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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4 화

임문정은 침대 옆에 서서 임영은을 잠시 바라봤을 뿐, 그의 표정에는 슬픔이나 고통이 전혀 없었다. 얼굴은 엄숙하고 냉정해, 마치 아버지가 아닌 법정의 판사처럼 무감정해 보였다.

“영은아, 이번에 새 생명을 얻었으니, 이겨낼 수 있다면 제대로 살아가길 바란다. 네 어머니의 사랑을 저버리지 말아라.”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중환자실을 떠났다.

옆에 있던 간호사는 그의 말을 듣고 나서 고개를 돌려 영은을 한 번 쳐다보았다.

임문정은 곧바로 나와 무균복을 벗으며 말했다.

“이제 가자.”

“난 여기에 남아 영은이를 좀 더 지켜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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