒤에 숨었다.그레이서 얼굴이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제가 나름대로 예를 지키고 있는데 이렇게 제 비서를 다치게 하시면 어찌됩니까.”진시우는 그레이서를 무시하고 뒤돌아 하경해에게 물었다.“괜찮아요?”하경해가 고개를 저었다.진시우는 그제야 그레이서에게 눈길을 주었다.“그걸 알아? 누군가를 강요하는 건 매우 악랄하고 파렴치한 행동이라는 걸.”그레이서가 시비를 뒤섞으며 말했다.“제가 언제 경해 씨를 강요했나요?”“말을 함부로 하시면 안 되죠, 저에게 없는 죄명을 씌우면 저도 그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습니다.”진시우가 웃었다.“고소하고 싶으면 하시든지, 남에 땅에 와서 뭘 믿고 이렇게 건방져?”“가문에 힘? XS그룹?아님 칠색천당인가?”쓱!진시우가 칠색천당을 꺼내자 그레이서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눈빛이 싸늘해졌다.“진 선생님과는 정말 소통이 어렵네요, 대하사람이면 저도 여러분과 같이 일해봤는데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입니다.”“그분들이 더 편안한 것 같네요.”진시우는 담담하게 말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XS그룹을 먹더라도 빈 껍데기만이다.이런 XS그룹은 가질 의미가 없다.브라이언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진 선생님에게도 약점이 있었어.’요점을 파악한 그레이서는 순간 뻐기며 말했다.“진 선생님, 저한테 사과해야 겠는데요!”“그리고 제 비서 병원비, 위자료, 체공비도 배상해 주시죠!”“아니면 이따가 동강 성주께 알리겠습니다.”“그리고 여기 기업부 국장님께도 투자를 줄이겠다고 말하고요!”하경해 마음이 굳어졌다. 이건 그 두 사람의 가슴에 칼날을 박는 거랑 다름이 없다.그들에게 성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XS그룹과 같은 대 기업의 움직임은 그들에게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하경해는 자신이 당한 어려움을 진시우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상황을 이 지경까지 만들지 않았을 거라고 속으로 자책했다.진시우가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기덕윤은 정신을 차리고 발악하였다.“그레이서 선생님, 제가 직접 해결하겠습니다.”기덕윤은 복수의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마치 뭔가를 계획하는 것 같았다.그레이서가 미간을 찌푸렸다.“넌 내 비서이니까 무리할 거 없어, 내가 해결해 줄게.”기덕윤이 성내며 말했다.“이건 제 체면과도 관계됩니다. 누가 믿을 수 있는 남자인지 하경해한테 보여줄 거예요!” 진시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기덕윤 이 자식 무슨 꿍꿍이지? 나에 대해 조사 안 해본 건 아닐 테고.’‘자당도 내 손에 부셔졌는데 칠색천당에서 왔으면 이 정도는 알고 있을 텐데.’곧 진시우는 문제점을 알아냈다.그레이서가 설홍강 배후자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설홍강 배후에 자당인 것 같으니 그레이서 그들은 다른 당주의 부하일 것이다.“사람이 있는 곳에는 분쟁이 있기 마련이다...”진시우는 선조들의 말이 너무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분쟁이 생겼으니 당연히 정보 공유는 불가능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기덕윤, 충고하는데 헛수고하지 마, 동강 이곳에서 네가 누구를 찾아와도 날 어찌할 수가 없어.”기덕윤 그 말에
기덕윤이 바로 전화를 걸었다.“제가 지금 운정산장에 있습니다. 여기에 올 수 있나요?”“네, 누군가 저한테 시비를 거네요. 조금 다쳤어요. 장무사 사람은 찾기 귀찮아서...”기덕윤은 전화를 끊은 후 음산한 눈으로 진시우와 하경해를 보았다.“내가 부른 사람이 곧 도착할 거야! 그땐 너희들 무릎 꿇고 빌어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진시우는 못마땅한 듯이 말했다.“내가 무릎 꿇고 용서 비는 일은 없을 거야, 근데 넌 몰라, 아마 그레이서까지 엮이게 할 수도 있어.”그 말에 그레이서는 무시당하는 나쁜 기분이 들었다.“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데요. 동강에서 나를 곤란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그레이서와 말다툼하는 것이 귀찮아서 진시우는 웃으며 하경해와 함께 의자 두 개를 당겨 앉았다.