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미소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비비안 씨가 스스로 그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거니까, 나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아니에요. 그래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교수님한테 많이 의지할 것 같아요. 저는 A시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많은 일을 교수님과 문 대표님께 부탁드리게 될 것 같아요.]비비안이 말했다.그녀는 A시에서 학교에 다니며 학업에 전념하려 마음을 먹었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지내고 싶었다.비비안은 학우들이 자신이 도서관을 후원한 일에 대해 알지 않기를 바랐고, 경호원이 따라다녀 자
원아는 잠시 생각한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모, 임영은 씨의 몸 상태는 천천히 조절해야 해요. 바로 좋아지긴 힘들겠지만, 규칙적으로 약 먹고 치료받으면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배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어. 그런데 영은이가 그런 걸 가장 싫어하잖아. 내가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어. 초설아, 너라면 몸을 케어 할 좋은 방법을 잘 알고 있지 않니?]주희진은 물었다.그녀는 한방으로 몸을 케어하는 것이 서양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병원 한의사들도 훌륭했지만, 주희진은 경험을 통해 ‘초설’이 가장
헨리는 닭날개를 집어 한 입 베어 물고는 곧바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정말 맛있어요!”“맛있으면 많이 먹어.”원아는 헨리에게 닭날개를 하나 더 집어주었다. 그러고는 젓가락을 들고 아직 음식을 먹지 않고 있는 소남을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한번 드셔보세요.”“네.”소남은 평소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원아가 만든 음식이라면 달랐다. 그는 젓가락을 들어 닭날개 하나를 천천히 맛보았다.원아는 다시 시선을 돌려 생선살을 한 점 집어 느긋하게 먹으며 말했다.“잠시 후에 병원에 좀 다녀와야
영은은 투덜거리며 문을 바라봤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짜증이 났다.주희진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때는 초설이가 감기에 걸려서 못 온 거잖아? 너한테 혹시라도 감기 옮길까 봐. 걱정 마, 이번엔 분명히 올 거야.”“정말 올 거였다면 왜 아직까지 안 왔겠어요? 엄마는 왜 맨날 남의 편만 들어요?”영은은 짜증스럽게 이마를 찌푸렸다.‘내 엄마면서 왜 자꾸 쓸데없이 남의 편을 드는 거야!’주희진은 딸의 이런 모습을 보며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감정 기복이 심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간호사들도 병원에서 환자들이 일반적으
원아는 처음엔 참으려고 했다. 영은이 한두 마디 하는 걸로 끝난다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영은의 태도를 보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원아는 진료차트를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차가운 얼굴로 영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임영은 씨, 제가 늦은 건 맞지만, 차가 중간에 고장이 난 건 제 의도와 상관없는 일이 잖아요. 만약 제가 임영은 씨의 쉬는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돌아갈게요.”주희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서둘러 원아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초설아, 영은이가 하는 말을 너무 신경 쓰지 마. 영은이
주희진의 손바닥이 영은의 뺨을 정확하게 후려쳤다.귀청이 찢어질 듯한 소리에 임영은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옆으로 고개가 돌아간 채, 뺨은 이미 붉게 부어올랐다. 주희진도 자신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정말 참다못해 자기도 모르게 손이 나갔다.주희진은 한 발짝 물러섰다. 임영은은 어릴 때부터 거의 맞은 적이 없었다. 이 딸을 아끼느라 웬만해선 혼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임영은이 내뱉은 말들은 너무나도 못돼 먹은 말들이었다. 주희진은 그 순간, ‘초설’이 너무 안타깝고 안쓰러워지는 바람에 결국 참지 못했다.
페트르는 영은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이렇게 감정을 숨기지도 못하고, 염초설에게 악의만 품은 사람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될까?’세아는 페트르 곁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그가 영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영은은 세아가 추천한 인물이었기에 세아는 페트르를 설득했다.“페트르 사장님, 임영은이 할 수 있다고 했으니 분명 해낼 겁니다. 저는 그녀를 믿어요.”페트르는 세아를 잠시 바라보더니, 다시 영상 속 영은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이번 한 번만 믿어
“당신은 아예 처음부터 임영은의 몸 상태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요. 우리 집에 가요. 이제 임영은 일은 신경 쓰지 마요.”소남은 차 시동을 걸며 말했다.원아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란 듯 쳐다보았다.‘지금 이 사람, 날 위해서 이렇게 화를 내고 날 감싸는 거야?’원아는 이유 모를 감동이 밀려왔다.‘소남 씨가 날 보호하려고 하는 거구나...’원아는 고개를 숙이며, 감동에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네, 집으로 가요...”소남은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시간이 늦어 길도 막히지 않았고,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