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전에 원씨 집안의 어른들이 진짜 원선미를 잘 대해줬다고 느꼈다. 적어도 예전에는 집안에 좋은 음식이나 옷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원선미에게 주었기 때문이다.그 이유는 바로 원선미의 생모가 너무나 강압적이었기 때문이고, 자신에게는 아버지 원강수 외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원강수는 아내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사람이었다. 유학 문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면에서 원선미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줬다.“그럼 신경 쓰지 마요.”소남은 단호하게 말했다.원아는 팔꿈치를 차 문에 기대고, 손으로 턱을 받
‘지금 알렉세이가 이미 강제로 공포의 섬으로 소환됐고, 안드레이가 언제 소남 씨를 향해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할지 모르니까... ‘나중에’라는 말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막연해... ‘나중에’라는 시간이 오기도 전에, 내가 소남 씨한테 해를 끼치게 되는 건 아닐까?’원아는 갑자기 말이 없어진 채, 입술을 꼭 다물었다.소남은 원아를 곁눈질로 보며,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원아가 지금 무언가를 떠올린 것 같은데... 나도 내 쪽 일을 더 서둘러야겠어!’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원아는 차에서 내려 서둘러 실험실로 돌아
하지만 소남이 보기엔, 원아가 이걸 전해주기 위해 추위를 견뎌야 할 필요는 전혀 없었고, 적어도 임영은에게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었다.원아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오현자가 뜨거운 차 한 잔을 들고 나왔다.오현자는 주방에서 원아가 이렇게 얇은 옷차림으로 밖에 나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교수님, 빨리 이 차 한 잔 드시고 몸을 좀 따뜻하게 하세요.”오현자는 원아에게 차를 건네며 말했다.“고마워요, 이모님.”원아는 차를 들고 손을 따뜻하게 하려고 했지만, 차가 너무 뜨거워서 조금 식힌 후에 마시기로 했다.
원아는 자신의 체력이 좋아 감기에 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했다.점심시간이 되어 오현자가 점심 준비를 시작하자, 원아는 도와주려고 일어서려 했지만, 한 걸음 내딛자마자 눈앞이 깜깜해지며 어지러움을 느꼈다.그 순간 그녀는 다시 소파에 주저앉았다. 옆에 있던 헨리는 이를 보고 깜짝 놀라 서둘러 달려와 엄마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누나, 어디 아파요?”“그런 것 같아...”원아는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몸이 뜨거워지면서 일어설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나 진짜 감기에 걸린 것 같아... 그리고 단순한 감기
원아는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이불을 덮고 깊이 잠들고 싶었다.“제가 부축해 드릴게요.”오현자는 원아를 부축하며 한 걸음씩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헨리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두 사람 뒤를 따랐다.계단을 오르다 보니, 원아의 걸음걸이가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오현자는 이를 느끼고 말했다.“교수님, 제게 기대세요. 괜찮아요, 저 힘 세요.”“고마워요.”원아는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원아의 체중을 지탱하느라 힘을 쓰던 오현자는 2층에 도착했을 때 이미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숨
오현자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침대 옆으로 다가갔고, 손으로 원아의 이마를 살짝 짚어보았다. 여전히 열이 심하게 나고 있었다.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원아의 붉어진 얼굴을 바라보며, 30분 후에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소남에게 연락해 병원으로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오현자가 방을 떠난 후, 원아는 천천히 눈을 떴다. 방금 전 누군가가 들어왔던 것 같았다.‘소남 씨?’원아는 고개를 돌려 침대 머리맡을 바라봤지만, 아무도 없었다.‘소남 씨는 지금 회사에 있으니 돌아올 리가 없겠지. 나 정말 괜히 생각이
사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짧은 5분 동안 소남은 같은 질문을 세 번이나 했고, 원아가 왜 아직 낫지 않았느냐고도 여러 번 물었다.“형님! 좀 진정하세요. 해열 주사 맞은 지 아직 십 분도 안 됐어요.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나올 리 없잖아요.”사윤은 또 한 번 소남에게 대답했다.“너무 느려. 환자가 지금 힘들어하고 있잖아.”소남은 미간을 찌푸리며 해열 속도에 불만을 표했다.“해열 주사가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려요. 아니면, 형수님 겨드랑이에 얼음팩 두 개를 끼우면 확실히 빨리 열이 내려갈 거예요.”사윤은 농담을 섞어
‘근데, 소남 형님 가족은 왜 모두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너무 진지해... 마치 형수님이 무슨 큰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사윤은 이렇게 생각하다가 결국 더 이상 웃음을 참지 못했다.헨리는 사윤이 얼굴에 웃음을 띠는 것을 보고, 작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사윤 삼촌, 누나가 아픈 게 그렇게 웃겨요?”사윤이 만약 계속 웃었다가는, 안에 있는 소남에게 혼날 뿐만 아니라, 이 세 아이들마저 자신을 때리려고 쫓아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야. 웃기지 않아, 전혀 웃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