하경해는 조금 당황스러워서 중얼거렸다.“아님... 사과라도 할까요?”진시우는 하경해를 곁눈질했다.“미쳤어요? 저 자식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안 보여요? 이대로 놔두었다간 더욱 세게 나갈 거예요. 손에 잡았다고 생각하고!”“사과할수록 저 자식은 더욱 날뛸 거고, 온갖 비열한 수단으로 당신을 괴롭힐 거예요. 결국 당신은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할 거고요.”하경해는 자기보다 몇 살 어린 사내의 말에 어리둥절해하며 약간 감동한 듯 말했다.“내가 그렇게 많은 남자를 만나봤지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은 진시우 씨가 처음이네요.”진시우는 빙그레 웃었다.“그래요? 나 괜찮은 남자죠.”“...”하경해는 진시우의 자화자찬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정말 자기한테도 거침없이 칭찬을 하는 군, 참... 솔직한 바보남이야.’“전 남친이 빡치는 거 보고 싶어요?”진시우가 갑자기 물었다.하경해는 기덕윤을 잠시 흘깃 쳐다보았다. 자신을 향한 기덕윤의 공격적이고 소유욕과 광기의 눈빛이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하경해는 생각하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진시우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남자를 이용하면 되죠, 남자는 자기 여자가...”
옆에 있던 그레이서와 브라이언은 얼굴을 찡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졸렬한 수법은 평소에는 소용이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아주 효과적이다.의도했든 아니든 상관없이 오해할만한 상황이라 기덕윤이 비이성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20분쯤 뒤 바깥 복도에서 쿵쿵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기 선생님, 제가 왔습니다.”건장한 한 남자가 기세등등하게 밖에서 걸어 들어왔다.기덕윤이 부랴부랴 마중 나갔다.조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고, 기덕윤은 조 선생님을 소개했다.“조 선생님, 이분은 제 사장님 그레이서 선생님이십니다. 옆에 분은 집사 브라언이고요.”조 선생님이 인사를 하였다.“그레이서 선생님, 브라이언 집사님!”기덕윤이 계속 소개하였다.“그레이서 선생님, 이분은 제 친구 조신갑이고요, 대하의 천인중기 고수입니다.”그레이서가 숙연히 경의를 표하며 공손히 말했다.“조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레이서입니다.”천인중기의 고수라면 그들 조직에서도 당주 다음으로 강한 자들이고, 조직에서는 고위층에 속하기에 존경해야 했다.“그레이서 선생님, 별말씀을요, 기 선생의 문제도 있고 하여 해결하고 얘기합시다.”“기 선생님을 때린 개자식은 누군가요? 내가 오늘 반쯤은 죽일라니까.”기덕윤이 당당하게 진시우 두 사람을 가르켰다.“저 자식이예요!”운선정 넓은 공간에 진시우는 하경해와 함께 그들과 20미터 떨어진 구석에 앉아 있었다.기덕윤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던 조신갑은 진시우를 보고나서 등등한 기세는 어디인지 사라지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마치 벼락에 맞은 듯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진시우는 활짝 웃으며 조신갑을 바라보았다. 기덕윤이 찾아온 사람이 누구인가 했더니, 알고 보니 조신갑이었다.비록 기덕윤이 방금 조 선생님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조신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조신갑이 신익상회 소속이지만 이제 신익상회도 운강에서 물러났으니, 따지고 보면 조신갑도 떠나야 했다.게다가 기덕윤도 외국에서 돌아왔고 조신갑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다
조신갑의 머리에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진, 진, 진, 진, 진시우...”조신갑의 떨리는 목소리에 기덕윤도 갑자기 멍해졌다. 그리고 얼굴빛이 확 변하더니 다시 물었다.“조 선생님, 이 사람을 아십니까?”지금의 조신갑은 기덕윤을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다.‘이 멍청한 자식, 누굴 건드리면 안 돼, 오자마자 동강에서 제일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다니!’‘감히 진시우와 맞서? 목숨이 몇 개라도 되나?’“오해야, 오해, 지금 바로 갈게.”조신갑은 그렇게 말하며 황급히 문밖으로 걸음을 옮겼다.기덕윤이 대경실색했다. 이 조신갑은 거금을 주고 청한 타자이다. 그런데 돈 받고 결국 힘을 내야 할 때 조신갑은 얼굴만 내밀고 가려고 하였다.‘내 돈이 쉬워 보여?’“조 선생님!돈 받았으면 일은 해야 하죠.”조신갑이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진시우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건드려?! 이 바보 같은 녀석!”“가져, 이 돈 돌려주면 되잖아, 근데 진시우를 건드렸으니 너도 죽을 각오하는 게 좋아!”조신갑은 기덕윤이 준 커미션이 들어 있는 은행 카드를 던지며 말했다.조신갑에게는 안에 있는 돈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살아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죽으면 돈도 필요 없기 때문에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 지는 명확하다.놀란 기덕윤은 온 몸이 굳어져 제자리에 서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조신갑의 재주는 기덕윤도 들은 바 있다. 조직에 자료가 있으니까.기덕윤은 조신갑의 실력을 알고 있기에 직접 상대를 찾아 자신의 타자로 고용한 것이다.이런 실력자가 진시우를 보고 바로 항복하고 도망갔다?‘이럴 수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그레이서와 브라이언도 문제점을 찾았다. 그들의 손에는 진시우에 대한 정보가 아주 많다. 쌓아올려도 높이가 반 센티미터나 될 정도이다.그러나 자료에는 진시우가 특별 관심을 필요로 하는 대상으로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도련님,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 자료들은 우리가 자당을 찾아서 가졌는데, 자당
기덕윤은 겁이 났다. 지금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기덕윤은 멍하니 진시우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진시우가 상황을 보고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한 줄기 기탄이 날아갔다.상황을 본 브라이언 집사는 몸을 움직이더니 기덕윤의 앞을 막아 진시우의 기탄을 흩뜨렸다.“진 선생...”으르렁!진시우는 금강법과 금강사후공을 썼다. 브라이언은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꼿꼿이 무릎을 꿇었다.동시에 눈, 귀, 코, 입을 비롯한 브라이언의 일곱 개 구멍에 끊임없이 피가 흘렀다.그레이서 안색이 급변했다.“집사님, 기덕윤!”그레이서가 대노하였다.“진시우! 얼른 멈춰, 난 중요한 외빈이고 동강성주의 가장 귀한 손님이야...”진시우가 웃으며 손을 흔들자 강한 바람이 테이블을 뒤집고 그레이서를 향해 날아갔다.쾅!뒤집어진 식탁은 바닥과 거의 90도의 직각을 이루면서 그레이서를 누르고 벽으로 물러갔다.그리고 식탁이 튕겨 책상 모서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큰 소리가 났다.“아...”아픈 그레이서가 울부짖었다.놀란 하경해는 숨을 크게 쉬며 급히 진시우를 가로막고 초조하게 말했다.“이자들에게 손대면 안 돼요, 우릴 고소하면 귀찮아질 거예요!”정신이 번쩍 든 브라이언은 소리쳤다.“도련님, 대하에 장무사가 있어요. 장무사에게 알려 처리할 수 있습니다.” “힘없는 일반인에게 손을 댔으니, 장무사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그레이서는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장무사의 신고 전화를 걸었다.“난 그레이서야! 중요한 외빈이라고! 지금 너희 현지 무사가 나한테 손을 댔어! 얼른 사람을 보내 날 보호해!”“이 자식 고소할 거야!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레이서는 얼굴이 일그러지며 고함을 질렀다.장무사 쪽의 전화원은 잠시 멍해 있다가 물었다.“그레이서 선생님, 현재 위치는...”“운정산장 운선정이야!”그레이서가 흉악하게 고함을 지르자 그쪽 전화원은 깜짝 놀랐다. 상황이 급한 것을 느꼈는지 새 팀장 하후역에게 급히 연락했다.그레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